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칼럼] 전염병 시대와 의류 관리기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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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칼럼] 전염병 시대와 의류 관리기의 상관관계
  • 김현호 패션 크리에이터&MD
  • 승인 2020.03.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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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호 패션 크리에이터&MD
사진=김현호 패션 크리에이터&MD

현대인에게 뭉크(Edvard Munch)의 ‘절규’와 같은 표정과 행동은 금지된다. 모두가 아는 그림의 모습처럼, 맨 얼굴에 양손을 대고 입 벌려 절규하는 행동을 대한의사협회는 권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스크 미착용, 소독하지 않은 손을 얼굴에 가져다 대는 행동은 개인위생수칙에 어긋난다. 또한 벌린 입을 통해 튀어나간 분비물이 불특정 다수에게 감염균을 옮길 수 있어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도 있어 주의할 일이다. 근래의 상황은 뭉크의 ‘절규’처럼 녹아내리며 소스라칠 일이다. 물론 마스크를 쓰고 절규해야 한다.

뭉크의 '절규'
뭉크의 '절규'

감히 전염병 시대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바깥 생활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는 자택에만 있을 수는 있지만, 자택에 있기 위한 모든 영역의 서비스와 활동은 외부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을 운영해 생필품을 만드는 일, 음식을 만들어 배달하는 일,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5번 틀려 은행에 방문해 비밀번호를 새롭게 설정하는 일 등은 바깥에서 이뤄져야 한다. 아무리 재택근무를 권고해도 문 밖을 나서야 일상이 가능하다.

어떻게 입고 집을 나서야 할까. NASA의 우주복처럼 외부와의 접촉을 일괄 차단시키며 생활할 수는 없는 법. 식약처가 인증한 KF(Korea Filter) 지수가 높은 마스크를 쓰고 손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이 현재로써 감염 예방의 최선의 방법이다.

바깥에서 살뜰히 위생을 챙기고 집으로 돌아와도 문제는 남아 있다. 문제는 소지품과 옷 구석구석 남아 있을 수도 있는 바이러스. 그렇다면 집에 어떻게 들어갈까. 문 밖에서 옷과 소지품을 벗고 들어와 멀찌감치 떨어진 다음에 맨 몸만 깔끔하게 들어올 수 없다. 그렇다고 한 번 입은 옷을 버릴 수도 없는 일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소독제 등을 통한 소지품의 청결과 세탁이 답이다. 개인의 위생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해 옷을 깨끗이 해야 한다. 바깥에서 입은 옷은 잽싸게 벗고 몸을 씻고 세탁해야 한다. 매일 빨 수 없는 옷은 어떻게 하냐고 묻는 이들도 있겠다. 직물에 남아 있는 바이러스는 며칠에서 기 시간(연구 결과와 매체에 따라 상이하다)이 지나면 생존하지 못한다고 하니 통풍 잘 되는 베란다 한 구석에 걸어놓으면 되겠다.

이도 불안한 이들은 ‘스타일러’, ‘에어드레서’ 의류 관리기를 사용하고 있다. 유해균 제거 효과 기능이 있어 옷 관리와 더불어 위생 또한 빈틈없이 챙길 수 있으니 패션 피플들은 의류 관리기를 사야 하는 명분이 더 생긴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의류 관리기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적으로 제거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이전 실험 등에서 바이러스 대부분이 사라지는 결과를 보았으니,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그러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일 뿐이다. 어찌 되었든 불안의 시대에 필요한 가전이 하나 늘었다는 것은 사실이 되어 가고 있다.

1493년, 영국 헨리 6세는 전염병 ‘페스트’와의 전쟁을 위해 키스를 금지했다. 현대의 우리도 이와 비슷한 지침이 내려오고 있다. 키스를 막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악수 대신 ‘주먹 인사’, ‘팔꿈치 인사’를 권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살 맞대는 낭만이 사라지기 전에 전염병이 사라지기를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위생적인 옷 관리도 수많은 최선 중에 하나가 되겠다.

[ 글: 김현호 패션 크리에이터&M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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