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외국인 채권투자 7.1조원...11년만에 최대
상태바
5월 외국인 채권투자 7.1조원...11년만에 최대
  • 조기성
  • 승인 2019.06.13 12: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마켓뉴스 박희만 기자] 지난달 외국인 채권투자액이 전월대비 60억4000만달러(약 7조1622억원) 증가했다. 2008년 4월(61억5000만달러) 이후 11년1개월만에 최대치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스왑레이트 하락에 따른 차익거래 수요도 컸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5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채권투자액이 60억4000만달러 순유입됐다. 2008년 4월 이후 최대치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4월말 1168.2원에서 지난달말 1190.9월까지 올랐다. 전일에는 1182.6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채권 가격이 상승하지 않아도 달러를 보유한 외국인 입장에서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 예컨대 환율이 1000원일 때 액면가 1억원 채권은 10만달러이나 환율이 1200원으로 오르면 같은 채권을 8만3333달러에 살 수 있다.

환율이 중장기적으로 1200원선을 넘어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추가 상승하면 외국인 입장에서 손해를 입게 되는데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반영됐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채권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와 세계경제 둔화로 한국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시각이 많다. 지난달 3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것이 채권투자액 증가한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성향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이 유입돼 단기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은은 4월 스왑레이트 하락이 또 다른 채권자금 유입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4월말 원/달러 스왑레이트(3개월)는 -1.38%을 기록했다. '셀 앤 바이(현재 달러를 팔고, 3개월 후 되사는 거래)'를 통해 리스크 없이 약 1.4% 수익률을 거둘수 있다.

원화를 보유한 기간동안 만기가 3개월이 남은 채권을 매수하면 환차익에 더해 채권이자율(약 1.5%)을 더한 2.9% 수익을 얻는다. 국제금융거래 기준이 되는 리보(LIBOR, 런던은행 간 금리)가 지난달 약 2.4~2.5% 수준에서 등락해 수익 0.5%포인트(p)를 위험없이 단기간에 취할 수 있다.

단 차익거래를 목적으로 유입된 채권투자자금은 3개월 후 다시 한국을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 1월에도 스왑거래를 이용한 차익거래로 32억3000만달러 채권투자자금이 순유출됐다.

한은 관계자는 "4월과 5월 스왑레이트가 0 이하로 내려가면서 차익거래자금이 한국 채권시장에 유입됐다"며 "수개월 뒤 다시 한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으나 그 비중이 저가매수에 비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달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전월대비 25억8000만달러 줄었다. 미중 갈등 심화 등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진 때문이다.



박희만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