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로봇·AI보다 뛰어난 부분 훨씬 많아... 대체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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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로봇·AI보다 뛰어난 부분 훨씬 많아... 대체될 수 없어”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3.10.0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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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변화 따른 청년 미래 일자리, 일자리 변화 과정 살피며 전망해야”
서울시 청년허브, 개관 10주년 맞아 과거·현재·미래 잇는 청년 의제 논의
‘2023 글로벌 솔루션 랩 웨비나’ 포스터. 사진=서울특별시 청년허브
‘2023 글로벌 솔루션 랩 웨비나’ 포스터. 사진=서울특별시 청년허브

서울특별시 청년허브(이하 청년허브)는 지난달 19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청년들이 당면한 위기와 미래의 가능성을 함께 예측, 모색하는 ‘2023 글로벌 솔루션 랩 웨비나(이하 글로벌 솔루션 랩 웨비나)’를 성황리 개최했다. ‘글로벌 솔루션 랩 웨비나’는 기후 위기, 고립과 은둔 등 청년의 삶의 문제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이야기 나누는 솔루션 기반 지식 교환 세미나로, 2021년 이후 매년 진행되고 있다. 올해에는 ‘능력주의와 공정성’, ‘AI와 일자리의 미래’ 등 청년의 현재와 미래의 삶과 밀접하고 관심이 높은 주제를 선정해 진행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두 번째 웨비나는 ‘자동화, AI와 일자리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기조 발제를 맡은 ‘자동화와 노동의 미래’의 저자 아론 베나나브는 새로운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의 47%를 빼앗을 것으로 전망했던 옥스퍼드 마틴 연구소의 2013년 발표에 대해 이후 10년간 기술로 인한 실제 일자리의 감소는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금 우리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은 기술로 인한 일자리 감소 폭이 아니라 기술 발전으로 인한 일의 방식, AI가 노동을 감시하는 관리 방식의 변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시스템들의 신기술이 높은 확률로 기업의 노동 감시와 통제, 노동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을 야기할 것으로 예측하며, 기술 문제와 관련해 노동자 스스로 연대해 사용자에 맞서 대안을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을 맡은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플랫폼 알고리즘 장치에 연결된 ‘유령 노동’, ‘긱 노동(초단기 노동)’, ‘크라우드 워크(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참여하는 노동)’, ‘미세 노동(바쁜 일에 비해 매우 저임금을 받는 노동)’, ‘감정 노동’ 등 저임금의 위태로운 현대판 ‘기계예속 노동’의 지속적 양산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의 저자인 박정훈(라이더유니온) 초대 위원장은 현재 플랫폼 배달 노동자로서 겪는 구체적인 현장의 사례들을 발표했다.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인간이 로봇보다 나은 강점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아론 베나나브는 “유연성과 학습력 등 여러 면에서 인간이 로봇이나 AI에 비해 월등하게 뛰어난 부분이 많다”며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인간이 가진 이러한 고유한 능력들을 모두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개최된 첫 번째 웨비나는 ‘공정성과 능력주의’를 주제로 진행됐다. ‘엘리트 세습’의 저자인 대니얼 마코비츠 미국 예일대학교 로스쿨 교수가 기조 발제를 맡았다. 대니얼 마코비츠 교수는 능력주의에 따라 규정된 사회적 가치와 위계 및 통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불평등한 사회 구조 속에서 소수의 엘리트만이 획득하게 되는 우월성에 더 높은 사회적 지위와 연봉을 부여하는 능력주의가 공동체의 유익에 기여하고 있는가?”라며 “의료계만 보더라도 간호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등 다양한 역할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금처럼 소수의 엘리트 의사들에게 더 강하게 의존하게 만드는 현 의료시스템이 정말 사회의 유익에 부합하는지 우리 스스로 재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토론으로 나선 김정희원(애리조나주립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기회의 다원성이 없는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을 지적하며, ‘강남, 서울대, 의사, 변호사’로 대표되는 어떤 단일화된 삶의 성공 모델이 아닌 청년들이 다양한 종류의 삶의 경로를 상상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그를 통해 경쟁, 갈등, 위계가 아닌 협력과 연대의 삶이 가능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변금선(서울연구원 1인 가구·청년 정책연구그룹) 그룹장은 토론에서 “불평등한 현대 사회 구조와 극심한 경쟁 속에서 청년들이 경험하고 있는 파편화된 위험과 위기를 청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로 보고 정책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면서 ‘각자도생’이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디딤돌이 되고 기댈 수 있는 정책’이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회차 웨비나에는 주도적으로 현재와 미래의 이슈에 주목하고 변화를 만들어 가고 하는 청년, 연구자, 정책 관계자, 기업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가해 열띤 질문과 토론으로 함께했다. 참여자들은 ‘날카롭고 통합적인 관점과 내용이 너무 좋았다’, ‘미래 불안에 대한 답을 얻어간다’, ‘긍정적 변화로 나아갈 것임을 믿는 희망적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 ‘글로벌 솔루션 랩 웨비나’는 오는 11월 ‘서울 청년의 지속 가능한 삶’을 주제로 3·4회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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