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인터뷰①] ‘루드윅’ 김수연이 그릴 '꿈의 옷을 걸치고 사는 마리'
상태바
[Ma 인터뷰①] ‘루드윅’ 김수연이 그릴 '꿈의 옷을 걸치고 사는 마리'
  • 변진희 기자
  • 승인 2020.06.23 0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손해선 기자
사진=손해선 기자

[변진희 기자] 뮤지컬 ‘시라노’, ‘인터뷰’,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팬레터’, ‘드라큘라’ 등을 거치며 공연계 핫한 신예로 떠오른 김수연이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이하 ‘루드윅’)의 마리 역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초연, 재연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인 만큼 ‘김수연표 마리’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6월 30일 개막을 앞둔 ‘루드윅’을 위해 현재 배우, 스태프들은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18, 2019년에 이어 삼연으로 돌아오는 ‘루드윅’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더욱 특별한 공연을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연습 현장이 정말 뜨거워요. 문을 열고 연습실에 들어가면 항상 ‘열정 냄새’가 나요.(웃음) 날씨가 덥기도 하지만, 모든 분들이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저는 이번에 ‘루드윅’에 처음 합류하게 된 건데, 기존에 하셨던 선배님들이 워낙 열정적으로 임하고 계셔서 열심히 따라가고 있어요.”

김수연은 지난해 ‘루드윅’ 공연을 직접 관람했고, 편견과 규제가 가득하던 시기 자신의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마리 캐릭터에게 강한 매력을 느꼈다. ‘언젠가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소망을 품고 있던 중, ‘인터뷰’로 인연을 맺은 추정화 연출의 픽을 받아 참여하게 됐다.  

“추정화 연출님과 ‘인터뷰’ 때 같이 작업을 했었는데요. 어느 날 아침에 회사 대표님께서 연락이 와서, 추정화 연출님이 ‘드라큘라’ 공연을 보러 오신다는 거예요. 너무 긴장됐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오디션인 것 같아요. 다행히 연출님의 마음에 들어서 ‘루드윅’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사진=손해선 기자
사진=손해선 기자

‘루드윅’은 작곡가 베토벤이 자신의 음악적 재능에 대해 치열하게 고뇌하는 일생을 드라마틱하게 담은 작품이다. 베토벤의 이야기를 메인으로 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마리라는 여성 캐릭터의 서사도 함께 그려지며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마리는 여성이 꿈을 꿀 수 없던 시대에 건축가가 되고 싶어 하는 인물이에요. 그 누구도 차마 꿈꾸지 못한 일을 마리는 뚝심과 끈기로 해보려고 하죠. 현실이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꿈을 끝까지 잃지 않는 매력적인 캐릭터예요. 물론 그런 감정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아서 어려운 캐릭터기도 하고요.”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많은 기회를 박탈당했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마리 역에는 김수연을 비롯해 김소향, 이은율, 김지유가 캐스팅됐다. 마리 중 가장 막내인 그는 “언니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마리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굉장히 어려워요. 자신만의 확고함이 있는데, 그걸 잘못 표현하면 그냥 화내는 것처럼 보일 수가 있더라고요. 미세하게 다른 결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아요. 언니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준비하고 있고, 특히 소향 언니는 처음부터 ‘루드윅’을 해온 선배라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아요. 마리의 뜨거움을 텍스트로만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요. 한순간도 거짓으로 연기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어요.”

‘루드윅’은 피아니스트 이범재, 이동연의 참여로 아름다운 선율의 넘버들을 라이브 연주로 선사할 예정이다. 그중 김수연이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꼽은 ‘나의 옷’은 꿈을 위해 남자의 옷으로 갈아입은 마리가 “상처받기 위해, 견뎌내기 위해, 새 옷을 걸치고, 내 길을 걸었어”라고 고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리가 여자로서 당당히 꿈을 꾸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남자옷을 입고 죽을힘을 다해 길을 걸었다는 걸 보여주는 넘버라서 좋아요. 마리가 루드윅 선생님께 ‘꿈이라는 옷을 한 벌씩 걸치고 사는 게 아닐까요’라는 말을 하거든요. 남자옷을 입고 있지만, 자신은 꿈을 걸치고 사는 거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장면이 멋있게 느껴져요. 하지만 넘버 자체는 부르기도, 감정을 표현하기도 참 어려워요.”

사진=손해선 기자
사진=손해선 기자

김수연이 ‘루드윅’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관객들이 마리의 꿈을 응원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도록 하는 것이 우선, 김수연은 ‘루드윅’의 매력과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곳곳에 있는 베토벤의 음악을 찾는 재미가 있고요. 그분의 인생과 고난을 통해 ‘루드윅’이 이야기하는 건 결국 ‘꿈’이거든요. 관객들께 꿈을 잃지 않을 용기를 드리고 싶어요. 루드윅, 청년, 마리에 각각 4명씩 캐스팅이 됐고, 발터와 피아니스트까지 다 합치면 총 256개의 페어 조합이 있대요. 다양한 조합으로 보시면 매번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피아노 소리도 ‘루드윅’의 매력 중 하나인데요. 무대 위에서 피아니스트를 볼 수 있도록 해놨어요.”  

지난 2017년 ‘시라노’의 앙상블로 데뷔해 곧바로 주연으로 다음 작품들을 만난 김수연은 “무대 위에서 맡은 인물로서 서 있을 때, 제가 생각지도 못한 호흡들이 자연스럽게 나올 때 신기하고 재밌고 짜릿하다”며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그는 ‘시라노’에서 만났던 선배 류정한을 언급하며, ‘드라큘라’에서 상대 역으로 호흡할 때 ‘내가 잘해오고 있구나’라고 느꼈다는 감격스러운 감회도 전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앞으로 저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열심히 해야죠. 하고 싶은 작품, 역할도 너무 많아요. 오랫동안 배우 생활을 하면서 차근차근 다 해보고 싶어요. 우선은 저에게 주어진 것들을 열심히 잘 해나가려고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