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클로젯’ 김남길 “소재의 신선함, 윤종빈 감독·하정우 믿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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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클로젯’ 김남길 “소재의 신선함, 윤종빈 감독·하정우 믿음 있었다”
  • 조정원 연예부 기자
  • 승인 2020.02.0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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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정원 연예부 기자] 배우 김남길이 영화 ‘클로젯’을 통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색다른 벽장 속 미스터리한 실체를 파헤친다.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로 연기대상을 거머쥔 그는 2020년에도 ‘클로젯’으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클로젯’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남길은 극 중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의문의 남자 경훈으로 분해 하정우와 호흡을 맞췄다.

김광빈 감독의 첫 장편 영화 ‘클로젯’. 김남길은 어떤 부분에 매료돼 작품에 참여하게 됐을까.

“‘클로젯’은 이제껏 접해보지 않았던 소재의 신선함이 있었어요. 게다가 윤종빈 감독이 제작하고 정우 형이 한다 해서 두려움이 없었어요. 김광빈 감독을 만났을 때 조심스럽지만 명쾌하게 자기 하고픈 이야기를 해서 좋았어요. ‘열혈사제’ 출연을 결정해 놓은 상태였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어요. 이런 소재의 영화를 잘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일으키면 앞으로도 이런 장르의 영화가 계속해서 투자, 제작되지 않겠냐는 이야기에 꿈틀대는 게 있었어요. 제가 은근히 친한 사람들이 부탁하면 거절 못 하는 성격이기도 해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의문의 남자 경훈이라는 캐릭터 설정이지만, 작품 전반에 흐르는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진지함과 코믹함을 넘나드는 본인 특유의 매력을 캐릭터에 잘 녹여냈다.

“설정 자체를 웃기려는 건 아니었어요. 편안하게 풀어져 있다가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자는 계획이었어요. 무당, 퇴마사 등의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각자의 성향이 있어요. 현실에 부딪쳐서 인물을 표현해보려 했어요. 현실적인 부분을 상황에 맞춰서 갔어요. 경훈의 모습을 웃기다 생각하지 않았어요. 경훈의 라이트 한 표현 방식일 뿐이었죠. 과하지 않은 선에서 업 앤 다운을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경훈스럽게 조금 더 경쾌하게 표현하면 어땠을까 생각했어요.”

아이들이 사라진 벽장 이면의 세계, 과학으로는 절대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과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퇴마사 경훈. 주술적인 부분을 떼놓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종교적 색채를 강하게 품고 있던 그간의 작품들과 ‘클로젯’은 궤를 달리한다.

“주술적인 부분은 어느 한 종교적으로 국한되지 않으려 했어요. 퇴마 의식과 비슷한 주술을 찾아서 한 달 정도 연습했어요. 고전 시대에 가지고 있었던 주술 등을 차용해서 짜깁기 했어요. 수인은 애니메이션을 참고했죠. 토테미즘과 휴머니즘 등 어디서 봤을 법한 것들을 썼어요. 장구의 경우에는 제가 액션을 좋아해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처음으로 박치 인 줄 알게 됐어요. 박자를 따라가기 어려워서 나중에는 ‘당당당당’ 치고만 있더라고요. 실제 무당을 업으로 하는 분에게 배웠고, 영상으로 가르쳐 주시기도 했어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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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이야기가 언급되자, 벽장을 앞에 두고 혼자 고군분투 했었던 촬영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혼자 하는 액션은 되게 편할 줄 알았어요. 막상 촬영을 해보니 제가 그렇게 박치 인 줄 몰랐고, 벽장을 보고 혼자 연기 하는 게 웃길 수 있으니 스태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카메라만 세팅 된 상태서 혼자 찍었어요. 이계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연기해야 하니 힘들었던 것 같아요. 특히 주술을 외우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주술을 따로 만들어서 가지고 다녔는데, 한 번 꼬이니까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나중에 후시 때 주문을 정확하게 외운 걸 입혀보니까 맛이 좀 떨어졌어요. 들릴 듯 말 듯 혼자 중얼중얼 거렸어요. 옛날 집 주소를 외우기도 했고 친구들 이름을 말하기도 했었죠. 주문 자체도 항의를 받을 수 있어서 뭉개서 말했죠.”

언뜻 보면 ‘클로젯’은 사회 고발 영화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초점 자체를 사건이 아닌 사람에게 맞췄다.

“시나리오 단계 때부터 소재는 가져오되 하려다 만 것처럼 느껴지거나 사회고발처럼 느껴지는 걸 경계했어요. 극단적인 사례가 등장하지만, 결국 모든 것은 사람에게서 시작됐고, 사람이 관장하고 치유해준다는 것이죠. 관객들이 영화를 볼 때 장르적인 부분이 주는 고정관념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 합의점을 찾았죠.”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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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에서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촬영 중 공포 에피소드를 물었으나, 아쉽게도 ‘클로젯’ 촬영장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완성된 작품은 등장인물과 공간을 통해 느껴지는 이상한 기운을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전한다. 눈과 귀로 쉴 새 없이 조여 오는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유럽 스타일의 세트 안에서 동양적이거나 토속신앙에 관련된 소품들이 주는 퇴마적인 느낌의 어우러짐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이사를 가도 꼭 그런 집으로 가야 했을까요?”

김남길의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클로젯’은 오는 5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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