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재취업의 성공 요인은?...“자격증·실무교육 통해 일자리 따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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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재취업의 성공 요인은?...“자격증·실무교육 통해 일자리 따내”
  • 박우진 기자
  • 승인 2023.05.0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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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년특화과정 입학생 평균 연령 55.8세... 60대 이상 39.2%, 50대 38.9%, 40대21.9% 順
폴리텍 ‘신중년특화과정’ 통해 전국 35개 캠퍼스 2500명 교육
한국폴리텍대학이 올해 2500명 규모로 중장년 취업준비생의 재취업 지원에 나섰다.  사진은 항공캠퍼스 신중년특화과정 ‘항공기 기체 제작’ 교육생들이 항공기 기체 조립(리벳) 실습을 하는 모습. 사진=폴리텍대학 
한국폴리텍대학이 올해 2500명 규모로 중장년 취업준비생의 재취업 지원에 나섰다.  사진은 항공캠퍼스 신중년특화과정 ‘항공기 기체 제작’ 교육생들이 항공기 기체 조립(리벳) 실습을 하는 모습. 사진=폴리텍대학 

[마켓뉴스] 50대(代) 진입을 코앞에 둔 정홍주 씨는 경남 사천에서 20년간 학원을 운영하다 자녀 교육을 위해 다른 도시로 이사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낯선 곳에서 새로 시작하는 부담감, 어린 학생들과의 세대 차이로 고민이 컸던 터라 결국 학원 사업을 접게 됐던 것이다. 

정씨는 1년 여간 고민하다 직업훈련으로 눈을 돌렸다. 마침내 지난해 8월부터 3개월간 하루 6시간씩 폴리텍 항공캠퍼스에서 ‘항공기 기체 제작’ 신중년특화과정 교육을 받고 재취업에 성공했다. 정씨는 현재 항공기 부품 표면처리 기업 품질관리 부서에서 검사직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검사직을 하려면 도면 해독이 능숙해야 한다”며 “항공기 부품은 L(왼쪽), R(오른쪽) 구분이 어려운 게 많은데, 폴리텍에서 교육받고 어려움 없이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일 아침 일어나 출근할 곳이 있다는 사실에 보람차게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의 이 과정에는 정씨처럼 수료 후 재취업에 성공하는 교육생이 늘고 있다. 취업률은 2021년 78.9%에서 2022년 81.8%로 높아졌다. 이에 폴리텍대학은 올해 2500명 규모로 중장년 취업준비생의 재취업 지원에 나섰다. 

폴리텍 항공캠퍼스 항공기계과 정화 교수는 “최근 여객 수요가 회복되고, KF-21·FA-50 양산에 대비하면서 기업체로부터 구인 의뢰가 꾸준하다”며 “중장년을 대상으로 부품 가공, 조립 등 핵심 실무기술을 가르쳐 인력이 필요한 지역 기업체로 재취업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홍주 씨와 같이 다시 일하고 싶은 중장년이라면 폴리텍 신중년특화과정에서 새 도전을 시작할 수 있다. 신중년특화과정은 만 40세 이상 중장년의 전직, 재취업을 돕는 직업훈련과정이다. 교육기간은 3~6개월로 교육과정 대부분이 △설비관리, 건설기계 등 자격 취득에 따라 재취업이 용이한 직종 △용접(울산), 패션(대구) 등 지역산업 수요를 반영한 직종으로 구성됐다. 올해는 전국 35개 캠퍼스에서 2,5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신중년특화과정은 자격 취득과 실무교육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짜여있다. 경력 등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라는 게 폴리텍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례로 남인천캠퍼스 ‘전기시스템제어’ 과정은 교육생들이 최근 2년 연속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100% 취득하는 쾌거를 거뒀다. 스마트전기과 김홍용 학과장은 “필기시험 합격률이 평균 30% 초반임을 고려하면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며 “재취업에 대한 열의가 대단해 국가기술자격을 두 종목 이상 취득하는 교육생도 60%가 넘는다”고 했다.

고령층의 직업훈련 참여도 눈에 띈다. 폴리텍에 따르면, 지난해 신중년특화과정 입학생 평균 연령은 55.8세였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대 이상이 39.2%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38.9%), 40대(21.9%) 순이었다. 

60대 중반 남성 이정희 씨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8년, 시설관리원으로 2년간 일하다 1년 반 전 그동안 하던 일을 그만뒀다. 이씨는 생계를 위해 다시 일자리를 찾아야 했다. 그러다 고용센터에서 실업급여 상담을 받다가 신중년특화과정을 알게 됐다. 그는 지난해 폴리텍 영주캠퍼스에서 ‘용접전문기술’ 직업훈련에 참여해 온수온돌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1월 아파트 시설관리팀장으로 재취업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정희 씨는 “경력을 증명할 자격증 하나 없었는데, 신중년특화교육을 받고 막막했던 재취업에 성공했다”며 “건강할 때 더 활력 있게 일하고 싶다. 용접 분야 자격증 취득에도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폴리텍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신중년특화과정 수료생 중 절반 이상(57.5%)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임춘건 폴리텍 이사장 직무대리는 “일하고 싶은 중장년의 직업훈련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작년부터 훈련 인원을 기존 1500명에서 2500명으로 크게 늘렸다”며 “산업·인구구조 등 노동시장 여건 변화로 중장년층 일자리 이동이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중년특화과정을 통해 재취업 역량을 갖추고 다시 사회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중년특화과정 모집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폴리텍 홈페이지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전국 캠퍼스별로 모집 과정과 일정이 서로 달라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 [박우진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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