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마켓] 독일, 건강한 생활방식 '채식주의'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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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마켓] 독일, 건강한 생활방식 '채식주의'가 뜬다
  • 한창호
  • 승인 2018.05.07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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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뉴스 한창호 기자] 채식시장은 독일 식품시장의 가장 큰 트렌드다. 건강한 생활방식으로 채식 열풍은 20~30대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 독일 젊은 소비층의 인식이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 생명 존중, 환경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변하면서 채식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과 독일채식협회에 따르면 독일 채식시장은 매년 평균 15% 이상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독일 채식시장은 최근 5년간 꾸준한 성장세다. 특히 2015년 채식식품 시장 규모는 4억5400만 유로로 전년대비 약 26% 증가했다.

채식 식품 시장은 유기농식품 산업의 한 부류로 취급됐지만, 최근 2~3년 사이 초기 진입 단계에서 성장단계로 접어들었다. 유기농식품 시장 매출액은 2014년 77억 유로에서 2015년 86억 유로로 약 10% 증가한 것에 비춰 볼 때 가파른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독일 채식식품시장 매출액 및 연간 성장률, 자료: 독일 채식협회(2016년 10월 기준)
독일 채식식품시장 매출액 및 연간 성장률, 자료: 독일 채식협회(2016년 10월 기준)


지난 2016년 독일 채식협회 보고에 따르면 독일의 채식인구는 전체 인구의 9%인 약 8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 최대 채식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채식주의자 가운데 유제품, 계란, 꿀도 섭취하지 않는 완전채식자(이하 비건으로 칭함)는 약 130만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 세계 인구 대비 채식인구 비율, 자료: 독일 채식협회(VEBU)
전 세계 인구 대비 채식인구 비율, 자료: 독일 채식협회(VEBU)

독일 비건 130만 명 중 80%에 해당하는 105만 명이 여성이며, 남성은 25만 명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채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39세가 34%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채식 식품을 구매하는 경로는 슈퍼마켓(31%), 대형 마켓(17%), 유기농 슈퍼마켓(16%)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채식제품 전문매장을 찾지 않아도 손쉽게 채식제품을 구할 수 있다.

유통업체별 시장점유율, 자료: 독일 채식협회 (VEBU) 2016년 기준
유통업체별 시장점유율, 자료: 독일 채식협회 (VEBU) 2016년 기준


채식제품은 채식주의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어서 독일에서는 채식 제품이 보편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 슈퍼에서도 채식주의자를 위한 스낵, 빵, 고기 대체제품 등의 채식 상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상품 라벨에 비건, 베지테리안(계란, 유제품, 꿀 포함) 등으로 표시돼 있어 채식주의자들이 일일이 성분표시를 확인하지 않아도 자신의 채식 단계에 따라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편리한 시장구조이다.

특히, 빵에 발라먹는 스프레드(spread) 제품, 육류와 생선류를 대체하는 콩고기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가장 큰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콩단백을 주 원료로 한 돈가스류, 소시지, 동그랑땡 등 고기와 비슷한 질감과 맛을 재현한 다양한 제형의 가공식품이 인기가 있다.

사진=clipartkorea
사진=clipartkorea

채식제품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대되면서 독일 주요 식품유통업체에서도 채식 코너를 별도로 마련해, 자체 채식식품 브랜드 개발 등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REWE, EDEKA 등 슈퍼마켓 외에도 가격으로 승부하는 ALDI, LIDL을 비롯해 많은 디스카운터 마켓에서 채 식식품을 취급하고 자체 브랜드 제품 출시하고 있다.
이들 식품유통업체는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유기농·채식 제품은 비싸다라는 선입견을 깨고 유기농 및 채식 전문 매장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독일은 채식문화 보편화로 최근 간이 식당부터 레스토랑까지 대부분 식당에서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2013년 독일 대·중 도시의 채식 식당 수는 214개에서 2015년 296개로 증가했고 비건식당은 75개에서 122개로 3년 사이 63% 증가했다.

독일 채식협회에서는 채식 관련 제품으로 창업을 계획하는 예비 창업자 및 스타트업 업체들에 제품 선정, 마케팅 방안, 창업절차 등의 정보 전달을 위한 세미나 개최하고 있다.

'Vegan Society England'는 유럽 최대 비건제품 인증 발급기관이다. 한국기업 중 N사의 채식라면만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채식협회의 V-label을 획득한 국내업체는 아직까지는 없다.

국내 기업 N사의 해외기획팀에 따르면 제품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식품 시장 판매를 목적으로 할랄 인증과 비건 인증을 준비했다. N사의 채식라면은 이슬람 국가들을 위해 개발됐지만, 웰빙 열풍과 비건들도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라면이라는 이미지로 영국과 독일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채식 식품 인증 절차, 자료: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조사
채식 식품 인증 절차, 자료: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조사

이 제품은 유럽 최대 비건 제품 인증기관인 'Vegan Society England'에서 비건 인증을 획득했고, 인증 신청 및 갱신절차가 온라인으로 이뤄지는바 영어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경우 특별한 애로사항은 없었다.

한국과 유사한 식품문화를 지닌 일본 기업은 독일과 유럽 시장 진출 시 식품안전 기준법에 의한 의무사항이 아니어도 판매전략의 일환으로 철저한 영어 표기와 함께 채식 마크를 부착해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건강제품이라는 확신을 강화시키는 데 채식 마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독일 진출을 위해서는 EU에서 규정하는 식품 수입 규정을 준수하고 현지 성분 규제, 포장 등에 관련한 법령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시장 진출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코트라 함부르크 무역관 관계자는 "독일과 같은 보수적인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해서는 가격도 중요하지만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큰 역할을 한다"며 "현재 독일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국내 식품업체와의 인터뷰 결과, 현지에서 획득한 품질 인증을 시장 진출을 위한 성공요인으로 꼽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특히 채식주의자의 경우 가격보다는 제품성분, 인증여부를 보고 구매를 결정함에 따라 일본 제품이나 유럽 제품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우리 업체들은 독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채식 인증 획득이 필수사항이다"고 강조했다.

유럽채식협회(EVU) 채식인증 V-Label 담당자 Ms. 시몬퍼몬(Simone Fuhrmann) 인터뷰

Q: 현재까지 유럽채식협회의 V-Label을 받은 기업 수는 어느 정도인가?

27개국, 약 1000개 기업에서 신청했으며 상품 수는 약 1만 개 이상이다.

Q: 해외에 있는 식품업체가 인증을 받기에 어려움은 없는지?

V-Label 신청부터 인증서 발급까지 온라인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 모든 서류 작성은 영어로 할 수 있으며 고객사의 소재지는 인증 진행 방법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유럽 지역에 소재한 업체에서 V-Label을 신청하는 경우가 95% 이상이나, 한국 업체가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에 부합되는 제품이라면 충분히 인증 취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형 시장이라 할 수는 없지만 향후 5년안에 주요 식품군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시아 업체들이 충분한 노력을 한다면 해당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Q: V-Label 획득 시 마케팅 장점은?

채식시장은 대형 시장이라 할 수는 없지만 향후 5년 안에 주요 식품군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시아 음식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도 원재료, 생산과정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는 경우가 있다.
특히, 독일 채식인들의 경우 V-Label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되며 채식식품은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데 V-Label 인증으로도 충분한 마케팅 효과가 있다.
V-Label이 채식 식품이 갖춰야 하는 필수 인증은 아니지만 인증을 취득한 대부분의 채식제품 제조사들은 이미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자료: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독일 채식협회, 독일 연방 통계청, 유럽채식협회 인증 담당자 인터뷰



한창호 기자 che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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