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좋은 사람이란?” 물음 던지는 ’렁스’, 웰메이드 2인극 될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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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좋은 사람이란?” 물음 던지는 ’렁스’, 웰메이드 2인극 될까(종합)
  • 변진희 기자
  • 승인 2020.05.15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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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변진희 기자
사진=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좋은 사람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 ‘렁스’를 통해 펼쳐진다. 최근 대학로에서 각광받고 있는 2인극으로 선보이는 ‘렁스’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연극 ‘렁스’ 측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박소영 연출과 배우 김동완, 이동하, 성두섭, 이진희, 곽선영이 참석했다.

영국 작가 던컨 맥밀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렁스’는 ‘우리는 좋은 사람일까?’라는, 좋은 사람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인물의 여정을 그리는 2인극이다.

연출은 연극 ‘오만과 편견’, 음악극 ‘테일’,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을 맡은 박소영 연출이 맡았다.

박소영 연출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남자와 여자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와중에 모순적인 부분이 많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상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어떻게 각색하고, 불편한 부분을 없앨지에 대해 고민했다”면서 “배우들과 이야기하면서 미화시키지 않고 온전히 인물을 그대로 올리기로 했다. 최대한 원작을 훼손하지 않고 올리는 것에 포커스를 뒀다”고 연출 포인트를 언급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각 배우들은 자신이 신고 있던, 혹은 선물 받은 신발을 무대 가장자리에 일렬로 내려놓는다. 이에 대해 박소영 연출은 “신발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인물들이 겪은 발자취를 의미한다. 공연 자체가 두 사람의 인생,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그들이 걸어온 곳에 신발을 나열하도록 했다”면서 “배우들의 등장, 퇴장이 없이 진행되는 극이다. 공연이 다 끝나고, 배우들이 떠났을 때 신발만 남은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의도를 밝혔다.

사진=연극열전 제공
사진=연극열전 제공

상대에 대한 이해와 위로에 서툴러 긴 시간을 돌아 서로를 인정하게 되는 남자 역에 김동완, 이동하, 성두섭이 캐스팅됐다.

특히 이번 ‘렁스’로 첫 연극 연기에 도전하는 신화 김동완은 “연극열전 작품을 꼭 하고 싶다고 했었다”라고 말문을 열며, “사실 우리가 살면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쉽지 않은데,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물음을 많이 던지는 작품이다. 좋은 사람이 뭔지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어떤 좋은 부분을 따라가면서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간 ‘풍월주’, ‘여신님이 보고 계셔’, ‘이토록 보통의’, ‘경종수정실록’, ‘샤이닝’ 등 다수의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난 성두섭 역시 대본에 끌려 ‘렁스’ 출연을 확정했다. 그는 “우리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하는 행동에는 모순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고 전했다.

이진희, 곽선영은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신념으로 갈등하고 부딪히며 성장하는 여자 역을 맡았다.

현재 tvN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해 주가를 올리고 있는 곽선영은 오랜만의 무대에 대한 떨림을 전하면서 “극을 준비하면서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례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때로는 나도 이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 말을 해줘서 시원하다거나 등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이해하고 싶어서 열심히 대본을 봤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진희는 ‘렁스’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공연을 보면 좋은 사람에 대해 고민하게 될 거다. 저희도 연습하면서 좋은 사람에 질문을 받았다. 시험을 보는 기분이었다”면서 “여기에 나오는 두 남녀가 좋은 사람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이들이 하는 이야기로 좋은 사람이 뭘까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제 개인적으로는 ‘렁스’를 하면서 좋은 사람이 무엇인지 더 어려워졌지만, 나름대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사진=변진희 기자
사진=변진희 기자

2명의 배우들이 오롯이 90분가량의 공연을 채워야 하는 만큼, 이들에게 배정된 대사량이 엄청나다. 각 배우들은 실수 없이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치열하게 연습했고, 더욱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한 수정 작업 또한 거쳤다.

이동하는 “지문이 없고 대사로만 이뤄져 있어서 힘들었다. 상대방이 대사를 할 때 치고 들어가는 부분도 있어서 어려웠다. 그래서 치열하게 준비했다”라고, 성두섭은 “처음에 대본을 읽었을 때 너무 재밌어서 작정했다. 다들 너무 빨리 외우길래, 저도 못지않게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다”라고 밝혔다.

곽선영은 “대사량이 엄청 많았는데, 연습하는 내내 계속 수정도 했다.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정을 거듭했다. 저랑 진희 씨는 머리를 뜯으면서 외웠던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최근 ‘쓰릴미’, ‘데미안’, ‘언체인’, ‘최후진술’ 등 2인극이 관객들의 호평 속 인기를 모으는 가운데 ‘렁스’ 역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박소영 연출은 “’렁스’가 웰메이드 2인극이 될 수 있을 것 같나?”라는 물음에 “그렇게 됐으면 한다”라면서 “삶에서 부딪힐 수 있는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저희의 이야기를 듣는 관객분들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렁스’를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동하는 “특별한 형식의 작품을 보고 싶으면 꼭 보셨으면 한다”라고, 성두섭은 “대화란 이런 것이다라는 걸 느끼고 싶다면 꼭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김동완은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내뱉는 극이기 때문에, 보신다면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거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렁스'는 지난 9일 개막해 오는 7월 5일까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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