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67)이 5번째 도전 끝에 승리해 제28대 총재로 선출되었다. 현재 자민당은 중의원에서 과반수 의석을 보유하고 있어 이시바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후계자로 제102대 총리에 취임하게 된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목사인 증조부 카나모리 미치토모로부터 4대째 이어오는 개신교 집안 출신이다. 그동안 그는 일제가 저지른 대동아전쟁, 태평양 전쟁을 침략전쟁으로 언급하면서 일본 제국주의 역사에 대해 반성하는 뜻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한국을 비롯한 피해국이 납득할 때까지 일본이 사과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는 일본의 과거사를 반성하고 사과해온 일본 내 기독교회의 고백과 결을 같이 하는 일이다
이시바의 아버지인 이시바 지로는 돗토리현 지사와 참의원 의원 시절 자치상 등을 지낸 정치인으로 정토진종 불교도였다.
이시바가 개신교 신앙을 갖게 된 것은 외가의 영향이 크다. 외조부 가나모리 츠린은 일본 교회의 초기 지도자로 오카야마와 돗토리 지역에서 열심히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개척하는 데에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어머니가 다니던 일본기독교단 돗토리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이시바는 어린 시절에 이 교회 선교사가 시작한 유치원에 다녔다. 대학에 다닐 때는 교회학교 교사도 지냈다.
2016년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시바는 마음에 두고 있는 성경의 대목으로 신약성경 누가복음 18장 9~14절을 들었다. 자신의 신앙을 자랑하는 바리새인과 멀리서 가슴을 치며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고 말하는 세리를 대비하는 내용이다.
당시 이시바는 인터뷰에서 인간이 하는 일은 항상 잘못투성이라며 기도할 때는 항상 ‘용무를 위해 저를 이용해 주세요. 잘못을 바로잡아 주세요’라고 간구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시바는 일본 기독실업인회(CBMC)가 주최하는 국가조찬기도회에 매번 참석했다.
일본 내 개신교 신자는 1% 미만으로 추정된다. 이시바 당선인은 조만간 의원내각제에 따라 집권당 총재 자격으로 총리에 취임할 예정이다. 지난 2009-2010년 총리를 지낸 하토야마 이치로 민주당 전 의원에 이어 두번째 기독교인 총리가 곧 탄생하게 된다.
일본에서 보기 드문 기독교 신자로 야스쿠니신사 참배와는 거리를 두어온 이시바가 집권하는 동안 일본발 ‘과거사 마찰’의 발생 빈도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 기시다 정권보다 더 전향적인 태로로 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사론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