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포커스] 뇌과학이 밝혀낸 ‘믿는 뇌’ 메커니즘

기사입력 : 2018-05-07 01:45:00
[마켓뉴스 한창호 기자] 뇌는 신을 만들고, 신은 뇌를 만족시킨다

세계 성인 인구의 80%가 신앙인이다. 그들이 종교활동에 쓰는 시간은 하루에 104억 시간이다. 왜 이렇게 엄청난 시간을 종교에 쓰는 걸까?
결론적으로, 신은 뇌를 만족시킨다. ‘신’은 죽음에서부터 충동을 억누르는 연애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삶의 고통을 다스리거나 달래주는 역할을 한다.

뇌 속에는 신과 관련된 그 무엇이 끊임없이 작동하고 있다. 사후세계, 지옥, 천국, 악마, 천사, 그리고 교만과 우월감이라는 이 놀라운 관념을 뇌 말고 무엇이 만들어낼 수 있는가? 사람들은 우선 상상하고 믿고, 그 믿음에 따라 행동한다. 수세기 동안 가톨릭교도들은 내세(또는 천국)의 삶을 보장받기 위해 면죄부를 돈으로 샀다. 오늘날 한국, 미국 등지의 수많은 기독교인들은 종교단체에 가장 많은 돈을 기부한다. 천국이나 구원이 있다는 설정은 대단히 유혹적이다. 내세의 삶이 약속된다면 사람들은 억만금이 든다 해도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아마도 종교의 가장 강력한 대표 상품을 들라면 ‘내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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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lipartkorea

종교가 매혹적인 ‘구원’을 이야기하며 유혹할 때 사람들은 종교적 믿음을 간절히 갈망한다. 믿음은 우리가 자주 무시하는 뇌의 ‘편견’에 의해 지속된다. 편견 때문에 뇌는 자신의 믿음에 어긋나는 생각이나 증거를 본능적으로 거부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독교인은 신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뇌는 불편함을 느끼면 스스로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작동한다. 만약 그 불편함을 오랫동안 해소하지 못하면, 뇌의 주인은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마법사의 저주를 받은 호주 원주민이 스트레스로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이른바 ‘부두 데스(voodoo death)’가 그런 경우다. 우리의 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종교는 도덕규범을 뇌에 주입한 후 신도들에게 스스로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하게 한다. 규범을 어기는 자는 죄의식으로 고통받고 회개를 갈구하게 만듦으로써 이들이 뇌의 위안을 찾아 매주 자발적으로 성당이나 교회에 나오게 만든다.

신은 뇌를 위안해준다(brainsooting). 신은 뇌가 정말 궁금해하는 존재의 원리와 이유 혹은 사후세계에 대해 설명해준다. 불편함을 해소해준다. 만족감마저 준다. 미래 혹은 내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삶은 뇌에 스트레스를 준다. 사람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 휴일, 휴가, 운동, 잠, 오락, 마약, 알코올 같은 것들에 의존하지만 일시적일 뿐이다. 이때 종교가 손짓한다. 그리고 말한다. 내세의 삶이 있으니 의심을 풀라고. 믿음으로써 구원 받으라고.

이렇듯 종교는 ‘믿음’을 분비한다. 종교활동을 하는 동안, 사람들의 뇌는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화학작용을 일으켜 샹그릴라를 경험하는 듯한 초월적인 느낌을 받는다. 종교는 뇌의 생화학 체계 자체를 바꾼다. 참으로 놀라운 믿음의 기능이 아닌가?

