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리뷰]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끝이 아닌 시작을 위한 통렬하고 짜릿한 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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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리뷰]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끝이 아닌 시작을 위한 통렬하고 짜릿한 한 방
  • 조정원 기자
  • 승인 2020.06.26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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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정원 기자] 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이 거대 권력을 향한 통쾌한 한 방을 날린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이하 ‘밤쉘’)은 미국 폭스 방송국에서 벌어진 실제 스캔들을 그린 영화다. ‘빅쇼트’의 각본가인 찰스 랜돌프가 시나리오를 썼으며, 샤를리즈 테론, 니콜 키드먼, 마고 로비 등 할리우드 톱 배우들의 조합만으로도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권력 위의 권력’으로 불리는 미국 최고의 보수 언론인 폭스뉴스의 회장 로저 에일스를 상대로 한 그레천 칼슨의 소송은 당시 미디어 산업에서 최초의 직장 내 성희롱 소송이었다. 그레천 칼슨은 로저 에일스를 불명에 사임시키는 데 성공했고, 여성 인권 운동의 얼굴로 떠올랐다.

‘밤쉘’은 실재 인물과 사건을 바탕으로 밀도 높은 이야기 구성으로 관객들을 그때의 폭스뉴스로 끌어들인다. 샤를리즈 테론이 실존 인물인 기업 변호사 출신 메긴 켈리 역을, 니콜 키드먼이 그레천 칼슨 역을 맡았다. 하지만 마고 로비는 가상의 캐릭터인 케일라 포스피실 역을 맡아 이러한 사건들이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

특히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메긴 역의 샤를리즈 테론은 제작자로서도 참여하며 큰 활약을 펼쳤다. 그는 ‘밤쉘’이 탄생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스크린에 사실적으로 옮겨내는 일 또한 매우 중요했다. 단순한 헤어·메이크업이 아닌, 실존 인물과 백퍼센트 싱크로율을 이뤄냈다. 배우들은 캐릭터를 위해 3D 안면 스캔과 석고 모형 작업을 겪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이러한 노력은 ‘밤쉘’을 2020년 제92회 아케데미 시상식 분장상 수상으로 이끌었으며, 100개 이상의 세트는 폭스뉴스의 내부를 완벽하게 재현하며 영화를 더욱 사실적으로 만들었다.

‘밤쉘’은 ‘미투(me too)’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사회에 만연하게 깔린 불편한 진실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또한, 고발자가 2차 피해자가 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 또한 명확하게 다뤄준다. 고발자를 향한 직장 동료를 비롯한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자칫 자신에게도 불똥이 튈까 봐 몸을 사린다. 때문에 영화 속 등장하는 세 명의 여성은 각자 다른 위치에서 다른 방식으로 부당한 권력에 맞선다. 그리고 이들의 노력과 진심은 거대 권력의 부패와 비리를 세상에 낱낱이 파헤치는 통쾌한 역전극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권력을 가진 이들의 부당한 행위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밤쉘’ 같은 사회고발 작품들이 필요한 이유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경각심을 주기 때문이다. 통쾌한 한 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권력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는 두 방, 세 방이 됐으면 하는 모두의 바람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밤쉘’은 한 번쯤은 꼭 보고 넘어가야 할 작품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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