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내에서 위험한 ‘음주’, 건강한 사람도 딱 한 잔만 마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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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내에서 위험한 ‘음주’, 건강한 사람도 딱 한 잔만 마셔야
  • 이사론 기자
  • 승인 2024.06.0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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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사론 기자
사진=이사론 기자

여행을 갈 때 비행기에서 기내식과 함께 와인 한 잔하는 일은 결코 포기하기 힘든 즐거움이다. 그런데 비행기에서 음주를 즐기는 일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장거리 항공 여행은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도 신체적으로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다. 기내가 건조해 탈수현상이 생기고, 비좁은 좌석에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 정맥의 혈류 속도가 느려지면서 혈전이 생길 수도 있다. 고도가 높은 곳을 비행하는 동안 기압이 낮아져 산소량이 줄어드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영국 의학저널 ‘흉곽(Thorax)’에 독일 과학자들이 기내에서 음주했을 경우 어떤 현상 일어나는지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은 18~40세 사이의 건강한 성인 48명에 대한 수면실험이었다. 24명은 해면 기압(평균 해수면에서의 대기압)에서 자고, 다른 24명은 항공기 비행 고도에 해당하는 기압을 설정한 실험실에서 잠들었다.

24명을 각각 둘로 나눠 12명은 맥주 두 캔 또는 와인 두 잔에 해당하는 알코올을 섭취한 후 4시간 동안 잠자게 했다. 다른 12명은 알코올 섭취 없이 잠들었다. 이틀 후 반대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여객기 실내 대기압에 맞춘 실험실에서 음주를 한 사람들은 혈중 산소 포화도가 85%로 떨어졌다. 낮은 산소 수준을 보상하기 위해 심박수는 분당 평균 88회로 올라갔다.

해면 기압에서 음주 후 잠든 사람들의 혈중 산소포화도는 평균 95%, 심박수는 77회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산소 포화도는 95%~100%, 평균 심박수는 70~75회로 본다. 병원에서는 산소 포화도가 90% 이하로 떨어지면 산소 호흡기를 달아준다.

독일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 통해 비행 중 음주를 즐기는 승객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산소포화도가 9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그들에게 비행 중 음주를 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특히 심장 질환이 있는 경우 심장 마비, 뇌졸중 또는 혈전 형성과 같은 심각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 산소 포화도가 낮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이 있는 사람은 더욱더 기내 알코올 섭취를 금해야 한다. 기저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도 비행 중 술을 마시면 안 된다.

전문가들은 건강상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 비행기에서 정말로 마시고 싶다면 ‘맥주나 와인을 딱 한 잔만 마시라’고 권했다. [이사론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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