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지선,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떠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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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지선,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떠난 그
  • 손해선 기자
  • 승인 2020.11.0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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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선 기자] 코미디언 박지선이 지난 2일 오후 1시 44분께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로 발견됐다. 최초 발견자는 그의 부친으로 이들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신고했다고 전했다. 이날은 故 박지선의 생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故 박지선은 평소 앓던 질환으로 치료 중이었으며, 그의 모친은 서울에서 딸과 함께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모친이 쓴 것으로 보이는 노트 1장 분량의 메모가 발견됐으나 유족의 뜻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3일 "외부침입 흔적이 없고 유서성 메모가 발견된 점 등으로 보아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 의사를 존중해 부검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우리에게 항상 웃음을 선사해 주었던 박지선의 지난날을 되짚어 봤다.

박지선은 학창 시절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우등생이었다. 공부의 이유는 학생의 본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 그는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짜인 시간표대로 공부만 하면서 살아오던 박지선은 갑작스럽게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와오니 크게 당황했다. 이에 친구에게 부탁해 친구와 똑같은 시간표로 4년 내내 재학했다.

목표 역시 친구 따라 교사 임용시험으로 정해두고 달려왔다. 그러던 어느 날 이 길이 내가 원하는 길이 맞는가에 대해 깊게 고민한 그는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인지 의구심을 품었고 '내가 가장 행복한 때는 언제였지?'라는 고민에 빠졌다.

'반에서 친구들 몇 명을 모아두고 웃겼을 때가 가장 행복했구나'라고 답을 낸 박지선은 스물셋에 비로소 꿈을 찾고 코미디언의 길에 들어섰다.

 

사진=KBS '개그콘서트' 캡처
사진=KBS '개그콘서트' 캡처

박지선은 2007년 KBS 공채 22기로 데뷔했다. 당시 '개그전사 300'에서 갈라져 나온 코너인 '3인 3색' 코너로 이름을 알렸다. 코미디언 장효인, 허미영, 박지선이 모여 만들어진 코너로 이들의 데뷔작이다. 

출연한 코너의 대부분이 외모와 관련된 개그로 '못생긴 여자'역할 전문 코미디언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외모로 인해 말도 많이 따랐지만 스스로 "저는 제가 못생겼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생긴 얼굴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잖아요."라며 본인의 행보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데뷔 연도인 2007년 'K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에도 2008 'KBS 연예대상' 우수상, 2010년 'KBS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개그콘서트' 최초로 신인상, 우수상, 최우수상을 모두 수상한 코미디언에 등극했다.

2009년 "참 쉽죠잉~?"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또 한 번 웃음을 선사했다.

 

사진=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캡처
사진=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캡처

2011년 MBC 드라마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배우 박하선의 동료 영어교사로 출연해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외모와 남자복이 없는 신세를 한탄하거나 노처녀 히스테리를 부리는 역할이었으나 후반부에 배우 줄리엔 강과 커플이 됐다.

 

사진=KBS '1대 100' 캡처
사진=KBS '1 대 100' 캡처

박지선은 KBS 예능 '1 대 100'에 무려 2회나 우승을 차지하며 지적 매력을 자랑했다. 마지막 회 특집으로 코미디언 유민상과 함께 출연해 완벽한 호흡을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SBS '박영진, 박지선의 명량특급'
사진=SBS '박영진, 박지선의 명량특급'

2012년 4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방송한 SBS 라디오 '박영진, 박지선의 명량특급'을 진행했다.

'박영진·박지선의 명랑특급'은 피곤한 퇴근길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촌철살인 시사 콩트를 담은 방송이다.

박지선이 처음 DJ를 맡은 방송으로 2012 SBS 연예대상 러브FM부문 라디오DJ상을 수상했다.

박지선은 최근엔 각종 쇼케이스와 제작발표회, 팬미팅 등에서 MC로 활약했다. 특이 깔끔한 진행과 더불어 빈틈없는 사전조사와 함께 상대를 배려하는 안정적인 진행으로 'MC 1순위'로 꼽혔다.

또한 소신 있고 논리적인 발언으로도 말이 주목받았다. 청소년을 상대로 강의를 하며 "나 자신조차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날 사랑해 주겠나?" 등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故 박지선의 빈소는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동료 연예인 김원효, 오지헌, 장영란을 비롯해 작가 허지웅, 마술사 최현우 등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또 박정민, 송은이, 박성광, 박보영 등이 빈소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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