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는 사전적 의미로 예술가, 전문가에 대한 경칭 또는 칭호를 말한다. 혹은 지휘자, 음악 감독, 작곡가, 스승의 경칭으로서 이용되기도 한다. 한국어로는 거장이라고도 한다. 거장은 예술 등의 일정 분야에서 특히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다. ‘Ma에스트로’ 코너에서는 명곡으로 대중에게 감동, 희열을 전한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편집자주>
[백융희 기자] 히트 작곡가 신사동 호랭이가 프로듀서로 변신, 유니버셜뮤직과 손잡고 걸그룹 트라이비(TRI.BE)를 론칭한다. 신사동 호랭이는 그룹 포미닛, 비스트, 에이핑크, 티아라, 모모랜드 등 수많은 그룹의 히트 곡을 만든 것은 물론, 그룹을 ‘인기 아이돌’ 반열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 작곡가 출신이지만 그룹 EXID 제작에도 성공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런 신사동 호랭이가 다년간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트라이비 프로듀서로 나서 가요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 한 해 신사동 호랭이는 트라이비 릴리즈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동시에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EXID 엘리(LE)를 비롯해 안무가, 엔지니어 등과 프로덕션 개념의 공간을 신설, PD로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듀서로서 대중 앞에 설 준비를 마친 신사동 호랭이는 최근 마켓뉴스와 만나 트라이비 론칭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 이야기를 전했다.
2019년, 신사동 호랭이는 그가 함께하던 연습생들의 가요계 데뷔를 계획했고, 유니버셜뮤직에 공동 제작을 제안했다. 유니버셜뮤직 측은 흔쾌히 신사동 호랭이의 제안을 수락했고 또 반대로 티알엔터테인먼트에 몸담고 있던 연습생과 함께 데뷔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후 신사동 호랭이와 티알엔터테인먼트 측은 자체적인 시스템 속에서 경쟁을 통해 최종 멤버를 선발했고, 그룹 트라이비가 탄생했다. 송선, 켈리, 진하, 현빈, 지아, 소은, 미레로 구성된 7인조 그룹 트라이비는 국내를 넘어 해외 전반적으로 활약할 계획이다.
“전체적으로 퍼포먼스를 잘 할 수 있는 팀을 기획했어요. 그리고 영상적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부분을 해외로 릴리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파트너와 함께하고 싶어서 유니버셜뮤직에 직접 제안했고, 함께하게 됐어요. 현재 트라이비는 티알엔터테인먼트, 멜로우엔터테인먼트 소속인데 각각 경쟁력 있는 분야를 철저하게 나눠서 데뷔 준비를 했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좋은 파트너로 함께 하게 될 것 같아요. 그룹 BTS(방탄소년단),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해외에서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는 그룹을 레퍼런스 삼아서 트라이비를 성장시키고 싶어요.”
트라이비는 데뷔 전부터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사동 호랭이는 트라이비의 장점과 차별성으로 ‘개성’을 꼽았고, 이 부분을 대중들에게 어필할 예정이다. 보통 신인 그룹의 경우, 그룹 이미지를 우선으로 대중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통일성’에 집중한다. 하지만 신사동 호랭이는 다른 노선을 택했다. 그룹이지만, 멤버 각각의 장점을 살리되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은 적극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단순히 단기간의 성공만을, 회사만을 위한 행보는 아니다.
“보통 그룹을 만들 때에는 통일된 이미지를 부여하고 싶어서 비슷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요. 그런데 저희는 한 친구가 가지고 있는 개성을 살려주고 싶어서, 각자의 매력을 잘 드러날 수 있게끔 차별화를 뒀어요. 특히 이번 트라이비 앨범 작업은 표정, 퍼포먼스부터 무대 구상까지 단순하게 춤에만 의지하지 않고 다양한 합을 보여주기 위해 집중했어요. 아직은 음악적으로 표현하기엔 부족할 수 있지만, 모든 멤버들이 곡 해석능력이 뛰어나요. 이 부분은 앨범이 발매되고 활동하면서 점점 발현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일부 친구들은 작사, 작곡도 하고 있어요. 친구들이 저에게 와서 도움을 요청하면 숙제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방법을 알려줘요.”
