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배터리 공장 사망자 많은 이유는?... “배터리 열 폭주 후 발생하는 가스, 인체에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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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배터리 공장 사망자 많은 이유는?... “배터리 열 폭주 후 발생하는 가스, 인체에 치명적”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4.06.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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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TVㅈㅎ선 보도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소식을 전하고 있는 TV조선 '사건파일24' 보도 장면. 출처=TV조선 보도 영상

전날 경기도 화성 소재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5일 오후 2시 현재 사망·실종자가 23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30명을 넘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망·실종자 국적별로는 한국인 5명, 중국인 17명, 라오스인 1명이다. 앞서 화재는 24일 오전 10시31분쯤 시작됐다가 22시간만인 오늘 오전 8시48분께 완진됐다. 화재 진압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린 데는 공장 내부에 있던 배터리가 계속 폭발해 불길을 잡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의 발단인 리튬이온배터리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 등으로 구성된다. 분리막이 손상되면 양극재가 섞여 열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열폭주 현상이 일어난다. 이 경우 양극재의 상호반응이 완료될 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양극재 화학반응으로 화재가 발생하면 불을 끄는 방법으로는 ‘사실상 완전연소’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해당 분야에서는 나온다.

이번 화재로 사망자가 많이 나온 것 관련해 리튬 물질의 위험성이 그동안 과소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리셀 공장은 리튬 배터리 일차전지 완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당시 공장에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5000여 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을 알 수 없지만 배터리 1개에 불이 붙으면서 다른 배터리로 순식간에 불이 옮겨 붙은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화재 당시 현장을 실시간으로 전한 영상을 보면, 공장에서 화염과 함께 연기가 다량 발생했다. 해당 영상에는 배터리들이 연달이 폭발하며 불꽃 튀는 장면도 나온다. 

이번 화재는 리튬 금속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리튬은 전기 전도성이 높아 전지의 양극재로 주로 사용된다. 이를 이용한 전지는 에너지밀도가 높아 다른 소재의 배터리에 비해 더 많은 양의 전력을 저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휴대전화, 노트북컴퓨터,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이차전지의 소재로 사용된다. 단추형 리튬배터리처럼, 소형 전지에도 활용된다. 

온도에 따른 구성 요소 변화 및 열폭주 개략도. 출처=화재보험협회

리튬은 반응성이 매우 높은 금속이다. 이에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되는 만큼 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준혁 한국화재보험협회 부설 방재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이 ‘화재보험협회 웹매거진 98호(2022년 2월)’에 게재한 ‘리튬이온배터리의 특성 및 발생 가스 분석’에 따르면, 리튬이온배터리는 에너지 이용 효율성 등 다양한 장점이 있으나,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전기 자동차 등에서 화재, 폭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슈가 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주요 구성품이고 전기자동차 및 휴대폰배터리 등 다양한 용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그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리튬이온배터리에 기계적 이상조건, 전기적 이상조건 및 열적 이상 조건이 발생하면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 발생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기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이러한 리튬이온배터리의 위험성을 경감하고자 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출처=화재보험협회
과충전에 따른 배터리 가스 발생 개략도. 출처=화재보험협회

이준혁 선임연구원은 해당 기고문에서 “리튬이온배터리의 열폭주 대응을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열폭주 전에 발생하는 가스를 조기에 감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가스 조기 감지를 위해서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열폭주 시 어떤 가스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며, 리튬이온배터리에서는 벤트 및 열폭주 발생 시 다양한 가스가 발생되므로 이에 대한 분석이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리튬이온배터리의 고유한 특성은 무엇이며, 발생된 가스는 어떤 성질을 가지는 걸까. 해당 기고문을 통해 알아보자.

