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대학생들의 상당수가 자신의 전공 적응과 만족감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KRIVET Issue Brief 258호’를 통해 ‘과학기술 잠재적 인재풀의 STEM 경로 유형화 및 환경적 영향 탐색’이라는 제목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STEM이란 과학·기술·공학·수학의 약칭이다.
해당 분석은 한국교육개발원의 ‘한국교육종단연구’,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한국교육고용패널’,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패널조사’ 등의 총 표본수 1만2513명에 대한 패널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한 것이다. 주요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과학기술 분야 4년제 대학에 진입한 학생들의 38.8%는 ‘부적응’ 유형으로 분류되며, 아버지의 학력과 관련 분야 종사 여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응’ 유형은 성취, 적성, 진로탐색, 대학·전공 적응 및 만족감이 전반적으로 낮은 집단이다. 전공 성취 수준도 높고 진로 탐색도 활발히 하지만, 전공-적성 일치 여부나 대학·전공 적응 및 만족도와 관련해 비교적 낮은 ‘진로탐색’ 유형(38%)도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전공 성취와 전공-적성 일치가 높으며, 진로 탐색도 활발히 하고 대학과 전공 공부에 잘 적응하는 특징이 있는 ‘고성취-적응’ 유형은 23.3%에 불과했다. 이에 고교 졸업 후 6년 이내 이공계 대학원 진학 비율은 ‘고성취-적응’ 유형(17.5%), ‘진로탐색’ 유형(10%)인 데 반해 ‘부적응’ 유형은 3%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적응’ 유형에 속했지만, 아버지의 직업이 관련 분야 연구개발직인 경우 대학원 진학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고교 재학 시 과학기술 진학 또는 직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절반은 고교 졸업 이후 성취·동기가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소득과 부모의 학력이 낮을수록 저하되는 확률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교 재학 시 과학기술 진학 또는 직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교육적·심리적 특성에 따라 분석한 결과, 그 유형과 비중은 ‘성취·동기 저하’ 유형(50.7%), ‘고성취-동기저하’ 유형(14%), ‘내신우수-좋은 학습태도’ 유형(9.4%), ‘성공지향’ 유형(25.9%)으로 분류됐다.
‘성취·동기 저하’ 유형은 37%만이 실제 이공계 대학에 진학했으며 ‘고성취-동기저하’ 유형은 83.8%가 이공계 대학에 진학했다.
한편 가구소득이나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성취·동기 저하’ 유형에 비해 ‘고성취-동기저하’ 유형에 속할 확률이 높으며, ‘성취·동기저하’ 유형 중에서도 아버지의 학력이 높으면 이공계 진학률도 유의미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수행한 이수현 부연구위원은 “이공계 대학을 희망하거나 실제 진학한 학생 상당수가 그 이후의 교육과정이 진행되면서 성취동기가 저하되거나 부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저출산 등으로 향후 신규 과학기술 인력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반 중등교육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양질의 과학기술 분야 심화학습과 진로 탐색 기회를 확대하고, 이공계 대학 진학 이후에도 대학생활 적응 및 세부 분야로의 진로 지원을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