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클로젯’, 하정우·김남길이 만든 잘 차려놓은 ‘미스터리 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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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클로젯’, 하정우·김남길이 만든 잘 차려놓은 ‘미스터리 한정식’
  • 조정원 연예부 기자
  • 승인 2020.01.30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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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정원 연예부 기자] 영화 ‘클로젯’이 벽장을 매개로 한 현실 공포를 리얼하게 전한다. ‘클로젯’은 제목과 같이 벽장을 중심으로 극을 풀어간다. 벽장(클로젯)은 서양 공포 영화에서 심심치 않게 사용하는 단골 소재다. 이를 하정우, 김남길이 한국적 미스터리로 풀어낸다. 관객들은 마치 낯선 재료들을 사용한 요리에서 익숙한 한정식의 맛을 느끼고, 그 맛에 매료된다.

‘클로젯’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독보적인 캐릭터를 선보여 온 배우 하정우가 사라진 딸의 흔적을 찾아 나선 아버지 상원 역으로 생애 첫 미스터리 장르에 도전한다. ‘백두산’에 이어 ‘클로젯’에서도 부성애 연기를 선보이게 됐다. 재치와 유머는 잠시 내려놓고 진지하면서도 가슴 찡한 이야기를 선사한다.

여기에 김남길이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의문의 남자 경훈 역으로 분해 극의 균형을 잡아준다. 자칫 어둡고 무겁게만 갈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며, 깜짝 놀라 뻣뻣하게 경직된 관객들에게 잠깐의 쉼표를 안겨준다. 김남길은 진지함과 코믹을 오가며 노련하게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클로젯’의 내용은 어렵지 않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하정우 분)은 딸 이나(허율 분)와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새집으로 이사를 간다. 상원은 자신의 일 때문에 이나와 함께 할 시간이 모자라고, 이나는 그런 아빠가 서운하기만 하다. 우연히 이나는 벽장에서 나는 기이한 소리들을 듣게 되고, 이상 증세를 보인다. 상원마저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한지 얼마 후, 이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상원은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해봤지만, 성과는 없다. 그런 그에게 수상한 남자 경훈이 나타난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의 초반에는 미스터리적인 느낌이 강하며, 중반부는 공포, 후반부는 드라마가 주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현실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일들은 어쩌면 사람에게서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오싹한 공포를 안겨준다. 특히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극도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무슨 소리가 난 것 같은 벽장을 쳐다보기 시작해 그쪽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열기까지의 긴장감이 바짝 다가온다. 막상 열리고 난 벽장은 평소와 다를 것 없지만, 왠지 모르게 옷 틈새와 아래 공간을 제대로 쳐다보기 어렵다. 어릴 적 숨바꼭질의 단골 장소로 손꼽히는 벽장이지만, ‘클로젯’의 벽장은 평범함을 거부한 스산한 분위기를 풍긴다. 과연 벽장 너머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클로젯’의 최대 장점은 미스터리 속에 공포, 드라마, 코미디 등 다양한 색깔들을 이질적이지 않게 잘 녹여냈다는 것이다. 98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 타임 속에서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서양적인 소재를 한국적으로 그려낸 김광빈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하정우, 김남길의 연기가 이를 뒷받침하며 완벽한 하모니를 이뤘다.

무심했던 아빠가 딸을 찾는 여정은 순탄치 않다.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부녀에게 대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며, 의문의 남자가 알고 있는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지, 벽장은 왜 그런 공간이 돼버렸는지는 오는 2월 5일 개봉 예정인 ‘클로젯’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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