먼저 리튬이온배터리는 충전 시 리튬 이온을 제공하는 양극(Cathod),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음극(Anode), 양극과 음극에서 발생한 전자가 외부회로를 통할 수 있도록 내부 단락을 방지하는 분리막(Seperator), 리튬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을 제공하는 전해액(Electrolyte) 등으로 구성된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리튬의 화학적 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배터리이며, 리튬이 들어가는 공간이 바로 ‘양극’이다. 하지만 리튬은 원소 상태에서는 반응이 불안정해서 리튬과 산소가 만난 리튬산화물이 양극에 사용된다. 리튬 산화물처럼 양극에서 실제 배터리의 전극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을 ‘활물질’이라고 부른다. 즉,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에서는 리튬산화물이 활물질로 사용되는 것이다.

이준혁 선임연구원은 기고문에서 “양극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양극의 틀을 잡아주는 얇은 알루미늄 기재에 활물질과 도전재 그리고 바인더가 섞인 합제가 입혀져 있다. 활물질은 리튬이온을 포함하고 있는 물질이고, 도전재는 리튬산화물의 전도성을 높이기 위해서 넣고, 바인더는 알루미늄 기재에 활물질과 도전재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접착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양극은 배터리의 특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어떤 양극 활물질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배터리의 용량과 전압이 결정된다고 한다. 리튬을 많이 포함했다면 용량이 커지게 되고, 음극과 양극의 전위차가 크면 전압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준혁 선임연구원은 “음극 역시 양극처럼 음극 기재에 활물질이 입혀진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며 “음극 활물질은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가역적으로 흡수/방출하면서 외부 회로를 통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전했다. 이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음극은 구리 기재 위에 활물질, 도전재, 바인더가 입혀지고 음극에는 대부분 안정적인 구조를 지닌 흑연(Graphite)이 사용된다. 흑연은 음극 활물질이 지녀야 할 조건들인 구조적 안정성, 낮은 전자 화학 반응성, 리튬 이온을 많이 저장할 수 있는 조건, 가격 적정성 등을 갖춘 재료로 꼽히고 있다.

한편 리튬 이온은 전해액을 통해 이동하고, 전자는 도선을 통해 이동하는데 이온은 전해액으로 이동하고, 전자는 도선으로 이동하게 하는 것이 배터리에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만약 전자가 도선이 아니라 전해액을 통해 이동하게 되면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내부 단락으로 인한 열폭주 등 안전성까지 위협받게 된다. 전해액이 바로 그 역할을 수행하는 구성 요소로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 이온을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인 셈이다. 이준혁 선임연구원은 “전해액은 리튬이온을 잘 이동시킬 수 있도록 이온 전도도가 높은 물질이 주로 사용된다”며 “전해액은 염, 용매, 첨가제로 구성되어 있다. 염은 리튬이온이 지나갈 수 있는 이동 통로, 용매는 염을 용해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유기 액체, 첨가제는 특정 목적을 위해 소량으로 첨가되는 물질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해액은 이온들만 전극으로 이동시키고, 전자는 통과하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이준혁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양극과 음극이 배터리의 기본 성능을 결정한다면 전해액과 분리막은 배터리의 안전성을 결정짓는 구성요소라고 할 수 있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이 서로 섞이지 않도록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자가 전해액을 통해 직접 흐르지 않도록 하고, 내부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원하는 이온만 이동할 수 있게 만든다. 즉, 물리적인 조건과 전기 화학적인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상용화된 분리막으로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과 같은 합성수지가 있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데 사용되어 내부 단락(ISC, Internal Short Circuit)을 방지하는 동시에 자유 리튬 이온을 전달할 수 있다. 분리막은 전기 화학적 활성 물질은 아니지만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분리막이 손상되면 배터리는 ISC로 인해 열 폭주가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분리막은 이온 수송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속도 성능과 셀 수명에 영향을 준다. 기존의 상용 분리막은 폴리에 틸렌(PE) 또는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든 Polyolefin Membrane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두께가 25μm 미만이고 다공성이 약 40%이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이 서로 섞이지 않도록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전자가 전해액을 통해 직접 흐르지 않도록 하고, 내부의 미세한구멍을 통해 원하는 이온만 이동할 수 있게 만든다. 분리막이 손상되면 배터리의 내부 단락으로 인하여 열폭주가 발생될 수 있다. 따라서, 분리막은 배터리의 안전성을 결정 짓는 중요한 구성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열폭주(Thermal Runaway)란 무엇일까. 열폭주 메카니즘은 연쇄 반응으로 해석이 가능하며,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 화학 반응이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연쇄 반응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를 일컫는 Heat–Temperature-Reaction(HTR) 루프는 연쇄 반응의 근본 원인이다. 구체적으로, 비정상적인 발열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SEI 분해와 같은 부반응을 시작한다. 부반응은 더 많은 열을 방출하여 HTR 루프를 형성한다. HTR 루프는 셀이 열폭주를 겪을 때까지 극도로 높은 온도에서 순환된다. 