우리가 교회나 절에 가고, 기도나 명상을 하는 이유

종교의식, 기도, 명상 등 종교활동은 뇌의 화학작용을 일시에 변화시킨다.
예로, 기도를 하는 동안, 사람들은 감정·행동을 통제하는 전두엽과 사고·연상·인식 기능을 하는 하두정엽이 활성화된다. 기도는 매우 조용히 이루어지지만 뇌는 강렬하게 반응한다. 기도를 많이 하면 할수록 뇌가 활성화되어 감정 조절과 사고 인식 기능, 그리고 기억력이 향상된다. 따라서 기도는 신을 만나는 행위이기 이전에 사람들이 자신의 뇌와 마음을 달래고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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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lipartkorea

따라서 교회 지도자들이 부흥회나 종교의식을 빈번하게 실시하는 이유는 사실상 신도들의 뇌를 달래고 지속적으로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강렬한 정서적 변화를 일으키는 종교 부흥회와 종교의식은 사회적 뇌 영역들(전두피질, 전두대상피질, 해마, 편도, 소뇌, 뇌섬엽)을 활성화시켜 신도들의 감정과 기억을 지배하며 내세에 대한 믿음, 신에 대한 복종을 가능케 한다.
신앙인들은 뇌를 안심시키고 뇌에 활력을 주면서 뇌에 영향을 미치는 종교활동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그것은 주로 세 가지 수단 즉, 종교적 교류, 의식, 믿음을 통해서다. ‘종교적 교류’ ‘의식’ ‘믿음’이라는 삼총사는 신앙인들의 스트레스를 체계적으로, 그리고 확실히 줄이는, 일종의 클럽하우스 역할을 한다.

온화하고, 편안하며, 반복적인 종교적 교류는 뇌에서 불길한 공포감을 없애준다. 이때 전두피질, 전운동피질, 해마 같은, 타인에 대한 ‘마음읽기’를 가능하게 하는 거울 뉴런이 작동한다. “우리는 똑같은 신을 믿어” “우리는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주고 받는 교회 친구와 분위기에 뇌가 쉽게 압도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또, 종교의식은 신체를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종교의식은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뇌에 집중되는 것을 분해한다. 무엇보다 종교의식은 혈압을 떨어뜨린다. 연구에 따르면, 혈압 감소 효과는 식물 가꾸기나 애완동물 보살피기를 할 때도 발견된다. 이 때문에 빡빡한 도시 환경 속에서도 사람들은 화초와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이다. 이렇듯 신체에 미치는 종교활동의 긍정적인 효과 때문에 신앙은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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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믿음은 복잡한 인간 존재와 사회적 삶을 단순화하는 데 확실히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종교적 믿음은 삶의 복잡성 때문에 초래된 모호함과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명료함과 정신적 질서의 실제 근원이 무엇이든 간에, 부산하고 혼란스러운 삶에 대한 성스러운 설명을 접할 때마다 사람들은 만족감을 느낀다. 종교의식이 신체를 편안하게 하는 것과 비슷하게 믿음은 뇌를 편안하게 해준다.

우리는 이런 종교의 작용 때문에 매주 교회나 절을 찾아 뇌의 위안 효과를 연장하려 한다. 우리는 종교활동을 하면서 “신과 하나 됨을 느낀다… 일상생활의 그 어떤 것도 이렇게 만족을 주지 못한다”고 느낀다. 이같은 구체적인 경험으로 인해 사람들은 종종 논리와 경험적 타당성이 약한 종교를 신봉하거나, 자신의 종교가 진실되고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신의 뇌'는 종교활동을 하는 동안 뇌 신경회로의 활성화와 신체ㆍ정신적 변화, 기도나 명상ㆍ역적 체험의 진실, 종교적 메시지의 뇌 위안 효과와 ‘믿는 뇌’의 작동 메커니즘 등 인간의 신앙 욕구가 뇌와 깊숙이 관련돼 있다. 따라서 종교의 진정한 ‘구원’이란 사실상 초월적인 것이라기보다 ‘생물학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참고자료: 신의 뇌- 신은 뇌의 창조물 뇌과학이 밝혀내는 ‘믿는 뇌’ 의 메커니즘 (저자 라이오넬 타이거, 마이클 맥과이어)

한창호 기자 che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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