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번 언급한 ‘자유’, 27년간 간직한 ‘선택할 자유’... 윤 대통령의 ‘실천적 자유’
상태바
27번 언급한 ‘자유’, 27년간 간직한 ‘선택할 자유’... 윤 대통령의 ‘실천적 자유’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3.08.16 1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 규제자본주의 정책의 허구성 파헤쳐
최승노 자유기업원장 “긍정적 결과 가져오는 자유... 평등 우선하며 자유 보장하지 않을 경우 억압된 결과 초래”
서울 대광초등학교(당시 대광국민학교) 운동회날 촬영한 윤석열 대통령 가족사진. 사진=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윤석열 대통령 부친 윤기중(92) 연세대 명예교수가 15일 별세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자유’를 27번 언급했다. 행사 직후 위독하다는 병원 측의 소식을 전해 듣고 병원으로 곧장 달려갔다. 다행히 부친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작년 대선 당시 선친에 대해 “제1 멘토셨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부친에 대해 “원래 경제학을 하시다가 통계학을 연구하셨는데, 평생 관심이 양극화나 빈부격차에 관심을 가지셨다”며 “(제가) 법경제학이나 경제법에 관심을 가진 것도 아버지와 대화하면서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고 했다. 

고(故) 윤기중 교수는 대학생 시절의 윤석열 대통령에게 미국의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선물했다고 한다. 아들은 아버지에게서 받은 책을 ‘인생 책’으로 여기며 ‘27년간’ 곁에 두고 되풀이해 읽고 또 읽었다. 이후 아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자유’를 언급했다. 검사가 된 아들은 검찰총장 그리고 대통령이 됐다. 윤 대통령의 머리와 가슴 속에 새겨진 ‘자유’의 의미와 가치는 오롯이 선친의 영향에서 발현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자유'를 27번 되풀이했다. 묘하게도 선친이 선물한 《선택할 자유》를 27년간 곁에 뒀다. 과연 윤 대통령에게 ‘자유’란 뭘까. 

사진=교보문고

윤기중 교수 소천으로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1930년대부터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발전해온 규제자본주의의 케인즈적 정책이 얼마나 허구적이었는가를 논리적이며 사실적으로 파헤친 책이다. 어떤 나라건 재산권을 부정하고 시장원리를 거스르는 경우 결코 번영할 수 없다는 것을 시장경제, 국제무역, 소비자 보호, 노동, 인플레이션 등을 통해 설명했다.

밀턴 프리드먼은 1912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러트거스대학을 졸업한 후 시카고대학교에서 석사학위,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46년부터 30년간 시카고대학교 교수로 봉직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며 200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스탠포드대학교 후버연구소의 원로연구원으로 있었다.

프리드먼은 1951년 40세 이하의 경제학자에게만 수여하는 존 베이츠 클락 메달을 받았다. 1976년에는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소비분석, 통화의 역사 및 이론에서의 업적과 경기 안정화 정책의 복잡성을 명쾌하게 설명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경쟁적 자본주의와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열렬한 옹호자였다. 당시 학계와 정부 내에서 지배적이던 케인스의 이론에 반기를 들고 통화정책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통화주의의 태두가 됐다. 화폐론과 소비자행동론에 큰 관심을 뒀다. 아울러 자유변동환율제, 음(陰)의 소득세, 교육교환권, 소비함수에 있어서의 항상소득가설 등 다양한 이론과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프리드먼의 경제사상은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 등 1980년대 영미 정치지도자의 통치 철학을 형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1988년 당시 레이건 대통령은 그의 공적을 기려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최고 훈장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줬다.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 국내 번역판은 2003년 자유기업원에서 발간됐다. 자유기업원은 책에 대해 "이 책은 정부가 모든 문제 해결의 중심이라고 믿는 정부개입주의는 맹신이며 잘못된 것임을 밝힌다"며 "통제를 앞세운 정부가 어떻게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는지,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를 알려준다"고 했다. 

《선택할 자유》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1930년대부터 이어진 정부개입주의로 인해 1970년대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엄청난 경제 침체에 빠졌다. 저자는 1780년부터 1929년까지를 성공한 역사로 평가했다. 제한된 정부를 지향하는 자유주의가 오랫동안 지속된 결과라고 본 것이다. 저자는 "성공은 개인의 자유와 경제적 자유라는 두 축이 잘 어울린 결과"라고 강조했다.

책에서 경제적 자유는 재산권 보호, 무역의 자유, 작은 정부 등의 의미로 설명됐다. 이런 논의는 후에 ‘경제자유지수’라는 구체적이고 계량적(計量的)인 형태로 발전했다. 이어 세계의 나라들은 경제적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경쟁하며 발전을 이룩했다.

자본주의의 경제적 자유를 부정하고 공산주의를 주장한 칼 마르크스의 사상은 결과적으로 수많은 사람을 폭압과 가난으로 내몰았다. 공산주의 실험을 했던 국가들은 모두 경제적으로 완전히 침몰했으며, 결국 소련의 붕괴와 함께 막을 내렸다.

공산주의 국가들은 패망했지만 1930년대 경제 수준이 비교적 높았던 선진국가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부에 의존하는 삶을 강요하는 정부개입주의 열풍이 거셌다. 정부개입주의 시대를 연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케인스는 선진국이 사회주의에 오염되도록 만들었다. 그는 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대신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시대를 활짝 열었다.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는 정부의, 정부에 의한, 정부를 위한 ‘정치의 시대’였다. 큰 정부는 지배적 힘의 실체였고, 모든 사고와 해결방식은 정부를 통해 가능했다.

정부개입주의는 세계 경제를 위기로 빠뜨렸고, 이런 경제 가뭄 속에서 밀턴 프리드먼의 등장은 단비와도 같았다. 사회주의 정치 사조를 종결시키고 자본주의의 순수성을 복원해 인류의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자유주의 사상서(思想書)로 밀턴 프리드먼의 이 책을 가장 먼저 접했다고 한다. 그는 “자유주의 사상서로 처음 접한 책”이라며 “경제적 자유 중요성을 깨닫게 해줬다”며 “운동권 서적이 많았던 시대적 상황일 때 읽어서인지 좀 색달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책은 ‘넓은 세상에는 현실을 책임 있게 운영하는 체제가 있다’고 밝히면서 이를 합리적이고 수준 높게 제시하고 있다”며 “자유는 책임을 전제로 하므로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반면 평등을 우선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경직되고 억압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