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분석:환경분석] 컨테이너박스 도료에도 규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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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분석:환경분석] 컨테이너박스 도료에도 규제 시작
  • 한창호
  • 승인 2018.05.28 2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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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뉴스 한창호 기자]
미세먼지 생성 물질 중 하나는 VOCs(Volatile Organic Compound, 휘발성유기
화합물)로, 도장 작업 시 발생한다. VOCs가 빛이나 오존과 반응하면 미세먼지 원
인인 미립자상물질(PM 2.5)이 생성된다. 선박 도장작업 시 선체에 스프레이로
도료를 분사하는데, 이 때 발생하는 도료 분진은 VOCs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한 중국은 도료산업에도 칼을 빼 들었다. 2014년 중국
환경보호부는 VOC가 함유된 도료/인쇄잉크/접착제를 규제하는 가이드라인을 발
표했다. 이어 2017년 4월부터 해상수송용 컨테이너에 바르는 도료를 기존 유성
(油性)에서 수성(水性)으로 의무화 조치를 단행한다. 유성도료는 시너를 사용하
므로 VOC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선박용 도료는 2008년부터 친환경 대체재로 대
부분 전환됐지만 그간 허점이 많았던 컨테이너박스까지 변화 중이다.
2017년 상반기 해상수송용 컨테이너의 공급이 부족 사태를 빚고 컨테이너 판매
가격이 급등한 것도 이 규제 영향이었다. 바뀐 것은 컨테이너 부착용 도료뿐이었
지만, 공장 설비 교체 등 생산 라인 변경에는 2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컨
테이너 운임도 급등해 2016년 최저점 대비 69% 오른 상태다.

중국은 1993년부터 글로벌 컨테이너의 95%를 생산해 온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container box) 생산국이다. 생산 거점 대부분이 연해부에 소재하며 화남에서는
40피트 컨테이너 중심, 화동·화북 지역에서는 20~40피트 컨테이너를 생산한다.
중국 컨테이너 제조협회(China Container Industry Association; CCIA)는 권역
별 2단계로 나눠 수성도료로 전환을 시작했다. 2016년 7월부터 중국 화남 지역
의 공장 대상으로 도료 전환을 시행했으며 2017년 4월부터는 중국 전역에 걸쳐
확대·실시했다. 최대 컨테이너 생산업체인 ‘중국 국제해운 컨테이너그룹’, 2위인
‘싱가마스’와 그 산하의 46개 제조사들이 이를 주도했다.

수성은 유성보다 건조 공정에 시간도 오래 걸려(유성도료의 건조 시간 4시간, 수
성도료는 20시간) 컨테이너 생산성은 종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또한 도료
변경에 의한 설비 교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제조단가 상승으로 40피트 컨테이
너 판매가격은 기존 대비 200~300달러 올랐다. 수성도료는 유성대비 2배 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전 분야의 도료 환경법규를 강화하는 추세다. 베이징과 상해 정부는
용제 도료(유성 도료) 사용 억제방안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수성용 도료와 같은
친환경 도료는 일반 용제 도료와 달리 TDI,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유독물질을
함유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 수성도료의 역사는 이제 10년에 도달했을 정도로
매우 짧고 현재 수성도료 사용률은 10%에도 못 미치기에 글로벌 선진업체의 도
움이 필요하다.
덴마크 페인트 기업 ‘헴펠’, 일본 ‘츄코쿠마린’, 노르웨이 ‘악조노벨’, 한국 KCC
등이 친환경도료를 공급하는 대표 업체다. 이들은 중국 컨테이너 제조업체와 계
약을 맺고 수성도료 공급을 늘리고 있다. 5년 내 중국의 수성도료 비중은 현재의
10%에서 30%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일본,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수성도료 이
용률은 80%라는 점에서 중국 친환경도료 시장의 성장성은 높다.
과거 도료시장의 가장 강력한 성장동력은 환경규제였다. 2004년, 글로벌 toptier
도료 업체들의 주가와 실적은 큰 폭 상승했는데 당시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이중 선체’등 선박규제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수성도료를 주로 일본, 미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 수입한다.
한국은 6번째 수입국이지만 KCC는 ‘Ecosil superb 시리즈’라는 수용성 컨테이
너용 도료로 중국 컨테이너와 글로벌 컨테이너 도료 시장의 1위다. 기존 유성제
품의 물성을 그대로 가져가며 유무기 복합기술(Organic-Inorganic Hybrid
Technology)을 적용해 장기 외관 유지가 가능하다. 다수의 컨테이너 제조사와
협력한 결과, 기존 유성과 유사한 작업속도를 달성했다. 컨테이너 제조업체에 가
장 중요한 것은 생산성이라는 점에서, 기존 작업성능과 유사한 속도와 품질을 보
이는 KCC의 제품 선호도가 높다.

KCC는 2001년 상해 인근 쿤산에 공장을 지으며 중국에 진출했고 베이징과 광
저우에 추가 공장을 설립했다. 2016년에는 충칭에도 추가 도료공장을 설립해 현
재 4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들은 현대차 위주의 자동차용 도료와 컨테이너, 선
박용 도료를 생산하고 있다.

2016년 KCC의 중국 도료 매출은 2,830억원으로 정체(-1% YoY)였고 순이익
은 전년의 1/4로 급락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부진 영향이다. 그랬던 중국 도
료사업이 선박과 컨테이너 도료 위주로 2017년 하반기부터 성장하고 있다. 환경
규제 덕에 KCC의 중국 매출은 지난 하반기부터 두 배씩 성장하기 시작했고
2018년 중국 도료 매출은 전년대비 69%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도료사
업은 쇠퇴기에 접어들 내수 건자재의 공백을 메워줄 든든한 성장동력이다. KCC
의 도료 사업은 조선업종이 다운사이클에 접어든 2014년부터 수익성이 하락했으
나 2017년 하반기부터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한창호 기자 che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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