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칼럼] 마스크, 일상의 탈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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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칼럼] 마스크, 일상의 탈을 바꾸다
  • 김현호 패션 크리에이터&MD
  • 승인 2020.02.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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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호 패션 크리에이터&MD
김현호 패션 크리에이터&MD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주인공은 마스크를 쓴다. 이때 마스크는 얼굴의 윗부분을 가림으로서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것이 목적이다. 더구나 주인공의 말은 중요하기에 마스크의 하관은 열려있다. 입이 노출되어야 악당에게 금과옥조 같은 명대사를 정확한 발음으로 들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의 현대인 또한 마스크를 쓴다. 하지만 슈퍼 히어로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입을 가리고 얼굴 윗부분을 노출한다. 현대인은 말을 할 때 침을 튀기지 않아야 한다. 재채기를 할 때도 더욱이 가려야 한다. 이게 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덕분이다. 아니, 때문이다. (미세먼지도 포함이다.) 중국 우한 지역에서 태생한 바이러스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하게 만들었다. 얼굴을 가려야 한다. 원하던 원치 않던 마스크는 일상의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모두가 마스크를 찾는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나, 감기에 걸렸을 때만 찾던 마스크가 귀해졌다. 평소에 쉽게 구할 수 있던 마스크의 가격이 올랐고, 심지어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BTS 콘서트 티켓 사재기처럼 매점매석이 성행이다. 이 정도면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말한 제3의 물결을 넘어 제4의 물결 수준이다.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 의식주 중 '의衣'에 마스크가 포함되었다. 인간은 몸을 싸서 가리거나 보호하기 위해 옷을 입었다. 추위와 상처를 피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이제 바이러스도 피해야 할 목록에  추가다. 바이러스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얼굴을 가려야 한다.

몸을 감싸는 아이템의 영역, 즉 패션의 영역에 마스크가 들어왔다. 현대인은 마스크의 부드러운 착용감과 더불어 KF 수치를 따진다. 일단은 마스크 물량 확보와 방역 효과를 고려하겠다. 하지만 이도 익숙해지면 마스크의 심미성을 따질 것이다. 이왕이면 나의 코디에 어울리는 마스크를 찾게 될 것이고, 자신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마스크를 취사선택하게 될 것이다. 마스크 쓰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 마스크.

패션의 영역에 마스크는 큰 지분을 차지하게 되리라 예상한다. 신발을 모아 놓은 편집숍, 모자를 모아 놓은 편집숍처럼 마스크 또한 언젠가 패션 카테고리의 단단한 부분으로 지분을 차지해 마스크 편집숍이 생길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겠다만 상황이 그러하니 패션인 중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이들은 마스크 편집숍을 이미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를 쓰자. 그리고 룩에 어울리는 마스크를 찾아보자. 아니면 마스크와 어울리는 룩을 찾아보자.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시대적 흐름이 그러하다면 패션 또한 바뀌어야 될 것이기에.

[ 글:김현호 패션 크리에이터&M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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