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징후기업 25.2% 감소...코로나 금융지원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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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징후기업 25.2% 감소...코로나 금융지원의 역설
  • 오진수 기자
  • 승인 2020.12.2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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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20년 부실징후기업 추이(사진제공=연합뉴스)
2016∼2020년 부실징후기업 추이(사진제공=연합뉴스)

[오진수 기자]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를 받아야 하는 기업들 수가 지난해 대비 큰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수백조 규모의 금융지원이 퇴출돼야 할 기업들을 지원하는 효과로 이어지면서 시장 왜곡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유예 정책이 종료되는 내년 3월 이후 부실 기업이 일시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개연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채권은행들을 대상으로 2020년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157개사(대기업 4곳, 중소기업 153곳)를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210개) 대비 53개사 줄어든 수치다. 부실징후기업은 외부 자금 수혈 없이는 채권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기 어려운 회사를 말한다.

부실징후기업들의 금융권 대출은 2조3000억원이다. 이 중 은행의 몫이 1조8000억원(78.3%)으로 집계됐다. 부실징후기업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면 2355억원을 더 쌓아야 한다. 금감원은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 등을 고려하면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을 하더라도 국내 은행들의 BIS 비율은 0.01%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부실징후기업이 줄어든 요인을 뜯어보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실징후기업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권의 유동성 지원 덕분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 7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은행 등 금융권의 기업 유동성 지원은 261조1000억원에 달한다. 금융권은 코로나 위기를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대출은 물론 대출연장, 이자상환 유예 등을 제공했다. 자금이 지원되면서 기업의 연체율 역시 작년 10월 말 0.60%에서 올 10월 말 0.42%로 0.18%포인트 줄었다.

느슨한 신용위험평가 잣대도 한몫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상반기에 실시하던 대기업 신용위험평가를 하반기로 연기했고 코로나19의 일시적 영향은 제외하고 평가했다.

금융지원이 끊기면 부실기업이 속출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 미리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금감원은 부실징후 가능성이 큰 기업(B등급)에 대해 ‘신속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채권금융사와 함께 만기연장, 신규자금 지원을 전제로 기업에 자구 계획 이행을 강조할 방침이다. 또 부실징후기업이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워크아웃 등 구조 조정에 속도를 내고 워크아웃을 신청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도 채권은행이 사후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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