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에스트로] 남기상 작곡가, ‘숨듣명’ 원조가 말하는 성공 이상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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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에스트로] 남기상 작곡가, ‘숨듣명’ 원조가 말하는 성공 이상의 것
  • 백융희 기자
  • 승인 2020.11.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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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컴퍼니 제공
사진=엔컴퍼니 제공

마에스트로는 사전적 의미로 예술가, 전문가에 대한 경칭 또는 칭호를 말한다. 혹은 지휘자, 음악 감독, 작곡가, 스승의 경칭으로서 이용되기도 한다. 한국어로는 거장이라고도 한다. 거장은 예술 등의 일정 분야에서 특히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다. ‘Ma에스트로’ 코너에서는 명곡으로 대중에게 감동, 희열을 전한 거장들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편집자주>

최근 유튜브를 통해 ‘숨듣명’이 재조명되고 있다. ‘숨듣명’은 숨어서 듣는 명곡을 일컫는 말로 자신의 음악적 취향을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밝힐 순 없지만, 혼자서 은밀하게 즐겨듣는 곡을 뜻한다. 현재 활동하는 가수부터 그렇지 않은 다양한 가수와 곡이 언급되는 가운데 ‘숨듣명’ 순위권에 자주 랭크되는 곡이 있다. 그룹 걸스데이 ‘여자 대통령’이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우리나라 대통령도 이제 여자분이신데’ ‘여자가 먼저 키스하면 잡혀가는 건가’ 등의 당돌한 가사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다른 의미로 시국과 관련, 최근 공식적으로 들을 수 없는 ‘강제 숨듣명’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리고 최근 ‘여자 대통령’을 만든 남기상 작곡가와 만났다. 남기상 작곡가는 마켓뉴스에 ‘여자 대통령’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 이야기, 근황을 공개했다.

히트곡 릴레이, 포인트는 ‘언어’와 ‘진실성’

남기상 작곡가는 그룹 쥬얼리 ‘Passion(패션)’을 시작으로 걸스데이 ‘반짝반짝’, ‘한번만 안아줘’, ‘기대해’, ‘여자 대통령’ 등 수많은 곡을 히트시켰다. ‘여자 대통령’처럼 대중이 숨어서 몰래 들을 만큼 중독적인 곡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바로 ‘홀림’이다. 곡을 듣고 있으면 마치 자신이 곡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멜로디와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가사까지. 남기상 작곡가는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 자신만의 언어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곡을 쓰는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언어가 있어요. ‘여자 대통령’의 경우 가사에 ‘여자가 먼저 키스하면 잡혀가는 건가’라는 내용이 있는데 무의식중에 자리 잡고 있는 제 이야기, 감성들이 나온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어르신들한테 ‘호랑이 아저씨가 잡아 간다’ 등의 말을 많이 듣잖아요. 그런 것들이 제가 만든 곡에 무의식의 흐름대로 나온 거죠. ‘여자 대통령’ 활동이 끝난 후에 역주행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숨듣명’으로 꼽혔다고 주변에서 많이 연락을 해줘요. 저한테는 참 감사한 곡이기도 하네요.(웃음)”

특히 남기상 작곡가는 가사를 쓸 때 자신만의 언어를 쓰되, 대중을 홀릴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똑같아 보이는 식빵이라고 해도 그 단면을 잘랐을 때 거친 맛이 있고 더 풍미 있는 맛이 있다. 기술적인 부분으로는 듣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즉, 누군가 먹기 쉽게 만들고 내놓아야 하는 것 같다”고 대중가요의 중요한 요소를 짚었다.

사진=걸스데이 앨범 재킷
사진=걸스데이 앨범 재킷

대중가요는 보고 즐길 수 있는 음악과 감동을 주는 음악이 경계선으로 나뉘어있기도 하다. 주로 무대 위에서 즐길 수 있는 댄스곡에 대해 일부 작곡가들은 ‘가사보다 멜로디가 훨씬 중요하다’라고 언급하기도 있다. 일부 히트한 댄스곡 가사 중 정확한 뜻이 없는 의성어, 의태어 등의 단어를 사용한 가사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기상 작곡가는 되도록 가사에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녹이려고 한다. 무대에서 더 돋보이는 곡과 듣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곡 모두 성향은 다르지만, 대중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은 같다. 즉, 대중가요는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 남기상 작곡가는 대중을 설득하는 데 있어 ‘진심’과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짜 감정으로 쓴 가사는 대중이 단번에 느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걸스데이 ‘기대해’ 가사를 예로 들었다.

“가사를 쓸 때에는 날 것 같은 기분, 위험한 기분이 있어야 해요. ‘기대해’ 가사에 ‘네가 숨기고 쓴 문자가 신경 쓰여’라는 부분이 있어요. 곡이 나올 당시에 좋아했던 이성 분이 있었는데 정식으로 교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제 옆에서 문자를 숨기고 쓰는 걸 봤어요. 그래서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건 아니겠지’ 하는 등의 생각을 했는데 이 부분이 ‘네가 숨기고 쓴 문자가 신경 쓰여’라는 가사가 됐어요. 사실 노래에 넣기엔 모호할 수 있는 가사인데 제 경험을 꼭 넣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런 부분이 사람들한테 더 각인된 것 같아요. 특히 가짜로 쓴 가사는 대중이 단번에 알아요. 그럴듯하게 쓴 곡은 그냥 그럴 듯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작사, 작곡은 내 경험의 일부를 나누는 거니까요.”

