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경영] 어떤 병원이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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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경영] 어떤 병원이 살아남을까
  • 한창호
  • 승인 2018.04.3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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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뉴스 한창호 기자] 2010~2020년 의료시장 시나리오

"병원이 문을 닫을 거라고?"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이런 말을 꺼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10년 후 실제로 10%의 병원이 부도를 맞았다.
조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병원들이 이를 외면하며 변화의 흐름에 대처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다가올 10년은 어떨까?
병원을 비롯한 의료산업계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글로벌 차원에서 의료산업을 선도해온 삼정KPMG가 ‘의료시장 10년’을 내다봤다. 한마디로 ‘의료전쟁 시나리오’를 쓴 것이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를 비롯한 세계 의료시장에 불어닥칠 메가톤급 열풍의 실체를 요모조모 들여다봤다.

국경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외국병원 유치와 영리병원 허용 여부를 놓고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들처럼 소모적 논쟁을 벌여온 10년 동안, 우물 밖에서는 변화의 소용돌이가 거세게 몰아쳤다.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의료관광 각축전에 뛰어들었고 두바이를 비롯한 중동지역 국가들까지 가세했다.

싱가포르는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 의료허브를, 태국은 풍부한 관광자원과 연계한 의료관광을, 인도는 저렴한 가격과 IT를 활용한 검사판독 대행을 무기로 기선을 잡은 상태. 샴쌍둥이 분리수술로 유명한 래플즈병원, 아시아 최우수 경영상을 수상한 파크웨이그룹, 154개국에서 30만 명 이상의 해외환자가 방문해 이 부문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범룽라드병원, 세계 385개 병원과 원격진료 체계를 갖추고 모든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아폴로병원 등이 이들 지역을 대표한다.


이에 뒤질세라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과 일본 3개국이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은 여의도의 4배에 이르는 ‘상하이 의료특구’를 개발 중이고, 고난이 질환 등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일본은 고베 의료산업도시를 육성하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나라도 뒤늦게나마 의료전쟁에 뛰어들었다.
2008년 한국을 찾은 해외환자 수가 겨우 2만 5000명으로 150만 명의 태국에 명함조차 내밀기 어렵지만, 2009년 8월 충북 오송과 대구를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선정하여 메디컬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 밖에도 외국의 유명 병원과 MOU를 체결한 IFEZ(Incheon Free Economic Zone, 인천경제자유구역)와 제주특별자치도를 비롯하여 대구, 부산 등 주요 도시가 병원과 자본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달아오르는 의료전쟁, 과연 마지막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의료산업의 미래 ‘헬스케어시장’을 선점하라

갈수록 치열해지는 u-Health 인프라 선점 경쟁.
불꽃 튀는 세계대전 '의료전쟁'의 최종 목표는 신성장동력의 블루칩 ‘u-Health 시장’이다. 세계 의료산업의 판도와 각급 병원의 위상, 의료진의 사활이 모두 여기서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미국은 u-Health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국방부까지 참여하는 11개 부처 협의체를 운영 중이며, EU는 IT와 서비스를 접목하여 독립적인 생활을 지원하는 AAL 프로젝트를, 일본은 u-Japan 사업을 추진하는 등 u-Health를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국가만이 아니다.
GE, 필립스 같은 세계적인 장비회사는 물론 인텔, 퀄컴 같은 시스템회사들도 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GE는 u-Health에만 향후 6년간 6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인텔은 국제적 표준을 장악하기 위해 150개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장비회사와 IT기업 간 전략적 제휴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격변의 시대, 병원들의 생존법

‘승자독식’은 의료시장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파이가 커지면 모두가 나누어 먹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순진한 착각일 따름이다. 최후의 승자가 파이의 대부분을 가져간다.

그렇다면 의료전쟁에서 주도권을 쥘 자는 누구일까?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의료전쟁'에서 제시하는 생존법은 ‘전문화’와 ‘협진’, ‘하이 터치’와 ‘융합’으로 요약된다.

이는 그만큼 진료뿐 아니라 ‘병원 경영’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규모 면에서는 빅4에 미치지 못하지만 외국에서도 시술을 받으려고 찾아오는 환자가 줄을 이을 정도로 여성질환 치료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차병원, 진료와 연구를 센터 중심으로 운영하며 협진의 모범을 보여주는 존스홉킨스, 병실을 아이의 방처럼 꾸며놓는 등 ‘엄마의 자궁과 같은 편안함을 주는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은 오마하 어린이병원, 병원을 중심으로 제약·바이오·의료기기 등을 융합한 클러스터 조성에 박차를 가하는 미국의 텍사스. 이들이 바로 21세기에 병원과 의료산업이 생존하고 승리하는 길을 앞서 걷고 있는 시장의 리더들이다.

삼성전자가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전격 진출하고 삼성의료원이 ‘SAMSUNG Healthcare Group’으로 영문명을 교체한 것은 우리 의료산업계와 신성장동력 창출이 시급한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료: 의료전쟁 (저자 삼정KPMG 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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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기자 che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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