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리뷰] ‘태백권’, 전형성에 갇혀버린 세기말 감성 무협 액션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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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리뷰] ‘태백권’, 전형성에 갇혀버린 세기말 감성 무협 액션 코미디
  • 조정원 기자
  • 승인 2020.08.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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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정원 기자] 영화 ‘태백권’이 20세기 말 감성을 담은 전통 무협 액션 코미디의 진수를 전한다. 시대적 감각 또한 20세기 말에 머물러 있다.

‘태백권’은 태백권의 전승자 성준(오지호 분)이 사라진 사형 진수(정의욱 분)를 찾기 위해 속세로 내려왔다가 지압원을 차리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예측불허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이다.

20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무술 내공을 쌓아온 사형 진수와 사제 성준은 단 하나의 전승자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하지만 진수는 편지 한 장만을 남겨놓고 속세로 떠나버린다. 성준은 사형을 찾기 위해 자신의 무술 실력을 숨긴 채 속세에 적응해나간다.

‘태백권’의 설정과 이야기 전개는 평범하다.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는 주인공의 삶을 위협하는 이들이 등장하고, 주인공은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감춰놨던 발톱을 드러낸다.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다.

사진=㈜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조직폭력배 두목은 어김없이 정부 고위 관리층과 결탁해 서민들을 괴롭히고, 주인공은 그 서민 중 한 사람이다. 생활은 어렵지만 착하고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너무나 평범하다.

‘태백권’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치 1990년대 홍콩 코믹 무협 영화들을 보는 것 같다. 좋게 이야기하면 레트로한 감성을 담았고, 담백하게 이야기 하면 촌스럽다. 영화 속 등장하는 투명한 하늘색 두꺼비 소주병이 없다면 세기말 작품이라 불려도 무방할 정도다. 게다가 홍콩 무협 영화들에서 볼 수 있었던 액션의 멋스러움이 빠진 밋밋함만이 존재한다.

또한, 무협 액션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코미디의 부재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인물들이 주고받는 티키타카는 이야기의 결을 벗어난 과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일수꾼들의 패션은 왜 한결같이 화려하며 액세서리 다수를 동반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전형적인 틀에 신선함을 담으려 노력했으나, 전형성에서 탈피하지 못해 더욱 안타까운 영화 ‘태백권’은 오는 20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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