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관해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치권과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KBS 등 공중파 방송과의 대담 형식의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신년 국정 운영 구상을 밝히면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측은 주요 언론을 통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표명할 상황이 됐다”며 “김 여사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입장을 밝힐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에 따라 입장 표명 시기와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신년회견보다는 대담 형식이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김 여사 가방 수수 논란은 의도적인 ‘함정 몰카’ 공작이며 여기엔 정부의 국정 운영을 흔들려는 의도가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입장 표명을 결정한다면 왜 공작이라고 판단하는지 설명하고 국민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차후 논란 재발을 막기 위해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 제도적 보완 장치도 제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호준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5일 KBS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을 통해 “진상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특별감찰관 임명과 제2부속실 설치로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호 대변인은 “이 문제가 어쨌든 ‘함정 몰카’이고 그동안의 배경을 보면 (김 여사를 상대로 함정 몰카를 한 사람이) 친북 인사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김 여사가 한 것(명품 가방 수수)와는 별개로 ‘우리 사회가 친북 인사의 공작에 놀아나서야 되겠느냐’는 목소리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으로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충돌하는 사태가 일어난 가운데 갈등이 본격화되기 전 김 여사가 당에 사과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여당 내부에서 김 여사 논란에 대한 사과 요구가 나오던 지난주, 김 여사가 국민의힘 측에 사과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제 불찰로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를 해서 사안이 해결된다면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사과하고 싶다”라고 했다.
한편 ‘불법 몰카 공작’을 진행한 매체는 김 여사가 어린 시절 선친을 여읜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월간조선이 24일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김 여사는 어린 시절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크다고 한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소위 ‘김건희 7시간 녹취록’(2021년 7월 12일)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김건희: 엄마가 아빠가 일찍 돌아가셔가지고 엄마가 한이 맺혀가지고 저희한테 되게 잘해줬거든요. 불쌍해가지고. 저 어렸을 때 돌아가셨어요. 아빠가. 저 중3 때.
000: 아유, 나하고 좀. 저는 한살 때 우리 아버지 돌아가셨는데. (웃음)
김건희: 그래가지고 저희가 집안에 슬픔이 있어서 엄마가 굉장히, 엄마 마흔두살 때 혼자 돼가지고 엄마가 굉장히 고생 많이 하셨거든요.
000: 마흔두살에 과부 되셨구나. 어머니가.
김건희: 예. 예. 그래서 엄마가 너무 불쌍해요.(이하 생략)>
월간조선은 “소위 7시간 녹취록은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가 김 여사를 포함 그 가족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는 식으로 접근, 사적 대화를 모두 녹음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불법 몰카 공작’의 골자는 문재인 정부 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은 이력이 있는 재미 교포가 해당 매체 기자와 공모해 김 여사를 위기에 빠트리고 이를 명분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큰 타격을 주려 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여사는 재작년 1월 문제의 매체 대표와 담당 기자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그해 9월 13일 재미 교포는 해당 매체 기자가 구입한 디올 가방을 들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를 만났다. 재미 교포는 기자가 사준 초소형 시계 몰래카메라로 김 여사에게 가방 건네는 모습을 촬영했고, 이 몰카 영상은 작년 11월 27일 유튜브에 공개됐다.
김 여사는 디올 가방을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부속실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 가방은 ‘반환 선물’로 분류돼 용산 대통령실 선물 창고에 보관돼 있다고 한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