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한친구' 안경잽이 PD "마지막 10회에 모든 걸 담았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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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한친구' 안경잽이 PD "마지막 10회에 모든 걸 담았다"(인터뷰)
  • 백융희 기자
  • 승인 2020.09.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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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채널 제공
사진=E채널 제공

[백융희 기자] "아~ 저 안경잽이 PD를 확!"

'버럭 대장' 장동민이 '찐한친구'에서 어려운 미션을 맞닥뜨릴 때마다 튀어 나오는 말이다. 여기서 안경잽이 PD는 '찐한친구'의 살림을 책임졌던 전세계 PD를 가리킨다. 굵은 뿔테 안경에 선한 표정을 하고 있지만 '찐한친구' 멤버들에게는 지독한 미션을 쏟아내 '악의 축'으로 통했다. 숱한 괴롭힘을 당한 끝에 장동민이 홧김에 지어준 별명이다.

'안경잽이' 전 PD는 "장동민이 욕하듯이 만들어준 애칭이지만 그 덕에 멤버들과 빠르게 가까워졌다. 그래서 더 가혹한 미션을 부담없이 제시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방송 내내 멤버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지만 전 PD는 요즘 만감이 교차한다. 지난 7월 티캐스트 E채널에서 첫 방송된 '찐한친구'는 오는 9일 10회를 끝으로 시즌1을 마무리한다. 하하, 김종민, 양동근, 장동민, 송재희, 최필립 등 1979년생 동갑내기 스타들의 짧지만 강렬했던 첫 페이지가 넘어가는 순간이다. 마지막 날까지 편집에 몰두하는 전 PD의 '찐한' 속내를 들춰봤다.

사진=E채널 제공
사진=E채널 제공

Q. 시즌1 종영을 하루 앞두고 있다.
A. 벌써 막방이라니 정신이 번쩍 든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아직 못 들려준 이야기와 못 보여준 모습이 많은데…, 그래서 10회에 많은 걸 담아봤다. 7942 찐친들의 보지 못한 모습과 몰랐던 이야기를 찐~하게 담았다. '찐한친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Q. 기획 단계부터 지난 5개월을 돌이켜보자면.
A. '순삭' 그리고 '감사'라고 말하고 싶다. '찐한친구' 말고는 어떤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찐하게 빠져서 5개월을 정신없이 달려왔다. 헤어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나이도 어린 안경잽이 PD 때문에 고군분투한 7942형들, 고집불통 PD를 믿고 함께 해준 박혜진 작가, 동고동락한 모든 팀들, 마지막으로 이병혁 PD에게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Q. 장동민으로부터 '안경잽이'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A. 멤버들과 제작진의 관계가 순간 업그레이드된 애칭이다. 장동민이 투덜거리면서 부른 별명이지만 '안경잽이 PD'라는 캐릭터 덕분에 한 층 더 친해졌다. 오랜 세월 알아온 사이 같아져서 미션도 더욱 거침없이 제시하게 됐다. '안경잽이 PD'라는 애칭이 마음에 들고, 앞으로도 계속 불리면 좋겠다. (고마워~ 동민이 형)

Q.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 장면.
A. 모든 순간이 인상 깊고 소중한 장면이다. 42세 형들이 나이 먹고 투덜투덜하면서 개고생한 첫 촬영 갯벌 미션! 겁에 질려서 나이고 뭐고 욕하고 본심 드러낸 공포 특집! 91년생 띠동갑들과 승부욕 터져 찐으로 대결한 '양들의 전쟁'! (편집됐지만 모든 대결이 부상 투혼이였다) 촬영 종료라는 멘트가 없었으면 못 끝냈을 남자들의 수다! 촬영 날 장마에 태풍까지 비에 젖으며 떠난 추억 여행, 장동민 집에서 '동민 세끼', 주마등처럼 모든 장면,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Q.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순간, 장면.
A. 편집된 영상을 보면서 '더 독하게 마음을 먹었어야 했는데…', '더 놀려먹고 골탕 먹이고 해야 했는데…', '진정한 친구란 무엇인지 더 보여 줬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매회 느꼈다.

사진=E채널 제공
사진=E채널 제공

Q. PD마저 웃음을 참지 못했던 순간이 있다면.
A. 모든 회차에서 웃음을 참지 못했던 순간들이 너무 많다. 그 중 7회 가평에서 장동민이 밴드왜건을 정신없이 탄 뒤, 무섭다며 저에게 무릎 꿇은 적이 있다. "당신의 개가 되겠습니다. 멍멍~ 마흔둘에 오줌을 쌌어요!"라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 정말 미친 듯이 웃었다. 촬영장에서도 느꼈지만 역시나 방송을 보면서도 '이 때 정말 멤버들과 친해졌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Q.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 멤버.
A. '찐한친구'의 중심이자 진행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하하 , 김종민, 장동민 예능 3인방이다. 프로그램의 전체적 진행과 흐름을 하하가 잡아주고, 순수함과 엉뚱함을 김종민이 보여주며, 매운맛과 사이다 양념을 장동민이 더해줬다. 예능 중에 예능, 찐~예능이 탄생된 것 같아서 세 사람에게 애착이 생겼다.

Q. 예상 밖, 기대 이상의 예능감을 보여준 멤버.
A. 양동근. 절제된 말과 행동이 첫인상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거침없이 움직이고 싶고 쉼 없이 말하고 싶어했다. 그는 아직 열리지 않은 예능계 판도라의 상자라고 생각한다.

최필립. 첫 미팅 때 '뭐지? 이 캐릭터는', 도무지 예상할 수 없는 멤버 중의 하나였는데 첫 촬영을 마치고 알 수 있었다. 방송을 위해, 방송만을 위한, 방송에 최적화된 방송형 기계 인간 필립스! 정말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캐릭터와 같다.

송재희. '찐한친구' 기획 의도에 가장 부합된 사람이다. 예능에서 보기 드문 정말 솔직하면서 순수한 사람, 4차원을 넘어서 신의 영역 속에서 사는 사람.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툭 툭 던지는 거친 말투에 사이다를 느낀다. 엉뚱한 곳에서 예능감 폭발하는 정말 특이하면서 좋은 사람이다.

Q. MBC 출신으로 티캐스트 E채널에서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도전이었는데 어떻게 자평하나.
A. 많은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변하지 않는 게 딱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시청자라고 생각한다. 환경만 새롭게 바뀌었을 뿐 시청자는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청자의 입맛을 충족시키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나 하는 시원섭섭의 마음, '아쉬움이 남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Q. 10회라는 짧은 분량에 미처 담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A. '찐한친구'의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무한도전'처럼 1979년생 42살 찐친들이라면 장르 불문, 콘셉트 불문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예능계 광활한 초원 같은 프로그램이다. 탑골 예능, 리얼리티 관찰, 음악 쇼, 서프라이즈, 몰카 등 아직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많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간 볼 수 있지 않을까?

Q. 앞으로 계획.
A. '찐한친구' 시즌2다.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잠깐의 휴식을 통해서 저 자신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것 같다. 지금까지, 아니 내일까지 시청해주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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