[인터뷰] 고준희, 힘든 시기 이룬 오랜 로망..그리고 앞으로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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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준희, 힘든 시기 이룬 오랜 로망..그리고 앞으로의 길
  • 조정원 연예부 기자
  • 승인 2019.12.04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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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배우 고준희가 오랜만에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9년은 고준희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해다.

고준희는 4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과 관련한 일반적인 인터뷰가 아닌 근황을 전하는 자리인 만큼 그는 담담하면서도 솔직하게 마음 속에 담아놨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지난달 18일 박해진의 소속사로 잘 알려진 마운틴무브먼트는 고준희와 전속계약 소식을 전했다. 최근 2~3년간 고준희를 잡기 위한 매니지먼트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가 현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오랜 로망과 마운틴무브먼트의 황지선 대표와 인연 덕분이다.

“어렸을 때부터 여자 매니저분이랑 일을 하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원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닌데다가 기회도 없었죠. 황 대표님이요?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예전에 박해진 선배랑 같이 한 브랜드 광고 촬영 차 일본에 갔을 때 황 대표님을 처음 뵀어요. 박해진 선배를 옆에서 챙겨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때는 막연하게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죠. 이번에 회사를 나와서 혼자 있을 때 4~5개월 정도 옆에서 기다려주면서 제 건강을 걱정해주면서 좋은 에너지를 많이 주려고 하셨어요. 당시에는 제가 어느 회사와 미팅만 해도 기사가 뜰 때라 미팅하는 것조차도 두려웠어요. 게다가 긍정적으로 이야기가 오갔던 회사의 기사가 안 나고, 그렇지 않은 회사들의 기사가 나와서 두려웠어요. 마치 남녀가 소개팅을 나갔다가 퇴짜를 맞은 느낌이랄까? 저를 막아줄 사람도 없는 상황인데, 루머까지 붙어서 악플들이 달리는 걸 보니까 당혹스럽고 더 답답했어요. 지금의 황 대표님은 마치 오래 알고 지낸 분 같아요. 애교가 진짜 없어서 부모님한테도 잘 못 부리는데, 대표님에게는 어리광도 좀 부려요.”(웃음)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힘든 시간 속에서 고준희가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가족들 덕분이었다. 자신 때문에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본 그는 더욱 열심히 발로 뛰며 자신을 둘러싼 오해와 루머들을 해결해나갔다.

“부모님하고 같이 살고 있는데, 이번에 부모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가족의 소중함을 한 번 더 알게 됐고요. 저를 제일 믿고 응원해줬던 사람들이 저 때문에 아파하는 것 같았어요. ‘내가 여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해서 그런건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렸을 때 부모님의 보호를 받고 자랐기에 이제는 제가 효도를 해야 할 때인데,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갑자기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져 부모님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제가 더 열심히 발로 뛰면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끝까지 가겠다고 한 것도 그런 이유였어요. 이 시간을 가장 잘 견디게끔 도와줬던 건 가족이에요.”

배우가 되기 전 고준희는 바이올린을 켜던 평범한 소녀였다. 교복을 맞추러 갔다가 우연히 캐스팅이 됐고, 스무 살 때 박성수 감독의 ‘나는 달린다’(2003년)로 데뷔했다. ‘상전벽해(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뜻. 세상이 몰라볼 정도로 변함을 비유한 말)’라는 사자성어처럼 고준희의 세상은 너무나 달라져 있었고, 때문에 조금 늦은 시기에 사춘기를 맞이했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캐스팅이 돼 처음 촬영할 때 많이 혼났었죠. 누구 하나 알려주는 사람이 없던 상태에서 큰 역할을 맡은 상태라 매번 촬영이 끝나고 차에서 울었어요. ‘과연 내가 하는 게 맞는 걸까?‘라는 고민을 스물다섯 살까지 굉장히 많이 했어요. 제가 모델 출신도 아니었기에 20대 중반까지 패션 행사장이나 잡지 촬영을 잘 안하려고 했어요. 역할도 계속 비슷한 것들만 들어왔고요. 한 선배가 저에게 ‘너는 팔다리가 길고 도시적인 이미지다. 지금 대중들이 너에게 그런 모습들을 원하기 때문에 작품이 들어오는 거다’라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어요. 제가 원래 옷 입는 것을 좋아하고, 청순하고 가련한 역할을 위해 팔다리를 줄일 수 없듯이 ‘지금 가진 걸 장점화해서 저한테 오는 캐릭터는 다른 사람이 생각나지 않게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그때부터 즐기면서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했어요.”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고준희가 아직 해보지 못한 장르와 캐릭터는 너무나 많다. 그는 도전해 보고픈 장르나 캐릭터에 대한 질문에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면서도 슬쩍 액션 장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다 해보고 싶죠. 어느 하나를 짚으라고 하면 너무 어려워요. 지금까지 안 해봤던 캐릭터들 중에 제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역할이라면 비중의 많고 적음을 떠나 뭐든 해보고 싶어요. 전에 액션 신이 필요해서 액션 스쿨을 다니면서 배웠는데 재미있었어요. 공포물을 무서워서 잘 못 보는데, ‘빙의’ 대본을 볼 때도 첫 장면부터 너무 무서워서 꿈에 나올 것 같다고 전화를 한 적이 있어요.”

연기 외에도 그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즐겨봤던 ‘연애의 참견’을 비롯한 먹방 프로그램을 언급했다.

“제가 나오는 작품이나 프로그램 말고 다른 프로그램을 보면 시청자들하고 똑같이 팬심으로 보게 돼요. 그 중에서도 ‘연애의 참견’을 시즌1 때부터 챙겨봤어요. 제가 경험했거나 알고 있는 이야기도 스펙터클하다 생각했는데, 방송을 보니 비교가 안 되더라고요. 방송에 나가서 연애에 관한 이야기도 해보고 싶어요. 먹방 프로그램도 좋아해서 TV를 볼 때마다 너무 부러웠어요. 경험해보지 못한 음식에 도전하는 것에 고민을 하는 편이거든요. 살면서 맛집을 얼마나 가보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경험해보고 싶어요.”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끝으로 고준희는 그동안 마음 속에 있던 이야기와 더불어 앞으로 더 다양한 활동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것을 약속했다.

“말도 안 되는 일도 있었지만, 앞으로 더 좋은 일이 많고 더 행복한 일이 많을 것 같아요. 그러니 대중 분들도 예전처럼 같이 좋아하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지금 연기를 잘 해서 연기를 하고 있다 생각하지 않아요. 이 일이 좋고 할 때 행복해서 하고 있거든요. 직장을 다니는 분들도 자신이 맡은 일을 잘 하고 싶고, 잘 되고 싶기에 노력하듯이 저도 그래요. 의도치 않게 쉬었던 만큼 더 열심히 활동할 테니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올해의 마지막도, 그리고 다가오는 2020년과 조금 더 먼 미래에도 고준희의 활동은 계속 될 전망이다. 한층 성숙해진 그가 선보일 다양한 색깔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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