열폭주를 발생시키기 위해 리튬이온배터리에 인위적으로 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이상 조건으로는 과충전, 가열 등이 있다. 과충전은 통상 배터리에 일정 전류를 지속적으로 인가하는 방식으로 수행된다. State of Charge(SOC) 130% 초과 시 용량 손실이 크고 이는 배터리 수명에 직결될 수 있으며, SOC 140%가 초과될 경우에는 열폭주가 발생 될 수 있다. 

발생 가스의 양, 종류 및 비율에 관여되는 요소들은 SOC, 화재 발생원인, 용량 등 다양하지만 크게 다음과 같은 순서를 따른다. 일단 화재를 발생시키는 외부요인에 의해 배터리 내부의 SEI, 전해액 등이 분해되며 가스가 생성된다. 배터리 내부에서는 계속 가스가 생성되어 압력이 증가하게 된다. 증가한 압력으로 인하여 배터리 내부에 설치된 안전장치가 작동하여 1차 분출(1st venting)이 일어나게 된다. 이후 계속된 외부 요인으로 인하여 내부의 분리막이 분해되어 내부 단락이 일어나게 된다. 이때 열폭주가 발생하며 내부 스파크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연소가스가 점화되어 화염과 함께 2차 분출(2nd venting)이 발생한다. 

배터리 화재는 크게 외부 가열에 의한 과열과 과충전 두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원인에 따라 가스 발생에 차이가 존재한다.

먼저 기상 조건, ESS 시스템 내부 냉각장치 오작동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배터리 외부 열원에 의해 배터리의 온도가 증가하게 된다. 온도가 일정 이상으로 가열될 경우(과열), 배터리 내부 온도가 증가 되며 전해액과 분리막(SEI)이 분해 온도 이상일 경우 분해되며 가스가 생성된다. 생성된 가스들로 인해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 Safety cap에 의해 1차 분출이 일어난다. 이후 내부온도가 분리막의 녹는점 이상이 되면 내부 단락이 일어나며 열폭주가 발생하여 화염과 함께 2차 분출이 일어난다. 이때 SOC가 낮을 경우 열폭주가 발생하지 않고 1차 분출만이 발생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둘째, 배터리 과충전 시 가용한 리튬 이온이 부족해지면서 내부 전해액이 분해되며 가스가 발생한다. 이 가스로 인해 배터리 내부 압력이 증가하며 1차 분출로 이어지게 된다. 이후 계속 압력이 증가하다 내부 단락이 일어나며 열폭주가 일어나며 2차 분출이 일어난다. 배터리 화재 시 발생되는 대표적인 독성가스로 인체에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때 발생되는 주요 가스로는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수소, 에틸렌, 메탄, 에탄, 프로펜 등이다. 

이준혁 선임연구원은 기고문 말미에서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시 발생 되는 가스 중에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며 “연기 감지기와 CO 계열 감지 센서를 통해 초기에 ESS 화재를 감지하고 특히 CO2 유동에 대한 다양한 시험을 통하여 보다 안정적인 화재 감지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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