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가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과학적 원인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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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가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과학적 원인 규명
  • 김영준 기자
  • 승인 2024.02.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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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과학적 원인이 밝혀졌다. 자료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우을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과학적 원인이 밝혀졌다.

한국뇌연구원은 구자욱 정서인지질환 연구그룹 책임연구원과 강효정 중앙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의 공동연구팀이 장기간의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무쾌감증이 특정 뇌 영역과 유전자의 분자적 기전을 통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무쾌감증(anhedonia)은 운동, 취미활동, 음악 등 일반적으로 즐거움을 느끼는 활동에서 즐거움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정동장애, 조현병 등의 정신과적 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만성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관련된 뇌 영역이나 유전자에 대한 정보는 아직 연구가 부족했었다. 

연구팀은 ‘만성 미예측성 스트레스(Chronic unpredictable stress) 동물 모델’을 구축하고 실험을 통해 전전두엽과 관련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광유전학 기법을 이용해 무쾌감증에 걸린 실험동물의 전전두엽을 활성화하자 설탕물에 관심이 없었던 개체가 설탕물을 선호하는 등 전전두엽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또 동일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도 무쾌감증을 보이는 개체와 그렇지 않은 개체의 전전두엽에서 전사체 네트워크를 분석했다. 그 결과 무쾌감증을 보이는 개체에서 발현이 증가하는 유전자 그룹이 존재했다. 그 중심에 Syt4(Synaptotagmin-4)라는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 

연구팀이 실험동물의 전전두엽에서 Syt4 유전자를 과발현시키고 7일 동안 스트레스를 주자 해당 동물은 심한 무쾌감증을 보였다. 반대로 장기간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Syt4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자 무쾌감증 및 우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Syt4 유전자는 뇌에서 다양한 신경영양물질 및 신경펩타이드의 분비와 수송을 중재해 시냅스와 회로 기능을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해당 유전자의 과발현이 뇌에서 뇌유래신경성장인자(BDNF)의 방출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를 통해 무쾌감증 발생에 ‘Syt4-BDNF 조절기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전전두엽과 특정 유전자가 장기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무쾌감증의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무쾌감증에 대한 이해를 크게 높였다”며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Syt4 유전자와 뇌 지도망이 향후 새로운 우울증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실험&분자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영준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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