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우리 경제가 0.6% 성장했다. 수입과 수출이 모두 줄었으나 수출이 더 크게 줄어든 불황형흑자 영향으로 간신히 역성장을 면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상저하고’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2분기 실질GDP는 지난 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0.1%를 기록했다. 재화소비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고물가‧고금리로 소비 여력이 줄어들었고 5월 기상악화를 맞아 대면활동도 위축된 영향이다.
정부 소비도 악화했다. 2분기 정부소비는 –1.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7년 1분기(-2.3%) 이후 최저 수준이다. 건설투자(-0.2%)와 설비투자(-0.2%)도 줄었다. 수출도 반도체·자동차 등은 증가했지만, 석유제품·운수서비스 등이 줄어 –1.8%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2분기 성장률이 역성장이 아닌 이유는 순수출(수출-수입)이다. 2분기 순수출 기여도는 1.3%포인트다. 흑자를 내기는 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나타난 불황형 흑자라는 얘기다. 수출이 -1.8%를 기록했으나 수입은 -4.2%로 더 크게 쪼그라들었다. 1분기에 원유와 천연가스를 쌓아둔 덕분에 2분기에는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다.
한은은 3분기 민간소비 회복세를 기대하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자동차 호조와 반도체 개선세로 수출은 소폭 감소했다”며 “3분기에는 건강보험 지급 감소 등 정부소비의 일시적인 요인이 해소되고, 소비자심리가 긍정적인 만큼 민간소비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우리나라 경제가 반등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의 회복 시점이 불분명하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박우진 마켓뉴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