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 소설 《모순》 꾸준한 돌풍... 2030 여성들에게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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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자 소설 《모순》 꾸준한 돌풍... 2030 여성들에게 인기
  • 이사론 기자
  • 승인 2024.03.2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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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동 사람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모순》 연이어 밀리언셀러 기록
사진=쓰다
사진=쓰다

국내도서 종합베스트 43위, 소설/시/희곡 종합베스트 3위. 

26일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집계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장편소설 《모순》이 얻은 기록이다. 1998년에 출간해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모순》이 한 세대 뒤에도 놀라운 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모순》은 올 초 교보문고 집계에서 한국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6주 이상 올랐고, 열기가 여전해 지금도 베스트셀러 집계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이례적인 돌풍에 몇몇 매체에서 양귀자 작가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작가가 갑자기 부각되면 예전 작품이 다시 팔리기도 하고, 유명 연예인이 거론하거나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이 펼치는 바람에 역주행하는 책들이 있기는 하다.

《모순》은 특별히 주목할만한 사안이 없었고 광고나 마케팅을 한 것도 아니어서 놀라움을 준다.

양귀자 작가는 1980년~1990년대에 활발하게 활동한 문인으로 《원미동 사람들》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양 작가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과 《모순》까지 연이어 세 권을 밀리언셀러에 진입시킨 전설적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양귀자 작가의 여러 작품 가운데 《모순》이 다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건 2020년부터이다. 2020년 2월 한국소설 19위에 오른 뒤 지금까지 계속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예스24에 소개된 《모순》의 간략한 줄거리를 살펴보자.

《모순》의 주인공은 25세의 미혼여성 안진진. 시장에서 내복을 팔고 있는 억척스런 어머니와 행방불명의 상태로 떠돌다 가끔씩 귀가하는 아버지, 그리고 조폭의 보스가 인생의 꿈인 남동생이 가족이다. 여기에 소설의 중요 인물로 등장하는 이모는 주인공 안진진의 어머니와는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인생 행로는 사뭇 다르다. 부유한 이모는 지루한 삶에 진력을 내고 있고 가난한 어머니는 처리해야 할 불행들이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주인공 안진진은 극단으로 나뉜 어머니와 이모의 삶을 바라보며 모순투성이인 이 삶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조남주 작가의 밀리언셀러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스크린에서도 각광받으면서 페미니즘 열풍이 다시 불었고, 그 즈음 양귀자 소설가가 여성주의 작가 중 한 명으로 언급되며 다시금 주목받았다는 평도 있다. 최근 유튜버에서 책을 다루는 '북튜버'들의 영향이 커지고 있는데 다수의 북튜버 채널과 각종 SNS에서 《모순》을 추천하는 일도 늘었다. 

1998년 발간한 《모순》은 2013년 출판사 쓰다에서 개정판을 냈다. 쓰다의 심은우 대표는 올초 한 인터뷰에서 개정판이 100쇄를 돌파했고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구입자 통계를 통해 《모순》이 2030 여성 독자층에 인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와 이모의 삶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자란 안진진은 두 남자 사이에서 ‘사랑이냐, 안정이냐'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동년배의 심경에 이입된 젊은여성들의 공감 속에서 《모순》이 계속 주목받을 듯하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책의 개정판이 다시 100쇄 이상 판매되는 일은 극히 드문 현상이다. 작가들에게는 부러움을, 독자들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상황 속에서 《모순》의 열풍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사론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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