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뛰어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수락... 대통령까지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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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 뛰어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수락... 대통령까지 갈 수 있을까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3.12.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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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장관이 드디어 정치판에 뛰어든다. 21일 한 장관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고 이날 오후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늦게 정부과천청사에서 한 장관의 이임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한동훈 인스타그램 계정 화면 캡처

한동훈 법무장관이 드디어 정치판에 뛰어든다. 21일 한 장관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고 이날 오후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늦게 정부과천청사에서 한 장관의 이임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19일 한 장관은 ‘정치 경험이 부족한 것 아닌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며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말해 비대위원장 수락을 시사했다.

과연 정치인 한동훈의 ‘파괴력’은 어느 정도일까. 윤석열 대통령처럼 검사 출신 대통령이 또 될 수 있을까.

월간조선은 지난 18일 발매된 2024년 1월호에서 ‘정치인 한동훈의 모든 것’을 다뤘다. 한 장관과 고교 동기인 취재기자가 고교-법대 동기, 법조인, 정치평론가 등을 두루 만나 ‘정치인 한동훈’의 성공 가능성을 집중취재한 것이다.

월간조선은 한 장관의 등판에 대해 “86세대 종말 앞당기는 70년생 X세대 리더의 등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전문가의 말을 빌어 “민주당 의원들과의 설전(舌戰)에서 명백하게 드러난 만큼 거대 야당에 맞서는 투쟁을 해야 하는 국민의힘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존재”라고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한동훈 장관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서울법대 출신 엘리트 검사 ▲검찰 내 천재로 불릴 정도의 명석한 두뇌 ▲유복하게 자란 강남 8학군 출신 ▲세련된 이미지 등이다. 인기 정치인의 조건, 특히 보수 진영에서 선호할 조건은 모두 갖췄다. 그렇다면 그에게 정치인으로서의 한계는 없을까.

일단 한 장관은 인지도와 대중성을 두루 확보했다. 보수 정치인들에게 다소 부족했던 팬덤(fandom)도 보유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전직 다선(多選) 의원은 한 장관에 대해 “과거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게 국민이 가졌던 기대와도 유사하다. 한 장관은 거기에 외모, 젊음, 민주당과 치열하게 맞붙는 언변까지 정치인이 가져야 할 장점을 모두 가졌다”고 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한 장관은 경력상의 장점과 가치 외에도 정치적으로 전투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그를 대권 주자급으로 성장하게 만들었다”며 “전투성이 민주당 의원들과의 설전(舌戰)에서 명백하게 드러난 만큼 거대 야당에 맞서는 투쟁을 해야 하는 국민의힘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존재다. 여야 정치권을 통틀어 한 장관만 한 이슈메이커가 없다. 부정적인 이슈메이커는 있어도 새로운 이슈와 정책을 제시할 신선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정치평론가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정치인으로 성공하려면 윤 대통령이나 국민의힘에 기대지 않고 민심에 기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실장은 “한 장관은 야당을 향해선 날 선 모습을 보이지만 그 밖의 자리에서는 태도가 다르다. 그동안 따뜻한 태도가 잘 알려지지 않았었지만 최근 전국 곳곳을 방문하고 사람들과의 접촉이 늘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며 “국회가 아닌 법무부 업무 중이나 사석 등에서는 무척 예의 바른 모습을 보인다. 그런 장점을 잘 살리면 대국민 호감도가 높아질 것이고 정치적인 파괴력이 클 것”이라고 했다.

심규진 스페인 IE대학 교수는 “대한민국 최고 아웃풋, 신세대·신개념 엘리트 정치인이자 구시대적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보수 정치의 실용노선을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했다. 

한 장관의 서울법대 동기생은 “한동훈은 두뇌가 매우 뛰어난 인물이다. 윤 대통령과 차별점을 찾기 위해 등장 시점과 명분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이고, 정치를 시작한다면 윤 대통령 및 검찰과 거리를 두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장관과 고교 동기인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는 “‘인간 한동훈’을 아는 사람들은 한동훈 장관의 공격적인 모습이 오히려 장점이라고 보고 있다”며 “오래전부터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 장관의 또 다른 고교 동창생은 “한 장관이 요즘 사람들과 친절하게 사진을 찍는 모습이 많이 보이면서 정치에 뛰어들기 위해 따뜻한 모습을 연출한다는 비판도 있는데, 그게 원래 모습이다. 학창 시절에도 늘 전교권 성적에 반장을 도맡아 했지만 교만한 태도가 전혀 없었다. 공부를 못하거나 다소 소외된 아이들과도 무척 잘 지냈다. 뉴스에서 보이는 공격적인 모습은 공정하지 못했던 선생님께 항의하던 모습과 유사하다”고 월간조선에 밝혔다. 

