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리뷰] ‘반도’, 지옥을 대하는 자세…좀비와 ‘밀당’ 추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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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리뷰] ‘반도’, 지옥을 대하는 자세…좀비와 ‘밀당’ 추격전
  • 백융희 기자
  • 승인 2020.07.09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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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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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융희 기자] ‘부산행’ 그 후 4년, ‘반도’에는 좀비를 쥐락펴락하는 이들이 있다. 좀비는 사라지지 않고, 인간은 그 속에서 살아내야 한다. 하지만 절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삶의 이유를 찾는 것. 그리고 ‘반도’를 통해 그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블록버스터다.

영화는 4년 전, 나라를 휩쓸어버린 재난에서 탈출했던 정석(강동원 분)이 다시 반도로 돌아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는 날이 밝기 전 트럭을 확보, 반도를 빠져나와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던 중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와 좀비 무리와 대치 상황이 펼쳐진다.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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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떼에 둘러싸인 정석에게 더는 탈출구가 없어 보이는 순간, 폐허가 된 땅에서 살아남은 민정(이정현 분)과 가족이 등장하며 분위기는 전환된다. 앞서 ‘부산행’에서 좀비는 무조건 피해야 하는 존재라면, 4년이 지난 현재는 그 특성을 파악해 좀비를 겨뤄볼 만한 대상으로 느끼게 한다.

그 사이다 역할의 시작은 준이(이레 분)가 쥐고 간다. 그는 동생 유진과 함께 소리와 빛에 예민한 좀비를 대담하게 가지고 논다. 두 사람에게 좀비는 지옥 같은 현실, 두려움보다 일종의 게임 속의 적을 대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이레가 카체이싱 연기를 펼치고 좀비를 공격하며 어른들을 구하는 전개에서 캐릭터들의 성별, 나이 클리셰가 깨지며 또 다른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또 ‘부산행’에서는 닫힌 기차 안에서 좀비들과 추격전을 펼친다면 이번에는 열린 공간에서 추격전이 펼쳐진다. 정석과 민정을 비롯해 631 부대 등 반도에서 탈출하기 위해 목숨 건 이들은 다양한 도구를 사용, 좀비를 끌어당기고 함정에 빠지게 하는 등 스릴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추격전의 중심을 이루는 카체이싱과 총기 사용은 관객에게 속도감과 타격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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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반도’에는 ‘휴먼’이 존재한다. 폐허의 땅이 된 곳에서 희망을 보고 희생을 감수,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것. 사단장 김 노인(권해효 분)은 삭막함 속에서 작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좀비들과의 추격전을 통한 액션 장면이 주를 이루지만, 잔인하고 처절하면서도 따뜻한 감정이 뒤섞인다. 연상호 감독의 메시지,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부산행’ 4년 후지만 ‘반도’의 또 다른 그 후가 내심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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