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병헌 “‘남산의 부장들’, 섬세한 심리와 갈등·감정이 가장 큰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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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병헌 “‘남산의 부장들’, 섬세한 심리와 갈등·감정이 가장 큰 무기”
  • 조정원 연예부 기자
  • 승인 2020.01.2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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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제공
사진=쇼박스 제공

[조정원 연예부 기자] 배우 이병헌이 우민호 감독의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통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선보인다. ‘남산의 부장들’은 지난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 분)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작품은 52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 원작을 바탕으로, 지난 1990년부터 동아일보에 2년 2개월간 연재된 취재기를 기반 해 출판됐다.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막중한 권력을 휘두른 이들에 관한 이야기는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으로,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실존 인물을 다뤄야 했던 만큼 배우들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감을 안겨줬다. 이병헌과 우민호 감독은 확실한 지향점을 세워놓고 촬영에 들어갔다.

“애초에 이 이야기 자체가 실제 있었던 정치적 사건이고,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고민됐어요. 처음 작품을 결정하기 전 감독님하고 ‘현실에서 없었던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만들거나 현실에서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는 부분들을 영화에서 해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규정짓지 않았으면 좋겠다. 객관적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 했어요. 저도 감독님도 그런 생각으로 임했어요. 작품에 들어갈 때 그런 고민은 해결을 한 상태로 시작했어요.”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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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김규평으로 불리지만, 실제와 원작에서는 이른바 ‘10·26사태’를 일으킨 당사자인 김재규의 모습을 그려내야 했다.

“이 인물의 행적들을 따라갔을 때 모든 게 이해되는 건 아니었죠. 관객들에게 이 인물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설득시켜야 했죠. 어떤 배우든 자기 역할이 그럴법하고 설득력 있고, 이해가 되도록 만들어 가는 게 각자가 할 몫이라 생각해요. 근현대사에 있었던 가장 큰 사건이라서 그런지 자료들이 많았어요. 감독님이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주셨던 책들이나 자료들도 봤고, 운 좋게 지인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실존 인물들을 아는, 혹은 옆에 있었던 분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어요. 여러 가지 것들로 김규평의 틀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만 김규평이라는 인물이 왜 그랬을까에 대해서는 아직도 말이 많아요.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이 부분을 궁금해 했으면 좋겠어요.”

‘남산의 부장들’은 분명 색깔이 강한 영화다. 하지만 시대적인 배경을 빼고 본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직장인들도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

“촬영 중간쯤에 감독님과 배우들과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이게 시대의 특수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직장인 대부분이 느끼는 공통적인 감정일 수도 있다고요. 감정과 심리상태를 보면 공감하기 쉬운 이야기라 생각했어요. 가장 드라마틱하고 큰 사건을 다룬 이야기지만, 사건 안에 있던 사람들의 아주 섬세한 심리와 갈등, 감정들이 이 영화의 무기라 생각해요. 그런 것들이 충성경쟁과 질투, 시기와 배신으로 그려진 거죠. 직장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라면 쉽게 공감이 되는 이야기일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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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병헌을 비롯해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연기 호흡은 영화를 보는 내내 몰입감을 극한으로 이끈다.

“저도 제법 오랫동안 연기를 했다 생각하는데, ‘남산의 부장들’에 캐스팅 되고 나서 배우들을 보니 다 처음 연기를 맞춰보는 상황이었어요. 새로운 인물들을 만날 때마다 하루하루가 되게 놀라웠어요. 연기 호흡을 하면서 각기 다른 에너지와 개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정말 연기들을 잘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묘한 긴장감들과 흥분이 생겼던 것 같아요. 이런 호흡들을 주고받았을 때 생기는 시너지가 스크린을 통해 어떻게 발휘될까 기대가 많이 됐었죠. 카메라 밖 배우들의 모습들은 평범했어요. 누군가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이 있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과묵한 스타일도 아닌 평범한 촬영장 분위기였어요.”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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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병헌은 ‘남산의 부장들’을 촬영하며 함께 동고동락 했던 감독 이하 배우,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너무나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해서 좋았어요. 이런 훌륭한 배우들과 같은 작품에서 다시 한꺼번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함께 연기하면서 너무 좋았었고, 특히나 실제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의 미술, 그리고 카메라를 비롯해 조명 등 모든 소품들까지도 모두가 좋은 웰메이드 작품에 함께 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을 다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는 누구 하나 잘 해서 되는 것이 아닌 종합예술이잖아요. 모든 것이 잘 맞았을 때 나올 수 있다 생각해요. 그런 측면에서는 모두가 잘 해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의 흔들린 충성과 그 날의 총성은 왜 울렸는지는 오는 22일 개봉 예정인 ‘남산의 부장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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