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강행한 CGV 주가 급락… 신용도엔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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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강행한 CGV 주가 급락… 신용도엔 훈풍
  • 박우진 기자
  • 승인 2023.07.0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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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주가 9000원대 기록
부채비율 개선‧재무부담 완화 기대
CGV. 사진=CGV
서울의 한 CGV 영화관. 사진=CGV

CJ CGV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가 뚝뚝 떨어지며 영화 티켓 가격보다 낮아졌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은 자본확충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CGV 주가는 9310원으로 마감했다. CGV 주가는 15년 만에 1만원을 하회하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최저점인 주당 914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CGV 주가가 역대급 부진을 이어가는 이유는 지난달 20일 발표한 유상증자 계획 탓이다. 유상증자란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늘리는 것이다. 신주는 일반적으로 시가보다 낮게 발행하고 기존주주의 주식 가치가 희석돼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CGV는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5700억원 규모를 진행하고 제3자 배정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약 4500억원 규모를 100% 현물출자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유상증자 5700억원 중 600억원은 최대주주인 CJ가 출자한다. 발표일 종가인 1만4500원의 절반 수준(7630원)으로 신주 7470만주를 발행하면 총 주식 수는 4772만8537주에서 1억2242만8537주로 늘어난다. 공시 이후 CGV 주가는 10거래일 만에 30% 급락했다. 

CGV는 조달한 1조200억원을 활용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사업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800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한다. 나머지는 시설자금에 1000억원, 운영자금에 900억원을 사용할 방침이다. 

신용평가사들은 CGV의 현물출자와 유상증자 대금 납입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재무구조가 개선돼 회사의 신용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CGV는 코로나19로 자체 현금창출 능력이 저하된 가운데 필요한 자금을 외부 조달로 충당하며 재무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유상증자로 CGV의 부채비율이 3월 말 912%에서 258.9%로 대폭 개선되며, 차입금 의존도는 76.4%에서 57.1%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CJ올리브네트웍스가 연결 대상에 편입되면 에비타(상각전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나타나 조정순차입금/에비타 지표가 12배에서 8.2배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이스신용평가도 계획대로 자본확충이 이뤄진다면 재무안정성 지표가 상당폭 개선하고 실질적인 재무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CJ의 현물출자가 완료하면 회사는 CJ올리브네트웍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방적인 유상증자에 대한 반발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CGV 주주들은 주주들의 돈으로 부채를 갚는다는 것에 분노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달 30일 CGV의 유상증자에 대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어 즉시 재고돼야 한다”며 “부채상환 등을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부실 경영의 책임을 회피하고 그 책임을 결국 주주에게 전가하며 기업과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박우진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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