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리뷰] '자산어보', 설경구X변요한의 완벽한 시너지…믿고 보는 '스토리텔러' 이준익 감독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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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리뷰] '자산어보', 설경구X변요한의 완벽한 시너지…믿고 보는 '스토리텔러' 이준익 감독의 신작
  • 조정원 기자
  • 승인 2021.03.1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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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조정원 기자] 이준익 감독의 신작 '자산어보'가 배우 설경구와 변요한의 완벽한 시너지, 여기에 사람 사는 이야기를 흑백으로 그린 담백한 영상미로 관객들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 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 분)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돼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자산어보'는 나라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실학사상을 집대성했던 정약용의 이야기가 아닌, 기존 사극에서 쉽게 만나 볼 수 없었던 역사 속 숨어 있던 정약전과 창대라는 인물과 그들의 관계를 조명했다. 이 작품은 역사 속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시대극의 대가 이준익 감독을 만나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먼저 설경구, 변요한을 비롯한 이정은, 동방우, 정진영, 김의성, 방은진, 류승룡, 조우진, 최원영, 윤경호, 조승연을 비롯한 민도희와 강기영 등 이름만 들어도 신뢰감을 주는 배우들이 출연해 빈틈없는 연기 시너지를 발산한다. 마치 제 옷을 입은 듯한 배우들의 열연이 스크린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지며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다음으로, 이야기의 흐름도 격한 풍랑을 만난 배가 아닌, 잔잔한 호수에 유유자적 떠다니는 나룻배와 같아 흑백으로 그려진 화면과 어우러져 담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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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또한, 시대적 배경을 빌렸지만 '자산어보'는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다뤘다. 애민정신을 가진 정약전과 입신양명의 꿈을 품고 있는 창대가 만나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갈등과 화합을 반복하는 과정은 작품을 접하는 모두가 잠시 잊고 살았던 정도(正道)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신분과 가치관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서서히 가까워지는 과정은 신선한 재미와 더불어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여기에 흑산도 민중의 소박한 삶과 자연을 조화시킨 공간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 제작진의 노력이 빛을 발한다. 특히 극 중 정약전의 거처인 가거댁(이정은 분)의 초가집은 주변 섬과 바다가 만들어내는 절경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당대 민초들의 삶의 공간을 표현함과 동시에 그곳에 유배 온 조선 시대 선비의 풍류를 더해 특색 있는 공간으로 완성됐다.

이처럼 '자산어보'는 흔히 역사적 사건을 스토리의 동력으로 삼는 보통의 사극과는 달리, 그 시대에 살아왔을 사람들의 흔적을 보여주며 역사를 잘 모르는 관객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

이질적인 두 사람이 서로의 스승과 벗이 되며 참된 삶의 가치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심도 있게 그린 영화 '자산어보'는 오는 31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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