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치매 노모 돌보던 효녀, 5명의 생명 살리고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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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세 치매 노모 돌보던 효녀, 5명의 생명 살리고 하늘로...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3.12.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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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지난달 1일 단국대학교병원에서 박세진(59세)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돼 떠났다고 18일 밝혔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지난달 1일 단국대학교병원에서 박세진(59세)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돼 떠났다고 18일 밝혔다.

KODA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10월 27일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식사 준비 중 쓰러졌다. 뇌출혈로 인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뇌사상태에 빠졌고 이후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

유족은 박 씨가 다시 일어날 수 있길 기도했지만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와 수술에도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박 씨가 평소 기증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언급해 삶의 끝에서 남에게 좋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증을 결심했다. 가족들은 누군가의 몸속에 기증자의 신체 일부분이라도 함께 살아 숨 쉰다는 생각에 큰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유족에 따르면, 천안시에서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박 씨는 쾌활하고 주변 사람에게 늘 베푸는 따듯한 마음을 가졌다.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며 자랐기에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보면 늘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박 씨의 남편 김영도 씨는 “아내가 한국전력에서 환경미화로 17년간 일을 하면서도 어디 한번 놀러 가지 못하고 일만하고 살았던 것 같아 미안하다”며 “10년 전 치매에 걸린 장모님을 89세의 나이가 되도록 모시면서 힘들다는 말 한번 없이 언제나 한결같이 주변 사람을 돌보는 자상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 만나서 고생만 한 거 같아 미안해. 내가 다음에는 더 좋은 세상에서 호강시켜 줄 테니, 그때까지 하늘에서 잘 지내고 있어. 그동안 당신 만나서 고마웠고, 사랑해”라고 덧붙였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올 한 해 숭고한 생명나눔을 실천 해주신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며 “주신 사랑과 생명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유일한 장기·조직 구득 기관이다, 뇌사 추정자 또는 조직 기증 희망자 발생 시 병원으로부터 통보를 받고 기증 업무를 수행한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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