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초점] ‘싱어게인’, 익숙함에서 오는 피로감을 호기심과 재미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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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초점] ‘싱어게인’, 익숙함에서 오는 피로감을 호기심과 재미로 전환
  • 백융희 기자
  • 승인 2020.11.1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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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싱어게인' 방송 캡처
사진=JTBC '싱어게인' 방송 캡처

[백융희 기자] ‘싱어게인’은 확실히 달랐다.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송됐고, 프로그램 측은 ‘우리는 늘 다르다’고 말했다. ‘싱어게인’ 측 역시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점으로 두 가지 주요 포맷을 내세웠다. 이미 기존에 활동한 바 있는 뮤지션이 출연하고 또 그 뮤지션을 이름 대신 번호표로 불러 궁금증을 자극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리고 그 의도는 첫 회에서 적중했다.

지난 16일 오후 첫 방송한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에서는 이름처럼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대중 앞에 서기 위해 오디션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먼저 이날 방송에서 참가자들은 각자 자신의 이름을 대신할 번호표를 뽑고 배경에 맞는 집단을 선택했다. ‘재야의 고수’, ‘찐 무명’, ‘홀로서기’, ‘오디션 최강자’, ‘OST’, ‘슈가맨’까지 6개로 분류된 구역을 자신이 직접 고른 것. 그리고 방송에 출연한 참가자들은 모두 번호로 호명됐다. 그리고 이들은 6명 이상에게 어게인 버튼을 받으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었다.

‘싱어게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담백함이었다. 모두에게 ‘재도전’이었기 때문에 각자 가지고 있는 사연은 엄청날 터. 하지만 첫 회에서는 참가자가 가지고 있는 사연과 배경에 집중하는 데 시간을 쏟지 않았다. 첫 방송에서는 71팀 중 13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출연해 오디션을 진행했다. 한 참가자가 출연하면 간략하게 힌트로 자신을 소개하고 오디션을 진행했다. 이후 탈락할 경우 곧바로 이름을 공개하고 심사위원단은 그들을 응원했다. 합격한 참가자는 심사위원들의 평을 듣고 다음 참가자의 오디션이 이어졌다. 누구나 알 만한 인물이 등장, 탈락해도 오히려 궁금할 정도로 빠른 전개가 펼쳐졌다.

이어 눈에 띈 점은 바로 ‘번호표’다. 참가자들은 이름과 활동 내용 대신 번호표로 심사위원단과 시청자 앞에 섰다. 그리고 이 부분은 시청자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다. 마치 퀴즈를 풀듯 참가자에게 더 집중하게 된 것. 얼굴과 노래는 몰랐지만 이름은 알고 있는 가수부터 노래는 알았지만 이름과 얼굴은 몰랐던 가수. 또 익숙한 얼굴과 노래를 불렀던 내가 알고 있는 참가자에는 희열을 줬다. 자칫 싫증 나게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시청자는 재미를 느꼈다.

이를 증명하듯 방송 시작부터 방송이 끝난 다음 날 오전까지 ‘싱어게인’과 ‘싱어게인’에 나온 참가자 번호, 이름, 곡 등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검색어 순위권에 안착했다. 특히 방송 말미 낯선 얼굴의 참가자가 등장해 의미심장한 모습으로 호기심을 자극, 엄청난 것을 보여줄 듯하다가 첫 회가 끝난 편집 점도 묘했다. 시청자의 호기심을 제대로 자극한 것.

이밖에도 심사위원의 시너지도 눈길을 끌었다. 시니어 심사위원단 유희열, 이선희, 전인권, 김이나와 주니어 심사위원단 규현, 선미, 이해리, 송민호가 출연해 다양한 시각에서 자극적이지 않게 심사를 했다. 시니어 심사위원단에 보이는 높은 연령층 참가자들의 상투적인 모습을 주니어 심사위원들은 신선하게 봤다. 자칫 2~3명으로 구성돼 소수 전문가에게 쏠릴 수 있는 것을 방지한 것. 앞으로 수많은 심사위원이 가진 이견을 어떻게 좁혀나가는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싱어게인’ 측이 제작발표회에서 무명 가수들을 ‘유명하게’ 만들고 싶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시작은 담백하고 신선했지만, 가장 중요한 취지인 참가자들에게 ‘진짜 빛’을 선사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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