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인터뷰①] 박성일 음악감독, ‘이태원 클라쓰’ 그 후

2020-06-15     백융희 기자
사진=호기심스튜디오

[백융희 기자] 많은 가수가 컴백, 활동 목표로 꼽는 단골 멘트가 있다. ‘멜론 차트 100위 안에 드는 것’이다. 새로운 음원, 기존 음원 등의 사이에서 음원 다운로드와 일정 스트리밍 등이 더해져야 차트 100위 권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박성일 음악감독은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대중이 처음 접한 신인 가수를 1위 가수로 만들고, 대형 팬덤을 거느리지 않은 가수를 음원 차트 상위권에 안착시켰다.

지난 3월, ‘이태원 클라쓰’는 종영했지만, 음악은 아직 살아있다. 물론 드라마의 인기에 더해진 시너지일 수 있지만, 종영 후에도 가호 ‘시작’, 하현우 ‘돌덩이’, 김필 ‘그때 그 아인’ 등 ‘이태원 클라쓰’ OST가 멜론 음원 차트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음악감독의 역량이 그 역할을 다수 차지한다. 보는 음악을 넘어 듣는 음악으로 남은 셈이다.

OST를 음원 차트 1위로 만들었고, 더 오랜 기간 사랑받는 음악을 만든 박성일 감독의 ‘이태원 클라쓰’ 그 후가 궁금했다. 그는 최근 마켓뉴스와 만나 근황을 전하고,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호기심스튜디오

#. ‘이태원 클라쓰’ 그 후..

“(코로나19 사태로) 확정됐던 방송이 연기되고, 방송사가 바뀌면서 계획됐던 일들이 일부 미뤄졌어요. 여러 드라마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데, 그게 저한테도 이제야 피부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만큼 코로나19가 드라마 제작 환경과 편성에도 많은 변화를 주고 있어요. 현재는 넷플릭스에서 방송 예정인 판타지물을 준비하고 있어요.”

가호 ‘시작’, 김필 ‘그때 그 아인’, 하현우 ‘돌덩이’는 ‘이태원 클라쓰’의 주요 스토리를 이끌고 간 OST다. 발매 직후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음원 차트에서도 수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드라마가 종영한 지 3개월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음원 차트에 안착, 사랑을 받고 있다.

“여전히 곡이 사랑받고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에요.(웃음) 현재 많은 가수가 행사와 공연을 못 하니 음원에 집중하고 있어요. OST가 잘되려면 우선 작품이 좋아야하고, 곡이 작품에 잘 어울려야 해요. 전주만 들어도 뭔가 생각나게끔 하는. ‘이태원 클라쓰’ OST의 경우 그런데서 일단 프리미엄을 가지고 시작했어요. 또 OST는 무대를 위해 만들어진 음악은 아니기 때문에, 장르가 자유로워요. 팬들 입장에서도 음악이 더 새롭게 들려서 여전히 많이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호기심스튜디오

박성일 감독은 ‘이태원 클라쓰’의 스코어곡 ‘Defence(디펜스)’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디펜스’는 오수아(권나라 분)와 박새로이(박서준 분)의 키스신을 막는 조이서(김다미 분)의 사이다 감성을 표현한 트랙 중 한 곡이다. 박성일 감독이 DJ로 활동 중인 fraktal(프랙탈)과 함께 만들었고, 최근 한국 드라마에서 파생된 연관 콘텐츠의 ‘첫’ 사례를 남길 준비를 마쳤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DJ로 활동하는 분이 ‘디펜스’ 믹스 곡을 보내왔어요. 마치 유럽의 한 클럽에서 나올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원래 ‘디펜스’를 저와 함께 만든 친구도 DJ예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믹스 곡 이야기를 했더니 본인도 다시 믹스를 하겠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두 사람이 두 트랙씩 만들어서 다시 싱글을 내요. 매출보다는 ‘이태원 클라쓰’ 애청자들한테 하는 팬 서비스죠. 제 귀로 듣고 말기에는 아까워서 릴리즈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에요.”

박성일 감독은 “최근 OST 시장이 성숙해졌다. 드라마, 음악 품질이 높아졌다”며 “OST가 더는 어떤 아티스트의 음악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OST를 만드는 사람들의 자세를 언급했다. 드라마를 위한, 듣는 음악을 위해 음악에 큰 공을 들이는 것. 그리고 그 중심에는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아스달연대기’, ‘구해줘1·2’,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등의 OST를 통해 시장을 업그레이드한 박성일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Ma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