‘자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사동 호랭이는 제작 전반적인 부분에서도 각각 전문가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판을 깔아준다. 프로듀서가 가지고 있는 방향성, 아이디어는 제시하되 창작자가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역시 수많은 소속사와 일해본 과정을 통해 형성된 루트다. 그는 “늘 곡을 만들기 전에 안무가, 뮤직비디오 감독, 스태프 등을 만나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작업을 시작한다. 다만 그들에게 작업에 대해 강요하지 않는다. 다양한 창작자들이 많은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신사동 호랭이에게 트라이비를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빨간색’으로 정의했다. “자극적인 빨간색이라기보다는 밝은 빨간색”에 가깝다고 표현한 신사동 호랭이는 트라이비의 데뷔 싱글 ‘트라이비 다 로카(TRI.BE Da Loca)’를 통해 강렬함을 어필할 예정이다. 특히 포미닛 ‘핫이슈(Hot Issue)’, ‘뮤직(MuZik)’, 비스트(BEAST) ‘미스테리(Mystery)’, 티아라 ‘보핍보핍(Bo Peep Bo Peep)’, ‘롤리폴리(Roly-Poly)’, EXID ‘내일해’ 등을 만든 신사동 호랭이에게 기대할 법한 임팩트와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트라이비의 데뷔 타이틀곡은 ‘둠둠타(DOOM DOOM TA)’라는 곡이에요. 제목을 이렇게 지은 이유는 틱톡(TikTok)에서 유행하던 브라질 노래가 있는데 리듬으로 흥얼거리는 게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그런 노래를 한국식으로 해보고 싶었어요. 의성어 제목인데 누구나 한번에 쉽게 기억할 수 있어요. 앞서 양산형 장르 곡을 많이 만들긴 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장르를 넣어봤어요. 아프리칸 리듬에 남미 쪽 리듬인 뭄바톤 장르, 하우스 음악을 버무려서 퓨처하우스 장르 곡이 탄생했어요. 파트도 제가 임의로 정한 게 아니라 멤버들이랑 대화를 하면서 각자 매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부분을 결정했어요.”
한 시대를 흔드는 곡을 만든 ‘히트 메이커’ 타이틀 작곡가들이 제작에 도전하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신사동 호랭이 역시 작곡가 출신이지만, 앞서 EXID를 운 좋게 성공으로 이끈 바 있다. 또 ‘곡’으로 여러 그룹을 성공하게 한 바 있다. 그는 그룹 상공 원인으로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겠지만, 자신이 맡은 그룹의 성공은 ‘그들의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수치적인 흥행만을 목표로 작업하지 않는 것과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그룹을 메이킹한 과정을 보면 그의 성공 비결을 엿볼 수 있다.
“EXID 엘리는 그룹을 처음 구성할 때부터 앨범 작업에 참여했어요. 단순히 홍보하기 위한 참여가 아니라 뮤직비디오부터 곡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제시해주는 친구였죠. 어떻게 보면 저도 고인물이라고 볼 수 있어요.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특히 프로듀싱은 예산적인 면 도 관여해야하기 때문에 창의적으로 모든 걸 펼칠 수 없어요. 이번 트라이비 앨범에 엘리가 함께 참여했는데 여러 조언을 해주고 많은 도움을 줬어요. 저는 제목이나 장르를 크게 만들어놓으면 다양한 친구들이 퍼포먼스, 곡 작업에 참여해줘서 시너지를 내고 있어요.”
트라이비 데뷔는 기획부터 제작, 론칭까지 철저한 분업화 시스템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트라이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면 성공 여부는 시간문제일 듯하다. 특히 이번 트라이비 데뷔에 신사동 호랭이에게 정확한 포지션을 묻자 그는 ‘PD’라고 답했다. 앞서 한 소속사 대표의 길을 걸었던 신사동 호랭이지만,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 활동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 프로듀서로서 적극 참여해 더욱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소속사 대표로 활동하는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술도 싫어하고 사람 만나는 것도 안 좋아하고 누군가에게 일을 지시하는 것도 싫어해요. 뭐든 혼자 다 하는 스타일인데다가 돈 관리도 못 해요. 또 대표로서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히면서 점점 대표로서 역할을 내려놓게 됐어요. ‘나도 음악을 넘어 문화를 만들었던 사람이기 때문에 회사를 잘 경영해나갈 수 있다’는 생각, 혹은 자격지심 때문에 대표 자리를 놓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저는 상대적으로 빨리 저를 인정했어요. 예를 들어 유튜브에서 정치 뉴스를 계속 보면 알고리즘에 연예 관련 기사는 잘 안 떠요. 우리 뇌도 똑같은 것 같아요. 한 곳에 꽂혀서 그것만 생각하다 보면 제 생활 패턴과 모든 창작에 대한 알고리즘이 안 나와요. 그래서 회사 운영하는 쪽은 배제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할 수 있었죠. 만약 두 가지 다 잘 되면 노벨상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웃음)”
신사동 호랭이는 이번 트라이비 데뷔 활동 목표로 다음 앨범을 발매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체적으로 만드는 콘텐츠로 국내외 팬들이 유입될 수 있는 성과가 나와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여러 국가에서 앨범 선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트라이비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현재, 트라이비 역시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국내외 팬들의 반응을 끌어낼 예정이다. 신사동 호랭이는 트라이비의 목표를 전하며 멤버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예전부터 데뷔를 앞둔 친구들한테 많이 했었던 이야기가 있어요. 앞으로 7년도 중요하지만, 7년 후의 삶도 중요하다는 거예요. 데뷔부터 활동까지의 7년이 그 이후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제나 7년 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해서도 잘 고민해줬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제시할 수도 없고, 본인 스스로 결정하고 찾아 나가야 하는 부분이에요. 이후에 길을 잃지 않고 다양한 레퍼런스를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