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이슈] 질병 없는 삶을 누릴 수 있을까

기사입력 : 2017-12-04 00:53:00
[마켓뉴스 오해영 기자]
인류 평균수명 150년간 2-3배 증가

질병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질병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시대는 과거 인류 역사,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역사를 모두 합쳐 볼 때 '질병 양상의 변화가 가장 심했던 시대'다. 또 인간의 '생물학적 수명의 증가가 가장 크게 이루어졌던 시대'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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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lipartkorea

지난 150년 동안 인류의 평균수명은 거의 2-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한국은 지난 60년 동안에 본격적으로 수명 증가가 이뤄졌는데 거의 해마다 6개월씩 수명이 증가하는 놀라운 현상을 보여줬다. 이렇게 짧은 기간 안에 몇 배의 수명 증가가 관찰된 경우는 생물종 중에서 인류가 거의 유일하다.

이는 사망률이 감소하면서 생긴 현상인데 이로 인해 현재 질병은 다음과 같은 4가지의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먼저 만성질환(암, 심장질환, 뇌혈관질관,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이 대유행하고 있다. 후기 만성질환(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아토피, 크론병 등)도 등장하고 있다. 국경 없는 질병(사스,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의 전파 등)로 진입하고 있다. 정신질환(인류를 가장 끝까지 괴롭힐 질환)의 대폭발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이런 질병으로 고통 받지 않았다. 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러한 질병과 사투를 벌여야 할까? 그 이유는 과거와 달리 질병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 발생의 위험 요인…급속한 생활환경 변화와 우리 몸의 부적응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질병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이 상당히 변화했다.
현대인은 수렵채집 시기에 비해 섭취하는 먹거리의 구성과 칼로리의 양이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 비해 신체 활동량이 크게 줄었다. 음주와 흡연과 같은 새로운 생활습관이 생겼다. 대기오염이나 환경호르몬과 같은 화학물질에 새롭게 노출되고 있다. 훨씬 경쟁적인 사회적 인간관계 안에 처하게 됐다. 또한 전 세계 도시들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세계화 또한 위험을 낳고 있다. 이들이 모두 새로운 질병 위험 요인들로 작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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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lipartkorea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세계적으로 사망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은 폐렴, 결핵, 위장염이었고 이들 질환들이 전체 사망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그런데 21세기 초인 현재 주요 사망 요인은 심장질환, 암, 뇌혈관질환이고 이들 질환이 '전체 사망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사망 원인이 되는 질환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이 사망 원인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 또한 크게 증가한 것이다. 만성질환은 전염병과 같이 인류가 문명시대로 들어선 이후에 발생한 질환이지만 전염병과는 아주 다른 요인에 의해 생긴다. 전염병이 미생물에 의해 초래된 질병이었다면, 만성질환은 '생활환경'에 의해 발생되는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생활환경의 급속한 변화와 우리 몸의 부적응이 21세기 질병의 주요 원인이다.

인류의 질병 역사에서 일관성 있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새로운 환경에 노출될 때에는 그에 대한 적응이 일어날 때까지 질병 발생이 증가 됐다. 때로는 역사의 방향을 바꿀 만큼 심각한 경우들이 많았다.

어느 때보다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현재의 생활환경에 우리 몸이 적응을 하지 못해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것이 만성질환, 후기만성질환 등과 같은 질병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즉 우리 몸과 유전자가 미처 적응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급속한 환경의 변화가 21세기 질병의 주요 요인이다.

건강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질병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인가?

건강은 우리를 둘러싼 생활환경과 우리 몸이 조화로운 상태, 즉 다음 세대가 존속할 수 있도록 하는 생명체의 상태다. 그런데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가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깨지면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질병은 이 균열이 메워지지 못할 때 나타나게 된다.

결국, 질병이란 다양하게 존재하는 인체 내부와 외부 생활환경 요인들 간의 균형과 조화가 깨지면서 인체의 구조와 기능이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의 어떠한 변화들이 질병을 초래하는지, 또 앞으로 인류가 겪게 될 변화는 어떤 질병을 발생시킬 것인지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오늘날 발달된 현대 의학의 의료 현장에서는 왜 오진이 일어나는 것일까?

