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인터뷰] 유아인에게 ‘#살아있다’란? #취향저격 #도전 #시도 #변화의과정
[조정원 기자] 배우 유아인이 영화 ‘#살아있다’를 통해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모습들을 선보였다. 비단 작품 속 캐릭터 뿐만 아니라, 인간 유아인에게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살아있다’ 덕분에 조금 더 친근하고 편안해진 유아인을 만날 수 있다.
“‘#살아있다’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으면서도 제가 이어오던 욕심 같은 것들을 동시에 풀어낼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스스로 환멸을 잘 느끼는 편인데, 그게 턱밑까지 찼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시도나 색다른 도전, 경험에 대한 것들에 대한 욕심이 생겨났었죠. ‘버닝’ 이후에 과도기를 겪으며 고민을 하면서, 기다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선입견들을 해체하고 풀어내야겠다 생각했죠. ‘가치관조차도 새롭게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겠구나’ 하고 저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거쳤던 것 같아요.”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등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유아인은 극 중 어느 날 갑자기 눈 떠보니 정체불명 존재들 때문에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준우 역을 맡았다. 준우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과 공포 속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인물이다.
“개인적으로도 좀비물을 많이 좋아해요. ‘#살아있다’는 기존 좀비물과 차별화된 부분이 있었고, 배우로서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지점들이 있었어요. 장르적 특성이 잘 살아있고, 정통 좀비물의 장르적 특성을 계승하면서도 배우의 활용 방식 등이 색달랐고, 할 이야기들이 많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전에 못해봤던 도전들이 될 수 있다 생각했고, 평범한 청년이 한 번도 가보지 못했을 법한 극단적인 상황에 어떻게 행동할지 큰 폭에서 연기를 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속도감이 있으면서도 힘 있게 가고, 인물의 내면도 깊이 들어가 주는 등 장르물에서 이 정도로 짚어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균형 있고 독특했어요.”
‘#살아있다’의 초반부는 유아인이 오로지 자신 만의 연기로 끌어가야 한다. 작품 속 준우처럼, 유아인도 오로지 혼자만의 힘으로 관객들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모호하고 불안한 지점들은 확실하게 있었죠. 생각보다 더 어려웠어요. 블루 스크린은 상상에 기반을 둔 스킬풀 한 면이 필요한데, 자신은 없었죠.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저 자신에 대한 시험무대였어요. 현실적으로 그려지기 어려운 좀비가 장르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까 했는데, 즐기면서 촬영했어요. 그렇게 할 수 있어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생각해요. 두려움이 있긴 해도, 상황에 깨끗한 리액션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현장 분위기도 젊었고, 신인 감독님과 작업이어서 제가 가져가야 할 책임이라 생각하고 접근했어요. 조금 더 많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초능력을 쓴다거나, 기술력을 요구하는 작품들의 체험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때문에 유아인은 현장에서 소통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집단으로 이뤄지는 창작물 안에서 마음의 예의를 충분히 가지고 시원하게 소통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그런 시도들이 성공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었다.
“준우는 현실에 존재할 것 같은 옆집 청년 같아요. 너무 진지하게 가져가는 것보다, 스스로 편해지고 싶었고, 그런 준우를 보는 관객들이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제가 가지고 왔던 필모그래피를 통해 형성될 수밖에 없었던 이미지를 깨 버리고 싶었고, 좀 더 저와 가까운 모습들을 관객들이 느껴줬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전과 다른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었던 반면에 캐릭터를 풀어내는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었어요. 이런 캐릭터가 그리웠었죠. 작품 자체가 저를 되돌아보고 점검해볼 수 있는 시간을 줬던 것 같아요.”
유아인의 변화 과정은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MBC ‘나 혼자 산다’다.
“그동안은 예능 울렁증이 있어서 출연하고 싶지 않았는데, 울렁증이 있는 있는 제 모습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 같았어요. 정제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을 때는 피해 다녔는데, 어떤 모습이든 자연스러운 제 모습이잖아요. 감추고 가리기보다는 드러내고 ‘이런 놈도 있어’라고 하는 게 더 의미 있겠다 느껴졌어요. ‘스스로 어려워할 때는 사람들도 저를 어려워하고, 편한 상태면 사람들도 편하게 대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었고요. ‘#살아있다’와 ‘나 혼자 산다’와 얼마나 잘 어울려요. 명분도 있고요. 자연스럽게 그런 분위기와 연결고리, 기회와 상황들이 만들어지는데 피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 무엇이 유아인에게 변화를 가져다줬는지는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살아있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