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분석:제약·바이오④] 한국, 지금 바이오 버블인가

기사입력 : 2018-03-24 21:55:00
[마켓뉴스 한경아 기자] 제약업종은 지속적인 바이오 버블 논란에 시달려 왔다. 불과 몇 달전까지만 해도 장미빛 전망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사라졌다. 높은 밸류에이션(Valuation)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요구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제약업종은 최근까지 침체기를 걸어왔다.

한국, 2005년 일본?

해외사례와 현재 한국의 상황을 비교한다면 대표적인 국가로 일본을 들 수 있다. 한국은 일본과 유사한 경제성장 과정을 겪어왔고(사실 한국이 후행했고), 양국가 모두 제약산업은 정부의 규제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산업이라는 점도 유사하다.

일본 제약산업의 근본적인 변화는 2005년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과거 매출액 대비 7%수준에 불과하던 연구개발비용에 대한 투자가 2005년부터 과감하게 증가하며 최근에는 매출액 대비 12% 수준까지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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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약산업 R&D 지출 추이, 자료 : 일본 총무성,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물론 일본의 연구개발 투자는 거슬러 올라가면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1970년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5%가 채 되지 않았던 반면, 1980년대 중반에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7% 수준까지 상승했다.

대규모 약가 인하가 연구개발비 투자의 촉매제

역설적이지만 일본과 한국의 연구개발비 투자 증가는 선행적으로 정부의 대규모 약가인하정책이 있은 후 이루어 졌다. 일본은 1980년대 초반 정부에 의한 대규모 약가인하가 있었고, 이후 1980년대 중반부터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가 시작되었다.

약가인하로 인하여 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연구개발비 투자가 증가하는 것이 모순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약사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제약업은 결국 규제산업’이라는 인식을 확신하게 되는 결론을 내리게 된 계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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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규제산업인 제약업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결국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신약개발만이 궁극적인 제약업의 돌파구 임을 인지한 결과일수도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2000년의 정부의 실거래가 약가인하, 2012년 정부의 일괄약가 인하 정책 등 대규모 약가인하 정책이 시행 된 이후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한국의 제약사들도 2000년 이후 꾸준히 연구개발비 투자를 증가하고 있었고, 최근의 과감한 연구개발비 투자 증가는 2012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였다.

연구개발 성과 도출, 제약업 주가도 상승

연구개발비 투자가 증가하면서 양국 모두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기 시작한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부터 투자의 결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2000년대가 되면서 FDA 승인을 받은 신약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당연히 일본 제약업의 주가 프리미엄도 상승해 2005년 이후 주가의 리레이팅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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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토픽스 제약지수 수익률,자료 : Bloomberg

한국의 경우도 유사하여 2015년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을 필두로 가시적인 연구개발의 성과가 도출되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제약업의 주가 프리미엄도 상승하여 2015년 이후 주가의 리레이팅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의 제약업종의 주가가 최근 조정을 받고 있으며, 연구개발비와 약가인하의 효과로 인하여 PER 밸류에이션(Valuation)의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약가인하와 연구개발비용 투자가 증가하는 구간에서는 제약업의 주가가 조정을 받아왔던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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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스피 의약품, 코스탁 제약 지수 수익률, 자료 : Bloomberg

물론 대만의 사례와 같이 Medigen과 같은 주요 제약사의 임상 3상 실패뉴스로 인한 제약업종의 전반적인 하락도 있을 수 있겠지만, 한국의 경우는 2016년 12월 사노피와 한미약품의 계약 수정 사례만이 주가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결국 한국 제약업종의 주가도 일본의 사례처럼 수출이 증가하고, 기술개발의 가시화가 나타나게 된다면 다시 리레이팅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의 상황은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도출되기 전이지만, 각 제약사들이 연구개발비용을 늘리며 활발한 신약개발을 진행하는 투자확대 국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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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아 기자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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