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인생은 퍼즐을 맞추는 것”…‘차미’, 공감+위로+웃음 잡은 힐링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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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인생은 퍼즐을 맞추는 것”…‘차미’, 공감+위로+웃음 잡은 힐링극
  • 변진희 연예부 기자
  • 승인 2020.04.27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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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AGE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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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희 연예부 기자] “인생은 퍼즐을 맞추는 거야. 하지만 정해진 그림은 없어. 내가 바라는 나를 찾는 거야. 영원히 완벽하진 않겠지”. 뮤지컬 ‘차미’는 완제품이 되는 것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찾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차미’는 평범한 주인공 차미호와 그의 SNS 속 완벽한 자아 차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차미호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소심한 취준생이지만, SNS에서는 현실과 다른 거짓된 모습으로 자신을 꾸미고 자랑한다. 그리고 어느 날 차미호 앞에 SNS 속 인물, 본인이 바라는 완벽한 이상향이 나타나 “나도 차미호야”라고 말한다.

결말은 아름답다. 늘 외모에 자신감이 없었던 차미호가 마지막에는 SNS에 자신의 사진을 있는 그대로 게재하게 되고, 여러 번 취업에 실패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했지만 끝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된다. 이처럼 자존감 낮던 차미호가 자아를 찾아가며 성장하는 과정은 위로와 힐링을 선사한다.

차미호를 연기하는 함연지는 특유의 해맑은 표정과 귀여운 몸짓으로 절로 미소를 짓게 하며, 청아한 목소리로 소화해내는 넘버들은 귓가를 사로잡는다. 이봄소리는 모두가 인정하는 완벽한 인물 차미로 분해, 여유 넘치는 제스처와 표정으로 캐릭터를 표현해낸다. 그의 시원시원한 목소리와 안무 역시 매력적이다.

사진=PAGE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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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대는 꾸준히 차미호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며, 차미호가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김고대를 연기한 최성원은 편안한 표정, 따뜻한 목소리로 연기하며 함연지와 좋은 호흡을 보여준다. ‘너를 원해’ 넘버를 부르며 차미호에 대한 마음을 표현할 때는 다정하면서도 애틋하다.

오진혁 캐릭터는 ‘차미’의 웃음 버튼으로 활약한다. 차미호가 짝사랑하는 완벽한 비주얼, 피지컬, 성격을 지닌 오진혁을 연기하는 서경수는 첫 등장부터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강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중간중간 내뱉는 위트 있는 애드리브로 웃음을 자아내며, 최성원과 의외의 브로맨스로 또 한 번 폭소케 한다. 뮤지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랩도 차지게 소화하며, 탄탄한 발성과 유연한 춤 선까지 다양한 끼를 발산한다.

‘차미’의 넘버들은 극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한층 살려준다. 팝, 발라드, 록, 랩, 국악, 탱고까지 다양한 장르의 넘버들이 구성돼 귀를 즐겁게 한다. ‘내 이름은 차미’, ‘hey hey hey’, ‘모두 원해’ 등은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중독성을 자랑한다. 여기에 배우들의 역동적인 안무들이 더해져 흥을 돋운다.

사진=PAGE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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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크래치’는 ‘차미’의 주제를 관통하는 넘버로, ‘내가 진짜 원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미호에게 고대가 꺼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매끈하고 빛나는 완성품 같은 것이 아닌, 스크래치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는 메시지가 공감을 자아낸다. 1934년 채만식 작가의 소설 ‘레디메이드 인생’에서 모티브를 얻은, 현재 취업난을 겪고 있는 취준생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넘버 ‘레디메이드 인생’ 역시 인상적이다.

무대 연출도 돋보인다.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특유의 반구 형태 공연장을 적극 활용해 좌, 우, 정면에 있는 모든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아기자기한 방, SNS를 보여주는 영상, 형형색색의 조명들 역시 ‘차미’만의 특색을 확실히 보여준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공연계 속 ‘차미’는 참신한 스토리, 신나는 넘버, 배우들의 호연 등을 자랑하며 꾸준히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입장 전 문진표 작성, 체온 측정을 비롯해 마스크를 끼고 관람하는 규칙을 정해두고 안전하게 관객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차미’는 오는 7월 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펼쳐지며, 러닝타임은 11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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