한 장관의 초·중·대학교 동기인 김모씨도 “어릴 적부터 친구들이 집에 놀러 가면 CD나 책 등을 나눠줬고 대학교 때도 다들 비슷한 형편인데도 자기가 나서서 밥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며 “부모님도 친구들을 잘 챙겨주셨는데, 부모님으로부터 베푸는 성격을 물려받았다”고 했다.

월간조선은 “엘리트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며 윤석열 정부 초기 ‘황태자’로 주목받던 법조인 한동훈을 정치인으로 주목받게 만든 주체는 다름 아닌 더불어민주당”이라며 “법무장관 청문회에 이어 여러 차례 국회에 출석하면서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연일 보도되면서 인지도와 인기가 급격히 올랐다”고 전했다. 특히 김남국 의원(현재 무소속), 김의겸 의원, 최강욱 의원, 이수진 의원(동작을) 등은 확실치 않은 사실로 한 장관을 공격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동훈 장관의 중요한 정치적 가치는 세대교체다. 이념에 매몰돼 있지 않은 신세대 정치인이 리더가 돼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권세진 기자는 “최근 총선을 앞두고 많은 후보가 ‘86 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 아웃’을 외치고 있다. 운동권 출신으로 문재인 정권에서 권력을 누린 86 세대가 우리 사회에 가져온 폐해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 같은 메시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람이 한 장관”이라고 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한 장관이 기존 정치인들과 다른 스타일을 보여줘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는데, 국가의 시스템 안에서 안정성을 보여야 하는 국무위원으로는 도를 넘어선 느낌이 있다. 이제는 정치권으로 빨리 들어가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고 했다.
 
한동훈의 정치력에 비판적인 견해도 없지 않다. ‘한동훈이 정치적으로 보여준 것은 민주당과의 말싸움뿐’이라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한 장관은 공식석상에서도 ‘깡패’라는 단어를 자주 쓰고, 민주당을 향해 ‘거짓말’ ‘진흙탕’ 등 부정적인 단어를 자주 사용하며 때론 비꼬는 듯한 말투도 서슴지 않는다. 이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 장관의 한 지인은 “한 장관의 직설적인 멘트에 국민이 속 시원하다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지금은 캐릭터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며 “원래 다른 사람에게 막말하는 성격이 아니다. 민주당 의원들과의 설전은 자신이 진심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당하게 하는 것”이라고 월간조선을 통해 밝혔다.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한 장관에 대해 “팬덤이 강한 정치인이라면 안티 세력도 강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과 그 지지 세력으로부터 공격당할 빌미가 더 커지기 때문에 정치적 가치가 그렇게 높다고 보긴 힘들다”고 했다. 부정적인 이슈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고, 국민에게 피로도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말싸움을 이어가며 대립하는 모습이 일부에겐 ‘시원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반대로 ‘건방지다’는 느낌도 준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한 장관이 정부의 무게를 실어 점잖게 발언해야 하는데 장관 수준이라기보다는 정치 패널로 나와 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장관의 학창 시절 친구들은 “정치를 해도 누구보다 잘할 것이며, 야당으로부터 개인적으로 공격당할 소지도 없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오랜 지인은 “술을 안 마시고 워낙 가정적이다 보니 개인사에 대한 리스크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검사 생활 당시에도 금전 문제에 전혀 엮이지 않았고 그럴 일도 없었다”고 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한 장관에 대해 기존 정치의 공식에서 벗어난 인물이라는 데 가치가 있다”며 “지금까지의 경력으로 볼 때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공정과 법을 이야기하는 인물로, 현 정치권의 심각한 문제인 이념 편중과 편 가르기, 양극화에서 자유로운 인물”이라고 했다.

과연 한 장관은 내년 총선에서 어떤 형식으로 출마할까. 본적이 강원도 춘천인 한 장관은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 말까지 충북 청주에서 살았고 서울 서초구 잠원동으로 이사와 경원중학교와 현대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초·중학교는 서초구(서초갑), 고등학교는 강남구(강남갑)에서 다녔고 현재 주소 또한 강남구(강남병)이며, 보유한 아파트는 서초구(서초을)에 있다. 지금까지 생활해온 곳이 강남·서초구에 집중돼 있는 만큼 한 장관이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강남·서초 또는 정치 1번지 종로 외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할 수도 있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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