남기상 작곡가는 쥬얼리, 걸스데이, VOS, JK김동욱, 서인영, 코요태, 노라조, 티아라, 달샤벳, 우주소녀, 에이프릴 등 다양한 가수와 작업했다. 듣는 음악부터 보는 음악까지 결이 다른 음악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다. 남기상 작곡가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그 뒤에는 피나는 노력이 있던 것. 남기상 작곡가는 오랫동안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접한 천재 뮤지션들을 보며 열등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열등감에 머무르지 않고 그 열등감을 노력으로 채웠다. 치열하게 연구하고 노력하고 분석했고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곡을 쓰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그 포인트는 ‘진실성’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대중가요에서 중요한 건 진실성이에요. 그냥 지나가는 음악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제가 느꼈던 감정이 나오는 게 곡이잖아요. 저와 분리돼서 나올 순 없는 것 같아요. 만약 거짓말로 가사를 쓰면 대중은 금방 알아채요. 제가 진심으로 느낌 경험과 감정을 써도 대중의 마음은 움직일까 말까 하죠. 누군가와 직접 마주 보고 ‘좋아해요’라고 표현을 하면 바로 보이지만, 제 ‘좋아해요’ 한 마디가 랜을 타고 TV를 타고 공중파를 타고 혹은 라디오를 타고 누군가에게 전달되는 거잖아요. 얼마나 진실해야겠어요. 그럴싸하면 그냥 거기까지뿐인 것 같아요. 대중성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공감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사진=엔컴퍼니 제공
사진=엔컴퍼니 제공

작사가 성공 비결? ‘치열함’

남기상 작곡가는 자신이 발매한 대부분의 작사 작업에 직접 참여, 임팩트 있는 가사를 남겼다. 최근 작곡가 못지않게 작사가를 꿈꾸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정해진 공식 데뷔 루트는 없다. 이에 작사가로서 활동하는 방법에 대해 묻자 남기상 작곡가는 치열함을 꼽았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듯 작사를 하고 싶으면 작사를 하려고 발버둥 쳐줘야 해요. 식음 전폐할 정도로요.(웃음) 기회를 만들어야죠. 결국에는 연속성이에요. 꾸준하게 가사를 쓰되 스스로 지치지 않게끔 트리트먼트 해 줘야 해요. 글을 쓰기 위해서 여행을 간다든지 새로운 악기를 사서 기분전환 하는 것처럼요. 그런 투자가 없으면 아무래도 오래가기엔 어렵지 않을까요. 또 꾸준히 가사를 쓰다 보면 내공이 쌓이고, 좋은 가사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사진=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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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상 작곡가, 또 다른 직함 대표·교수

남기상 작곡가는 작곡가 외에도 다양한 배우, 가수 등이 소속된 엔컴퍼니엔터테인먼트(이하 엔컴퍼니) 대표로 활약 중이다. 엔컴퍼니 소속 아티스트 고나영, 레이마(LAYMA) 등의 앨범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배우 박시후 등 다양한 가수의 앨범 활동에 힘을 더하고 있다. 또 올해 한양대학교 미래인재교육원에서 실용음악학을 전공,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한양대학교 실용음악과 온라인 공연을 진행,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는 음악 활동을 하는 데 있어 큰 원동력이 되는 학생들에게 애정 어린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최근 한양대 실용음악과 학생들과 함께 온라인 공연을 진행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어요. 긴 시간 마스크를 쓰고 밤새며 연습해 훌륭하게 무대를 잘 마무리 해준 학생들에게 고마워요.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 비대면 공연이라는 새로운 채널을 통해서 적극적인 교육을 할 수 있게 지원해준 한양대학교 미래교육인재원 실용음악과에도 감사드려요.”

또 남기상 작곡가는 올해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으면서 한층 더 성숙해졌다고 밝혔다. 엔컴퍼니 역시 코로나19로 여러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남기상 작곡가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소속 연예인들과 그의 가족들을 위해 큰 위기가 와도 소속사 대표로서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사업가 겸 작곡가, 교수로 활동 중인 남기상 작곡가에게 음악과 비즈니스를 병행하며 얻은 것이 무엇이냐 물었다. 그는 “일과 나는 별개라는 점”이라고 답했다. 그는 “일이 잘돼서 기쁜 건 성취감이다. 일로써 성공도 중요하지만, 내 삶, 인생과는 분명히 다른 부분이다. 사업과 일이 잘 안 된다고 해서 내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 매일 삶과 나를 더 들여다보고 내가 뭘 원하는지 깨닫고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작은 것들로 소소하게 행복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공보다 행복을 말하는 그의 말에서 남다른 내공이 느껴졌다.

백융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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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h@m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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