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여성의 옷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천재적인 창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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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여성의 옷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천재적인 창의성
  • 이사론 기자
  • 승인 2023.07.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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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몽드 샤를 루 《코코 샤넬》
사진=
사진=디자인이음

‘명품의 대명사’에 등극한 지금과 달리 20세기 초 샤넬은 귀부인들에게 편안한 옷을 제공한 대중적인 브랜드였다. 에드몽드 샤를 루가 쓴 《코코 샤넬》은 꽤 두껍지만 샤넬의 생애 이야기와 1900년대 초중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사진, 패션에 관한 디테일한 분석이 담겨 있다.

1971년 88세로 세상을 떠난 코코 샤넬은 여성들을 옷에서 해방시킨 인물이다. 샤넬의 전기를 읽으며 여성의 옷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천재적인 창의성이 어디서 비롯되었고, 영감을 어떻게 현실에서 구현했는지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1913년, 샤넬은 고급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공토비롱 거리에 정식 부티크를 열었다. 당시 여성들은 모슬린 장미를 잔뜩 단 거대한 모자에 긴 치마를 입고, 세 줄짜리 진주 목걸이를 비롯한 화려한 장식을 두르고 다녔다. 코르셋으로 온몸을 조인 귀부인들은 옷을 입고 벗을 때 하인들의 조력을 받아야 했다. 여성들은 끈을 버튼 훅으로 고정한 신을 주로 신고 다녔는데 끝이 뾰족한 구두는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볼이 좁았다. 남편의 도움을 받아야만 움직일 수 있었고 남편들은 이것을 복종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코르셋을 착용한 적이 없는 샤넬은 여자들에게 가볍고 느슨한 옷을 입히겠다는 계획 아래 기수들의 옷을 변형한 스웨터와 세일러복을 만들었다.

‘발끝이 보일 듯 말 듯 하게 바닥까지 일자로 내려오는 원피스, 세일러복, 장화 모양의 뒷굽이 있는 구두, 장식이 없는 모자’로 대변되는 샤넬 스타일은 갑갑하고 무거운 의상 속에 갇혀 지내던 귀부인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옷감에서도 혁신적인 선택을 했다. 가난한 시골 출신인 샤넬은 화려한 옷감보다 값이 싸고 대중적인 편물 종류의 옷감에 마음이 끌렸다. 곧바로 남자 옷을 만들기에도 거친 직물인 저지로 허리를 조이지 않는 반코트를 비롯하여 수도복처럼 단순한 디자인의 앙상블을 만들었다. 

샤넬은 심플하면서도 편리한 디자인으로 입기도 벗기도 움직이기도 힘든 옷과 씨름하던 여성들을 속시원하게 해방시켰다. 남성의 조력을 받아야 걸을 수 있었던 여성들이 옷이라는 속박을 벗어던지면서 시간과 역량을 발전적인 곳에 쏟게 되었다. 샤넬의 등장은 뒤뚱뒤뚱 조심조심하며 장식품 역할을 했던 여성들이 보폭을 넓히며 자신의 삶 속으로 힘차게 들어가게 한 시발점이 되었다.  [이사론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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