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리뷰] ‘소리도 없이’,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아이러니함! 올해 가장 독특한 범죄물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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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리뷰] ‘소리도 없이’,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아이러니함! 올해 가장 독특한 범죄물의 탄생
  • 조정원 기자
  • 승인 2020.10.12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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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조정원 기자] 배우 유아인과 유재명이 영화 ‘소리도 없이’로 2020년 가을 극장가에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범죄물을 선사한다.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태인(유아인 분)과 창복(유재명 분)이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아인과 유재명은 ‘범죄 조직의 청소부’라는 독특한 캐릭터로 파격 변신했으며, 부자(父子)보다 더 진한 케미스트리로 극의 몰입도를 끌어 올린다. 두 사람은 형제처럼, 때로는 아버지와 아들처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연기 앙상블을 펼친다.

특히 유아인은 어떤 연유에서 인지 말을 하지 않는 태인 캐릭터를 맡아 연기 인생 처음으로 러닝 타임 내내 대사 한마디 없이 눈빛과 몸짓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한다. 여기에 삭발 투혼은 물론이며, 15킬로그램 체중 증량까지 외적인 변화를 꾀하는 등 캐릭터를 한층 입체감 있게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유재명은 범죄 조직의 신실한 청소부 창복으로 분해 극의 중심을 잡는다. 허름한 옷차림과 공손한 말투, 이유를 모르겠지만 한쪽 다리를 저는 모습은 소심한 범죄 조직의 청소부라는 창복의 캐릭터를 더욱 생생하게 만든다.

여기에 아역 배우 문승아는 살아남기 위해 낯선 상황에서 담담하게 헤쳐나가는 초희 캐릭터를 그려내며 ‘소리도 없이’의 한 축을 담당한다. 초희는 유괴된 상황임에도 본능적으로 자신의 안전을 위해 침착하고 당황한 기색 없이 행동하며 태인, 창복과 위태로운 생활을 이어간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한편 ‘소리도 없이’는 허를 찌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는 독특한 설정으로 기존 범죄물과 차별화를 꾀했다. 우리가 객관적으로 알고 있는 도덕적인 기준보다는 자신들이 처한 생존 조건에서 각자의 기준으로 성실한 일상을 살아내고, 그 조건에서 변화를 선택한다.

물론, 범죄를 미화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 규정하기 힘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맞닥뜨리는 수많은 판단과 선택을 떠올리게 한다. 가슴 섬뜩한 범죄를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봤으며, 독특한 미장센으로 이야기에 흡입력을 더한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주변 곳곳의 장소도 범죄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분명한 것은 ‘소리도 없이’는 피가 튀고, 아동 유괴라는 범죄가 발생하고, 사람이 죽기도 한다. 하지만 어둡고 무거운 소재를 아이러니한 스토리로 풀어내며, 어느 순간 도덕적인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처럼 ‘소리도 없이’는 끔찍한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사회의 관계와 태도에 집중하며 관객들에게 영화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참신한 캐릭터와 소재, 장르를 전복시키는 유니크한 미장센이 더해진 ‘소리도 없이’는 오는 15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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