오늘날 병원에서는 상당히 많은 오진 혹은 부적절한 의료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병의 악화를 경험하거나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과학으로서의 의학, 질병 중심의 의학을 기치로 내세웠던 현대 의학의 의료 현장에서 이러한 일들이 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환자가 처해 있는 '생활환경'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질병 종식의 첫걸음, 질병 발생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질병 종식을 위한 첫걸음은 '질병과 건강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특정 미생물이나 유전자 같은 생물학적 요인이 특정 질병을 직접적으로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보는 '생의학적 질병관'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질병관으로는 만성질환을 비롯한 새로운 질병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다. 어느 한 요인을 질병의 원인으로 특정 지운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질병이란, 인체 내부 및 외부의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인체의 구조와 기능이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나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는 앞으로는 인체 내부와 외부 환경의 다양한 요인들 간의 균형과 조화가 깨져서 질병이 발생한다는 논리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적 질병관'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질병 종식, 우리 몸의 5가지 방어 시스템

홍 교수는 변화하는 질병에 대항해 우리 몸이 취할 수 있는 5가지 방어 전략을 주장한다.
5가지 방어 시스템으로 미생물과 협력하며 함께 사는 '공생 시스템', 독성물질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는 '독물대사 시스템', 외부 침입자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면역 시스템', 건강한 노화 과정을 거치는 '건강노화 시스템', 그리고 인체 기능을 강화시키는 '재생 시스템'을 지목하고 있다.

이러한 방어 전략을 보다 더 향상시킬 때 우리 몸은 질병에 더 잘 대응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질병을 종식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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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lipartkorea

질병 시대의 종식을 위해 개인적 실천 사항과 사회적·세계적 전략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질병을 초래하는 것은 개인의 생활습관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나 환경오염, 생활 화학물질의 증가와 같은 요인들도 질병의 발생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요인들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개선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공동체 사회가 각 개인들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되어 가야 한다. 이는 오늘날에는 질병 대응에 있어서도 지역, 국가를 넘어 세계라고 하는 공동체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질병 종식을 위한 전략들을 정리해 보자.

먼저 질병 치료 시대가 아닌 '포괄적 건강 관리 시대'가 되어야 한다.
질병을 바라보는 시각을 '생의학적 질병관'에서 '시스템 의학적 질병관'으로 바꿔야 한다.
일괄적 진단 및 치료법이 아닌 개인 맞춤의료 및 '시스템 의학'이 시행되어야 한다.
우리 몸의 5가지 방어 시스템(면역, 공생, 재생, 독물대사, 건강노화 시스템)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다양한 먹거리 섭취, 음주와 흡연 등 개인 생활습관 개선, 신체 활동량 증가, 환경호르몬에 대한 노출 자제 등 개인적 실천이 병행돼야 한다.
환경오염 및 대기오염, 기후 변화, 경쟁적인 사회구조 개선 등 사회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
병원균의 전 세계적 이동에 대해 세계적 차원에서의 공동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의학 교육과 의료 시스템이 질병 중심이 아닌 '환자 혹은 사람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전산화되고 자동화되고, 지역 간 네트워크화된 '의료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소득 불평등의 심화, 과학 기술의 불균형 발전, 의료 접근성의 차이, 의학 기술의 무분별한 사용 등으로 '생물학적 불평등'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감염병이나 만성질환 혹은 후기만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갖는다고 해서 곧바로 인류의 질병이 종식되고 유토피아가 도래하는 것은 아니다. '소득 불평등의 심화', '과학 기술의 불균형 발전', '의료 접근성의 차이' 등이 유지되거나 더욱 심화되면 의료 기술 발전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여전히 질병의 고통을 받는 집단이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과학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성과를 비대칭적으로 풍요롭게 누리게 되는 일부 집단이 존재하게 될 것이고 결국에는 그 집단만이 생물학적 기능 강화를 통해 뛰어난 능력을 소유하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생물학적 불평등'이 현실화되는 순간 미래 사회는 돌아올 수 없는 길, 즉 화해할 수 없는 '갈등과 대립의 시대'에 들어서는 것이다.

질병의 종식은 질병 예방과 치료의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바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의학 기술을 실현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과 질병의 종식에 이르는 전략을 갖추었을 때만 이뤄질 수 있다. 질병은 그동안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하지만 이제 질병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이해, 철저한 대응 전략을 통해 우리는 점차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료: 질병의 종식 (저자 홍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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