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푸라기’ 정우성 “혼자 주인공 아닌 작품, 임무에 충실한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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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푸라기’ 정우성 “혼자 주인공 아닌 작품, 임무에 충실한 게 목표”
  • 조정원 연예부 기자
  • 승인 2020.02.11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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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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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원 연예부 기자] 배우 정우성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 이하 ‘지푸라기’)을 통해 한탕의 늪에 빠진 한 마리의 짐승으로 분한다. 정우성은 극 중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려 마지막 한탕을 계획하는 출입국 관리소 공무원 태영 역을 맡았다. 그는 그간 다수의 작품을 통해 선보였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벗고 인간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태영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전한다.

‘지푸라기’는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을 다룬 작품이다. 등장인물 모두가 10억이 담긴 돈 가방을 차지하려는 명분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 정우성은 수동적이고 우유부단한 태영의 모습을 통해 대중들이 자신에게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적인 이미지 탈피를 꾀했다.

“‘지푸라기’는 작품의 스토리 구성이 독특했어요. 그 안에 태형이라는 캐릭터를 어떤 하모니로 집어넣을까 고민했죠. 그런 것들이 작업 과정 속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큰 요소였어요. 태형이 스토리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사람도 아니고, 치고 빠짐에 있어 과함이 없게 어느 정도 역할을 그려낼까 생각했어요. 태형은 이도저도 아닐 수 있는 캐릭터지만, 안타까움보다는 씁쓸한 연민을 가져갈 수 있도록 허점을 부각시키려 했어요. 태형의 행동을 보며 헛웃음 칠 수 있게 말이죠.”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때문에 태형 캐릭터는 정우성의 본 모습에서 크게 꾸밈이 없는 날 것 그대로가 담겨 있다. 메이크업도 가장 최소화했으며, 김용훈 감독 또한 마음을 열고 정우성이 구현하는 태형 캐릭터를 지켜봐줬다.

“다른 작품에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태형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있어 메이크업을 위한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어요. 영화는 큰 화면으로 보고 디지털화 돼서 꾸미면 금방 들켜요. 약간 어색한 분장이 있다면, 아무리 온전한 캐릭터 감정을 전하려 해도 모든 사람이 시각적으로 반응하게 돼요. 일상성을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캐릭터 자체가 필요하면 메이크업을 하겠지만, 태형은 그런 메이크업이 필요 없었어요. 감독님도 제가 구현하는 태형을 관찰하고 애정 해줬어요. 그러다보니 첫 촬영에서 감독님이 당황했죠. 첫 촬영부터 정우성이 호들갑을 떨고 있었으니까요. 저래도 되나 싶었겠죠? 몇 테이크를 진행하고 포인트를 이야기 했더니 괜찮을 것 같아요 받아줬어요. 그러면서 관찰하고 재미있어 해줘서 더 용기를 내 태형을 구현했죠.”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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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 언급했듯이 태형 캐릭터는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기보다 완급을 조절하는 ‘페이스 메이커’의 느낌이 강하다. 그런 면에 있어서 그는 ‘지푸라기’ 속 자신의 몫을 완벽히 해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신을 먹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밸런스 안에서 태형이가 해 줬을 때 쉬어가는 포인트가 생길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태형은 굉장히 개인적이고 가족적으로 얽혀 있지도 않아 가볍기에 스펙적인 허점을 내보이면 쉴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생각했죠. 태형이 혼자 주인공인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태형의 임무를 충실히 해내는 게 이 캐릭터의 완성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정도를 했다고 생각해준다면 캐릭터의 완성도를 봤을 때 충분히 만족할 수 있어요.”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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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에 나오는 8인의 캐릭터는 저마다의 한탕을 꿈꾼다. 절박한 상황에서 보통의 인물들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이기에 현재 정우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생각이다. 모범적인 답안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화제를 전환해 극 중 ‘럭키 스트라이크’로 표현되는 행운의 부적이 정우성에게도 있는지 물었다.

“제 행운의 부적은 신념이에요. 신념은 제 마음이고, 어떤 일을 할 때 소신을 말하죠. 그것을 끊임없이 확장시키고 단단하게 만들어가지만, 유연해야죠. 그러면 어떤 난관이 와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도 생기는 것 같아요. 또 신념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책임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물질이나 대상을 놓고 탓할 필요가 없죠. 탓을 하게 되면 일어난 현상에 대해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고 나아갈 수도 없다 생각해요. 10대 때 학교를 자퇴하고 맨 몸으로 세상에 나와 내가 어디에 서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돈을 떼이기도 하고 안 좋은 상황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졌던 것은 뭔지 모르겠지만 막연한 제 꿈이었어요. 작품 속 중만(배성우 분)의 어머니(윤여정 분)가 이야기 했듯이 사지가 멀쩡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잖아요. 개개인이 처한 현실의 절박함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맞는 말이니 받아들이라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을 믿었을 때 어떤 온전한 자기 것에 대한 뿌듯함이 있는 것 같아요.”

끝으로 정우성은 ‘지푸라기’에 함께 참여한 배우들과 감독 및 스태프들을 비롯해 앞으로 작품을 믿고 선택해 줄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지푸라기’는 오는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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