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리뷰] '불량한 가족', 제목 따라 친절하지 못하게 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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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리뷰] '불량한 가족', 제목 따라 친절하지 못하게 된 영화
  • 조정원 기자
  • 승인 2020.06.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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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조정원 기자] 그룹 에이핑크 박초롱의 영화 주연 데뷔작 ‘불량한 가족’이 공개됐다. 휴먼 코미디를 목표로 했지만, 관람객들의 만족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어디서 얼마나 웃고 울어야 하는지 도무지 장단을 맞추기 어렵다.

‘불량한 가족’은 음악만이 유일한 친구였던 유리(박초롱 분)가 우연히 다혜(김다예 분)의 특별한 패밀리를 만나 진정한 성장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장재일 감독은 지난 2007년 단돈 2만 원 때문에 벌어진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사건을 토대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가출 청소년들에 대한 편견,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훨씬 불량하기 짝이 없는 우리의 보통 가족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전하려 한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는 빵점짜리 아빠지만, 배우 박원상이 베테랑다운 노련한 연기로 극의 중심을 힘겹게 잡아간다. 박초롱과 김다예가 자매 케미스트리로 이야기 전개에 힘을 보태려 하지만, 대사조차 제대로 듣기 힘든 상황에서 공감대를 이끌어내기는 버겁다. 바이올린에 재능이 있다는 유리의 연주는 음악과 손이 따로 노는 신세계로 초대한다.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게다가 따뜻한 휴먼 코미디라고 하기에 에피소드들은 위태롭다. 먼저 주인공 유리가 자연스럽게 가출팸에 합류, 처음 보는 이들과 함께 유쾌하게 생활한다. 가족 같은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청소년들의 가출을 아름답게 포장해 놓은 것 같아 불편하다. 극 중 여고생인 두 주인공에게 성매매 제안, 성추행 시도, 불법 음란물 촬영 협박 등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현실 반영에 너무 신경 쓰다 휴먼 코미디라는 장르적 특성을 잊은 듯하다.

또한, 스킵 버튼을 수시로 누른 듯한 전개의 끊어짐과 어디까지 설정 상 허용으로 봐야 할지 고민된다.

가족의 분열과 봉합 과정에서 오는 감동이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함께 있어 즐거우면 가족이지”라고 끊임없이 세뇌시켰던 대사만 기억난다. 가출 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다뤘다기에 찝찝함만 한가득 남는다.

‘불량한 가족’은 오는 7월 9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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