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캣 분석:블록체인⑨] 크립토 버블, 찬반 '논란'

기사입력 : 2018-06-28 21:00:00
[마켓뉴스 한창호 기자] 버블과 폭락

자산 가격이 펀더멘털 가치(fundamental value)를 초과할 때 우리는 버블이라고 말한다.
로버트 실러 교수는 불합리한 기대가 충만할 때, 자산 가격은 합리적으로 추정한 펀더멘털 가치를 넘어설 수 있는데 이는 종국에 급격한 가격 폭락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버블이란 어느 누구도 버블이라고 선험적으로 규명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말했다.

크립토 버블, 닷컴버블과 유사

지난해 암호화폐 가격 폭등은 가히 ‘크립토 버블’이라 부를 만 했다. 크립토 버블이 튤립버블보다는 닷컴버블에 가깝다. 튤립은 인류 삶에 변화를 불러오지 못했지만 닷컴버블 이후 생존한 기업들은 실제 세상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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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자산 버블,자료: The Economist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버블은 역사적으로 손꼽히는 버블이다. 당시 경기 호황과 동인도회사 투자 열기가 불면서 튤립 투기가 발생했다. 튤립 구근 가격이 오를수록 더 희귀한 최고급 튤립 품종을 개량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아직 꽃이 피기도 전에 미래 어느 시점에 매매한다는 계약을 사고파는 선물거래까지 등장했다. 튤립 가격은 폭등했다가 어느 순간 급락했다. 더 높은 가격에 튤립을 사겠다는 사람이 사라지는 순간 가격은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갔고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남겼다.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 역시 매우 뜨거웠다.

당시 인터넷 사업을 정관에 넣으면 실제 아무런 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주가만 올랐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1996년 상장한 야후 주가는 2000년 초 주당 240 달러까지 상승했다가 1년만에 30달러로 하락했다. 기업의 내재 가치를 크게 초과한 버블은 결국 터지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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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사진=pixabay

지난해에는 블록체인과 관련해 유사한 현상이 일어났다.

미국 나스닥(NASDAQ)에 상장된 무알콜 음료 회사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 (Long Island Iced Tea Corporation)’사가 사명을 ‘Long Blockchain Corporation’으로 변경하자 주가가 세배로 뛰었다. ‘바이옵틱스’라는 이름의 바이오테크 회사도 ‘라이엇 블록체인(Riot Blockchain)’으로 사명을 바꾸고 블록체인 산업 진출을 발표했다. 라이엇 주가는 네다섯배 가량 올랐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롱 블록체인에게 상장폐지 처분을 내렸다. 롱 블록체인 사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용해 이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라이엇 블록체인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했다. 두 회사 모두 블록체인과는 전혀 관련없는 사업을 영위하던 중 블록체인이 인기를 얻자 시류에 편승해 사명 변경으로 주가를 띄웠다는 의혹을 샀다.

블록체인은 새로운 버블의 역사로 사라지게 될 것인가?

판단하기 빠르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1994년 설립된 아마존은 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당시 주목받던 회사였다. 닷컴 버블 붕괴 후 고전했지만, 이후 꾸준히 성장해 20년이 지난 오늘 날 공룡 기업이 되어 세계를 먹어 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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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닷컴 버블 당시 아마존 주가, 자료: Yahoo Finance

버블은 지나고 나야 버블인지 판단할 수 있다. 블록체인도 버블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기술은 발전하고 있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우리에게 새로운 아마존을 찾을 수 있는 안목이 있느냐 여부다. 아마존도 닷컴버블 당시 무수히 많은 주식 중 하나였고 온라인 서점의 벨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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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 년간 아마존 주가, 자료: Yahoo Finance,

지난해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뜨거울 때, 국내 증시에서도 블록체인 신사업에 진출한다거나 ICO를 추진한다는 보도로 주가가 움직이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어떤 주식에 투자해야 하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블록체인 산업의 도입기다.

누가 진정한 승자가 될 지 예측하기에 앞서 기술의 변화 방향과 이를 통해 변화할 세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변화 방향을 따라가다보면 전혀 의외의 곳에서 비즈니스 아이디어나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상력과 열린 토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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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기자 che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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