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막 내린 연극 '해피엔딩',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스테디셀러'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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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막 내린 연극 '해피엔딩',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스테디셀러'가 되기를
  • 최종민 문화부 기자
  • 승인 2019.12.23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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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호창 인스타그램
사진=김호창 인스타그램

지난 15일 대학로 스카이씨어터에서 관객의 호평 속에 막을 내린 극단 가배의 연극 '해피엔딩(제작 강민조, 작 김광탁, 연출 최성봉)'에 대한 여운이 꽤 짙다.

연극 '해피엔딩'은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이면서도 위트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때론 유쾌한 웃음으로, 때론 뭉클한 감성으로, 가볍거나 무겁지 않게 적절한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극을 이끌어간다.

절대 가벼운 소재가 아님에도 극의 중심을 우직하게 붙잡고 갈 수 있는건 바로 연출의 힘이다. 소재주의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 관객과의 호흡과 거리를 충분히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역력하다.

'해피엔딩'은 오래 전 중풍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모시고 반지하 단칸방에서 살면서 때수건, 좀약, 빨래집게 등을 팔며 노점상을 하는 주인공 미남이 맹인이자 애인인 순애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작품으로, 매회 관객들의 눈물 샘을 자극하며 점차 입소문을 탔다.

특별한 주인공이 등장하기보다 우리 주변에 소외되어있지만 지극히 평범한 이웃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 이 작품은, 바로 비장애인인 이들에게 바치는 한 곡의 노래와 같은 연극이다.

사진=김호창 인스타그램
사진=김호창 인스타그램

특히 주인공 미남 역을 맡은 배우 김호창은 이전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연기의 스펙트럼이 한층 넓어진 느낌이다. 그 동안 tvN '푸른거탑'과 올해 방영한 '남자친구'에서 비열하고 악랄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재치만점 캐릭터를 주로 선보여온 그가 이번 연극을 통해서는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같은 미남 역을 맡은 한덕호는 김호창이 창조해낸 미남과는 또 다른 감성으로 짙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으며 미남의 아버지인 이태훈, 박경근을 비롯하여 한록수, 장연익, 조혜선, 노시아 등의 배우들 또한 무대 내공이 상당하여 90분이라는 런닝타임이 짧게만 느껴질 정도다.

가벼운 요소들이 난무하는 대학로 상업극 속에서 피어난 한 송이의 '꽃 같은' 연극 '해피엔딩'의 향후 공연 계획은 미정이다. 다만 이 작품이 다시 관객들을 찾았을 때에는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마음을 꾸준히 움직일 수 있는 '스테디셀러극'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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