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리뷰] ‘리메인’, 평범함이 가져온 무기력함…새롭게 바라본 ‘사랑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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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리뷰] ‘리메인’, 평범함이 가져온 무기력함…새롭게 바라본 ‘사랑의 정의’
  • 조정원 기자
  • 승인 2020.08.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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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사 오원
사진=㈜영화사 오원

[조정원 기자] 영화 ‘리메인’이 늦은 여름 극장가에 세 남녀가 그려내는 진한 감성을 전한다.

‘리메인’은 겉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부부생활을 이어가지만, 왠지 모를 공허함을 느끼는 수연(이지연 분)이 우연히 무용 치료 강사직을 맡은 후 그곳에서 만난 준희(하준 분)로 인해 알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다룬 감성 멜로다.

“사랑보다 익숙함이 커진 10년 차 부부”, “그녀에게 찾아온 새로운 감정”, “우리는 가끔 완벽하지 않은 사랑에 끌린다”라는 카피는 ‘리메인’을 함축적으로 잘 담아냈다.

특별할 것 없이 나른한 일상을 보내는 수연. 그는 남편 세혁(김영재 분)과 함께 있으면서도 이렇다 할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부부생활도 마찬가지. 하지만 수연은 우연히 무용 치료 강사 일을 시작한 후 사고로 다리를 다친 준희를 만나게 되며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무용을 매개체로 수연과 준희 사이에 오가는 알 수 없는 감정의 교감은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성에 새로운 정의를 내린다.

한편 일에만 몰두하며 아내의 변화를 뒤늦게 알아차린 세혁은 혼란에 빠진다. 그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애를 쓴다.

사진=㈜영화사 오원
사진=㈜영화사 오원

세혁에게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지’ 않은 수연. 준희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남아버린’ 수연. 이처럼 ‘리메인’은 수연을 중심으로 한 세 남녀의 감정 변화를 잔잔하면서도 밀도 있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한다.

또한, ‘리메인’은 부산의 명소를 활용, 다양한 시점으로 담아냈다. 고층 빌딩이 즐비한 센텀/마린 시티는 화려하지만, 어느 한 편으론 외롭게 느껴진다. 마치 평범하고 안정된 생활을 이어나가지만, 마음 한편에는 결핍을 담고 있는 수연과 세혁 부부의 모습과 닮았다. 사고 이후 무기력해진 준희의 모습은 광안리의 뒷골목으로 표현했다. 좁은 골목길 사이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집들은, 센텀/마린 시티의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이처럼 보이는 결함과 보이지 않는 결함을 가진 불완전한 사람이 서로 만나 공감대를 형성하고 비밀스러운 감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세밀한 감정 묘사로 담아내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고요했던 일상에 찾아온 작은 변화. 그 안에서 흔들리는 세 남녀의 감정의 격랑은 오는 27일 개봉 예정인 ‘리메인’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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