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인터뷰] 이윤오, 음악에 대한 진정성 그리고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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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인터뷰] 이윤오, 음악에 대한 진정성 그리고 신념 
  • 백융희 기자
  • 승인 2020.09.0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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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PEEKER(스피커) 제공
사진=SPEEKER(스피커) 제공

[백융희 기자]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가수 이윤오가 ‘가득차(full of you)’로 본격적인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최근 네 번째 싱글을 발표한 이윤오는 다른 뮤지션에 비해 다소 늦게 가요계에 데뷔했지만, 누구보다 진정성 있고 깊이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다. 진짜 이윤오의 삶을 살기 위해 안정적인 회사를 벗어나 높은 경쟁률을 뚫고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학과에 입학했고, 2018년 싱글 앨범 ‘나의,’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이후 매년 앨범을 한 장씩 발매하며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윤오는 뒤늦게라도 가수가 되어야 했던 이유로 직접 곡을 만들고 노래하는 것을 꼽았다. 누군가에게 울림이 될 수 있는 음악에 좋은 이야기를 담고 싶었고, 올해 그 결과물로 ‘가득차’를 꺼냈다. 

“‘가득차’는 기존의 발라드와는 결이 다른 곡이에요. 지난해 겨울에 작업한 곡인데 원래는 지금 곡보다 훨씬 키가 높고 호소력 짙은 노래였어요. 그런데 당시 레트로 풍의 락 발라드를 많이 들을 때라 영향을 많이 받아서 새롭게 편곡을 시도했어요. 또 기존에 나온 발라드, 이별 노래와는 조금 다르게 풀고 싶었어요. 그래서 조금 더 몽환적인, 우주적인 느낌을 넣었어요.”
 
특히 이윤오는 지난해 ‘봄’을 발표한 후 약 1년간의 공백 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음악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풀기 위해 음악 공부에 매진했다. 그 결과 그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이전보다 더 즐겁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이전에는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음악으로 만드는 데 100점 기준으로 30~40점 정도 줄 수 있다면 지금은 80~90점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디어가 삼각형이라고 치면 다 갖추지 못한 삼각형이 나오는데 지금은 약간 비뚤어진 삼각형 정도는 나오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사진=SPEEKER(스피커) 제공
사진=SPEEKER(스피커) 제공

이윤오의 노래는 과거와 현재 그 어딘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가수 유재하, 김광석, 이소라처럼 목소리로 울림을 주지만, 결코 음악은 과거에 머물러있지 않다. 그 이유는 이윤오의 ‘음악 신념’ 덕이다. 좋은 작곡가에게 곡을 받아서 노래를 부를 수도 있지만, 자신의 음악을 해서 나올 수 있는 ‘이윤오만의 음악 색깔’이 탄생한 셈이다.

“80, 90년대에 레전드 가요를 쓰신 분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그분들의 음악을 그대로 베끼는 식의 작업은 할 수 없죠. 영향은 제 안에 녹아들었지만, 또 그 안에 저만의 감성과 소리를 담아서 요즘 사운드로 작업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항상 인터뷰를 할 때마다 유재하, 이소라 등의 선배님을 언급해요. 이분들처럼 서정적인 선율, 멜로디 중심의 노래를 좋아하죠. 지금은 많이 부족하지만, 누군가에게 포근하게 살포시 내려앉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듣는 사람을 위한 편안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밝힌 이윤오. 직접 가사를 쓰는 그는 작사 역시 ‘공감’에 초점을 맞춘다. 일정 형식을 갖춘 음악과 달리 같은 이야기라고 해도 다양하고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가사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누군가에게 단번에 닿을 수 있는 가사를 쓰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다. 

“음악에는 여러 포인트가 있어요. 댄스곡에는 비트가 포인트가 될 수 있고 발라드에는 고음이 포인트가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싱어송라이터에게는 가사가 포인트인 것 같아요. 그만큼 가사가 중요해요. 제 작곡 노트에 담긴 곡은 정말 많은데 가사가 없는 곡이 많을 정도로 어려운 분야이기도 해요. 물론 싱어송라이터이기 때문에 제 음악에 어떤 이야기라도 할 수 있지만, 결국 그 이야기가 음악적으로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 이야기나 늘어놓는 가사는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내 이야기이지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특히 이윤오는 이번 신곡 ‘가득차’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지난해 누군가에게 마음이 갔고 그 사람을 대상으로 가사를 썼다. 더는 사랑이 없다고 믿었지만, 사랑이 왔고 아닌 척 밀어내려 해 봐도 자꾸만 그 사람으로 가득 찬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가사의 작업 뒷이야기를 전하며 그 깨달음을 전했다.

사진=SPEEKER(스피커) 제공
사진=SPEEKER(스피커) 제공

“‘가득차’는 누군가를 생각하며 쓴 사랑의 세레나데예요. 그런데 이별 곡이라고 생각한 분들도 있고, (저와의) 추억이 담긴 곡이라고 생각한 분들도 있고 다양한 해석을 말해줬어요. 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지만, 결국 노래를 발표하고 나서는 듣는 사람의 노래가 되는 거죠. 또 집필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대중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원곡자가 어떤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지 알 수 있을 때 플레이어와 노래가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되도록 곡과 가사를 직접 쓰는 이유이기도 하죠.”

자신의 이야기를 꾸준하게 전하는 이윤오는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을까. 그는 단순하게 한 곡으로 히트해서 유명해지는 가수가 아니라 주옥같은 곡을 쓰면서 자신의 음악 색깔을 구축하고 오랫동안 롱런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꼭 필요한 뮤지션이 됐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음악을 하는 분들이 많지만, 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싱어송라이터도 필요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유재하 선배님부터 동물원, 이소라 선배님 등 제가 추구하는 음악의 계보가 뚜렷해요. 이분들의 음악적 자양분을 받아서 저 역시 좋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러고 보니 제가 하는 음악은 ‘대중음악의 클래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세련된 음악 안에 서정적인 이야기를 담는. 특히 지금까지 제가 쓴 가사에는 영어가 없는데 한국 음악의 발전에 흔적을 남길 수 있었으면 해요.”

끝으로 이윤오는 올 하반기, 유명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 앨범을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음악을 하는 이유에 대해 언급하며 앞으로의 목표를 전했다.

“음악은 우리를 비슷한 마음으로 묶어주는 수단인 것 같아요. 드라이브하며 음악을 들을 때 설레고 또 슬픈 음악을 들으면서 공감하는 것과 같이요. 가장 빠르게 공감을 이끌어 줄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그리고 저 역시 노래를 만들고 발표하고 다양한 피드백을 들을 때 ‘음악 하길 참 잘했다’ 죽을 때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웃음) 앞으로 언제나 진정성 있게 음악을 할 테니 많은 기대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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